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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neArt ] in KIDS
글 쓴 이(By): ellul (과바르트)
날 짜 (Date): 1997년08월23일(토) 22시54분15초 ROK
제 목(Title): [퍼온글]광주비엔날레-오직 나만의 것은 없



번호:7/11  등록일시:97/08/02 08:05  길이:54줄
제 목 : 오직 나만의 것은 없다

                     >>> 다양한 문화의 혼합양상들 <<<
'개성'이나 '주체성', '정체성' 등은 개인이나 집단이 다른 사람이나 집단과  구별되
는 독특한 성질을 말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강하게 지키려고 하는 한편 다른 
사람 혹은 집단의 그것을 받아들이려 하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유홍준
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라는 민족주의적 성격이 강한  책이 100만부 이상 팔리는 
현상과 '세계화'라는 구호를 썼던 정부 방침은 서로 이율배반적이다. 
물자나 정보, 문화, 인적 교류가 갈수록 확대돼 '지구촌'이라는 말이 쓰이는 
이즈음, 
우리는 우리의 독자적인 성질을  예전 그대로 유지할 수는  없다. 가령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가 뉴욕에 차를 팔려고  한다면 그들의 문화적 성격을  잘 알아야 한다. 
그들의 감성과 취향에 어울리는 홍보를 해야 할 것이고, 판매서류는 영어로 꾸며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도시, 특히 명동이나  압구정동, 광주의 충장로 같이 옷가
게나 술집, 까페 등의  소비시설이 집중된 거리에는 이태리와  아랍, 인도, 영국 등 
세계 각국의 문화가 섞여 있다. 뿐만 아니라 교통수단과 컴퓨터와 같은 통신수단의 
발달은 지역간의 거리를 더욱 좁히고 있다. 시골에서도  어지간히 살 만 하면 동남
아 여행 한 번씩은 간다. 사업상, 여행목적으로 해외에 나가는  기회가 많아지고 유
학도 많이 나간다. 물자도 많이 오간다. 대표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주 에너지원으로 
쓰이는 석유는 전부 수입해다 쓰는 것이다. 옷의  재료, 생활기구, 종이 등 거의 대
부분의 것에서 순 국산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문화현상 외에 물질이나 사회현상 역
시 여러가지 것들이 합해져 만들어진다. 나무는 물과 흙, 빛과  온도가 있어야 만들
어진다. 전쟁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서로 적대적인 두 세력이나 국가의 엇갈리는 이
해관계와 무기, 병사가 있어야 한다. 
이렇듯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여러 가지 것들이 섞여 있는데, '97광주비엔날
레 본전시 중 '혼성/나무'는 이런 상태를 보여주려는  의도에서 기획되었다. 회의를 
통해 커미셔너인 리챠드 코살렉은 "혼성의 환경을 조성하는데 초점을  둬", "사람들
이 거리를 들어가는 기분으로 전시장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는데, 그
는 '41년 위스콘신 출신으로 건축학과 미술사를 공부한 뒤, 미네아폴리스  워크아트
센터 큐레이터, 텍사스 포트워트미술관 관장으로 일했고, 80년부터 LA현대미술관에 
있다가 관장이 되었다. <판자콜렉션>,  (제1전시 1940-1980 8개 콜렉션  중 회화와 
조각>(83), <아라타 이소자키 1960/1990>(91), <리차드 세라>(96)  등과 같은 전시
를 기획했다. 
출품작가 중에는 지금 열리고  있는 올해 베니스비엔날레에  작품을 내 '특별상'을 
탄 강익중이라는 젊은 한국작가가 있다. 그는  뉴욕으로 유학을 가서 사면이 3인치 
크기의 작은 캔버스를 만들어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가는 곳마다  떠오르는 형
상들을 그렸다. 가난한 유학생이라 바쁜 시간을 보내야 했기 때문에 그는 지하철을 
타고 다니면서도, 까페에서 사람을 기다릴때도, 차를 기다릴때도 그렸다. 그리고 그
것을 수백개씩 이어붙여서 전시장에 내놓는데, 이런 그의 작품이 들어온다. 
또 각기 독립된 생명체로 뿌리를 갖고 있으나 보다 커다란 힘에  의해 움직여질 수 
있는 사물의 속성을 상징하는 이기봉의 '9개의 뿌리'라는 작품이 들어온다. 이 작품
은 머리, 도구, 남꽃, 꼬리 등을 각기 움직이는 좌대에 올려놓고 전체를 금속줄자로 
연결시켜 놓은 것이다. 
휴스턴의 릭 로우는 사라져가던 흑인과 빈민들의 상징인 '셧간하우스'란 집을 만들
어 주택과 유아원, 화가의 작업실, 화랑, 역사연구소 등으로 쓰이도록 하는 일종의 '
지역문화운동'과 같은 계획을 진행했는데, 그러한 작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표현
한 3개의 방을 설치한다. 조지나 스타라는 영국 여성작가가 설치나 만화, 시나리오, 
비디오 등을 통해 자기 자신을 주인공으로 해서 사람의 성격을  구성하는 심리과정
이 얼마나 복잡다양한가를  보여주는 작품과, 중국에서  태어나 파리에서 작업하고 
있는 첸젠의 그의 유년시절의 기억과  중국 공산당의 이데올로기를 상징하는  종을 
일상의 물건인 침실용 변기의 걸이에 매달아  놓은 '일상의 주문'이라는 작품도 들
어온다. 이 외에도 미국의 알콜중독과 술소비의 역사를  묘사하는 멜친과 갈라그룹, 
슬로바키아의 4인조 미술그룹 압솔루트노, 르네 그린, 로잔헬라  레노, 마리 
세스테, 
아이메이 가르시아 같은 작가들이 출품한다. 
이런 작품들을 통해 관객들은 오늘날의 세계 특히 문화환경이 얼마나  다양한 것들
로 이뤄졌는지, 그것들이 어떻게 뒤섞이고 있는지를 실감할  것이다. 그리고 관객들
은 과연 나만의 고유한 것이 과연 있었는가를 자문하게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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