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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nvirOnment ] in KIDS
글 쓴 이(By): RFM (new wind)
날 짜 (Date): 2000년 1월  3일 월요일 오후 04시 29분 39초
제 목(Title): 꺼지기 전의 불꽃 예찬


산악지대인 우리나라는 너무 유명해서 인파로 들끓고 있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비교적 자연환경이 잘 보전되어 있다. 시골의
이름없는 야산은 오랜만에 방문한 도시인들이 조용히 산책을 한다거나 
사색하기에 너무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정동진도 얼마전 까지만 해도 그 아름다움을 알고 있었던 소수의 
매니아들에게 보석과 같은 존재였을 것이다. 도시인들의 무차별 습격에
의해 평범한 관광지로 전락해 버린 사실은 상당히 안타깝다.

도시인들의 자연에 대한 갈망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자연은
엄청난 정화능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오염물질의 양이 좁은 지역에서
너무 많이 배출될 경우 자연의 힘만으로 정화가 불가능하여 생태계를
파괴하기도 한다. 

한국인들은 유명하고 특출한 것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좋아한다. 유행을
따르기 좋아하고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소리를 듣는 것을 싫어한다. 
'너 거기 가 봤어? 경치가 아주 좋아! ' 그래서 좁은 지역에 서로 부딪히며
살아갈 뿐만 아니라 자연 속에서 놀 때도 서로 부딪히며 논다. 

외국 도시의 큰 특징 중의 하나는 도시가 자연과 너무나 잘 조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일터 바로 옆에 충분한 녹색 휴식공간이 있어서 휴일이나
아니면 평일이라도 마음만 먹으면 가족과 함께 혹은 혼자 신록과 맑은
물을 즐기는 광경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음식을 준비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가까운 곳이므로 우리의 놀이 문화와는 많이 다르다. 

이러한 현상은 인구가 많은 복잡한 도시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다. 자기 
집의 정원을 가꾸는 일이 중요한 일과 중의 하나이며 주변의 녹지가 개발에
의해 훼손될 경우 그들은 자발적으로 싸운다. 

한국인들이 유명한 관광지를 가꾸기 위해 풀 한포기 심는 일은 거의 
없다. 사실 자기 집과 멀리 떨어져 있고 잘 단장되어 있는 관광지에 
풀을 심어 무엇하랴. 열심히 일하고 관광지에서 즐겁게 노는 것도 삶의
한 방식이겠지만 무언가 근본을 잃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러한 이유로 도시에 우연이거나 계획에 의해 가꾸어진 녹색공간을 
볼 때 그 아름다움은 형언하기 어렵다. 웅장한 관광지의 자태보다
훨씬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것은 꺼지기 전의 불꽃에 대한 애착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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