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educationLearning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guest) <lab5.hsg.usu.edu> 날 짜 (Date): 2000년 1월 14일 금요일 오전 08시 32분 48초 제 목(Title): 에이!또 문용린 http://www.chosun.com/w21data/html/news/199409/199409220503.html 이건 제법 오랜 전 글이죠? 拷注� 범죄/문용린(시론) 섬뜩한 반인륜 94년 9월21일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이미 예견된 수순에 따라 나타난 폭력이기 때문이다. 추석의 화목한 명절 분 위기를 얼어 붙이기에 족한 살벌하고 끔찍한 범죄였다. 무엇이 젊디 젊은 20대 초반의 젊은이들로 하여금 그런 반인륜적이고, 엽기적이기 조차한 범죄를 저지르게 했을까? 지존파란 그럴싸한 이름까지 붙이고, 지리산에서 지옥 훈련까지 마치고, 지하실이 완비된 범행 아지트까지 직 접 마련하는 치밀한 준비를 단지 부자들에 대한 증오심 하나로 해낼 수 있었을까? 그런 증오심에 찬 폭력을 위해서, 자신들의 누이 같았을 길가는 여자를 실습용으로 살인하며, 조직의 단결을 위해 같이 먹고 자 던 동료를 살해하여 암매장하고, 담력을 키우기 위해서 인육을 씹게 하 는 반인간적인 일이 그들 사이에선들 어떻게 수용될 수 있었을까? 그들 도 부모와 가족들의 기다림 속에 태어났고, 기대 속에 학교를 다니고, 다른 청소년들 처럼 착하고 선량하게 살면서, 성공하고 출세하길 바랐 던 젊은이들이 아니었던가? 부자들에 대한 응징을 신념처럼 확신하고 있는 그들의 말 속에서 섬뜩함을 느낀다. 타락한 젊은 부유층, 소위 야타족에 손을 못대고 잡힌게 한스럽다는 그들의 말 속에서 앞으로 우리 의 어린 자식들이 살아갈 세계가 어쩌면 지금 보다 훨씬 더 위험하고 잔인한 폭력의 세계가 되어 가리라는 불길한 예감을 갖게 된다. 지존 파의 출현을 우리는 어떻게 보아야 할까? 그들 범죄의 특성은 잔인성, 동년배성, 증오성, 치밀성으로 요약된다. 이런 범죄는 빈곤성 범죄에 서는 보이지 않는다. 또 향락성 범죄에서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맹 목성 범죄에서는 그런 네가지 특성이 모두 동시적으로 나타난다. 브론 펜브레너라는 미국의 문화 심리학자는 사회를 그 진보수준에 따라 세가지 유형으로 나눈다. 일원적 사회, 아노미적 사회, 그리고 다원적 사회 가 그것이다. 일원적 사회에서는 지배계급(왕이나 독재자)의 가치관과 가치가 막강한 무력과 경찰력에 의해서 강제됨에 따라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한 범죄만 주로 발생하는바, 이것이 빈곤성 범죄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70년대 초를 정점으로한 80년대 초까지가 여기에 해당된다. 경 찰이 장발단속까지 하던 시기였다. 과도기사회 참극 그러나 일원적 사회에서 지배계급의 막강한 힘이 약화되기 시작하면, 그동안 억눌려 왔 던 많은 욕구가 일시에 해방되고, 분출되기 시작하면서 아노미적 사회에 돌입하게 되는바, 이 시기의 범죄는 향락성이 주종을 이루게 된다. 우리나라로 치면 80년대 후반부터 야기된 상황인바, 개인과 집단들의 욕구발산을 억제하는 제도권의 힘이 약화일로를 걷는 시기이다. 따라서 경제적 능력이 있는 개인과 집단들의 욕구발산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일탈적 성격을 띠기 쉽게 된다. 그러나 아노미적 사회가 지속되면서 사회의 각 계층들은 서로 간의 입장과 위치를 인정하고 수용하면서 공 존논리를 정착시켜 나가게 되는데, (경제적으로)능력 있는 집단들의 도 덕적 책임감과 자율성이 그 선도적 역할을 하게 된다. 이렇게 하여 사 회의 각 계층이 안정된 공존을 할 수 있게 될때, 이를 다원적 사회라 부른다. 아노미적 사회에서 다원적 사회에로 이행되는 과도기에서 출현 하는 주된 범죄 유형이 곧 맹목성 범죄이다. 사회적으로 한 계층이 다 른 계층을 도덕적이고 인간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울 때, 그 계층에 대한 무차별적이고 잔인한 증오가 표출된다. 여기에서 브론펜브레너는 한 계 층의 다른 계층에 대한 도덕적이고 인간적인 기대의 실망을 강조한다. 결국 지존파가 벌인 범죄의 뿌리는 이러한 맹목성 범죄의 개념으로 설 명된다. 현재 우리는 아노미적 사회에서 다원적 사회에로 이행하는 과도 기에 있으며, 지존파의 존재는 결국 이 과도기를 우리가 가장 최악의 모습으로 겪고 있음을 시사한다. 사회계층간의 안정된 공존체제의 구축 이 현재 우리 사회가 당면한 가장 큰 과제인바, 이런 다원적 사회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두가지가 중요하다. 미숙한 젊은이들 하나는 경제 적이건 정치적이건 사회적이건 간에 힘있는 계층의 도덕적 각성이 앞서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민주적인 영국사회에서 신분질서가 가장 조화롭게 유지되는 것은 힘있는 계층이 도덕적 책임감을 선도적으로 발휘하고 있 기 때문이다. 이튼학교 졸업생의 대다수가 전쟁터에서 죽었고, 새로운 전쟁이 나도 그럴 것이라고 하지 않는가? 두번째는 우리나라 모든 젊 은이들의 정신적, 도덕적, 정서적 성숙에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너무 영리하고 똑똑한 쪽에만 관심을 좇다가, 정작 도덕적이고 정서적인 품 성에 너무 소홀했다. 인간생명의 존엄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부자에 대한 서러움 하나로 짓밟아 버릴수 있는 정서적 미성숙과 단순성이 우리의 젊은이들 사이에 너무 만연되어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새로운 지존파가 다시 나오지 않는다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 서울대교수.21 세기 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