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ducationLearning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guest) <lab5.hsg.usu.edu> 날 짜 (Date): 1999년 8월 28일 토요일 오전 04시 13분 43초 제 목(Title): 고실붕괴 2 (조선) 실업계, 개학해도 절반은 '방학중' '교실'이 무너지고 있다(2) 26일 오전 10시쯤 서울의 한 공업고등학교 운동장. 건축과 건물 앞 화단에 3학년 학생 10여명이걸터앉아 잡담을 하고 있었다."수업에 안 들어가느냐"고 묻자 이들은 "수업 끝나기 전에 들어가면 된다 ", "선생 님들도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전 11시쯤 교문을 들어서는 반바지 차림의 학생 5∼6명은 하나같 이 아이스크림을 손에 들고 있었다. 책가방은 보이지 않았다. 이날 ' 목재 실습' 수업에 참석한 학생은 건축과 108명 중 20여명. 현장실습 을 나간 20여명을 제외해도 60여명이 출석하지 않은 것이다. 운동장 에 나와 있던 정보처리과 1학년 학생은 "월요일에 개학했지만 학생 절 반 정도가 '자체 방학' 중"이라고 말했다. 사진설명 : 서울 모 공고 3학년 학생들이 26일 수업시간에 학교 앞 당 구장에서 당구를 치고 있다. 뒤편의 시계는 오전 11시 30분을 가리키 고 있다. (채승우기자 : rainman@chosun.com) 우리나라 고등학교 학생(225만명)의 38%를 차지하는 실업계 고등학 교. 이곳에서 '교실 붕괴'는 현재 완료형 사건이다. 경기도 구리시의 실업계 고교 2학년 학급. 지난 1학기 학생수가 40 명 에서 29명으로 줄었다. 남아있는 학생 중 7∼8명은 늘 3교시가 지나 야 등교한다. 왜 늦었느냐고 교사들이 꾸중하면 "늦잠 자느라고 그랬 다"는 대답이 나오기 일쑤다. 서울 모 기계공고 교사는 "실업계 고교 엔 인문계 진학 낙오자들만 들어온다"며 "실업계가 아니라 실업계라는 자조가 학생들 사이에 만연 해 있다"고 전했다. 경기도의 정보산업고 교사는 "지난 95년 '수요자 중심 교육' 이라는 이름 아래 인문계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을 대부분 인문계로 수 용하면서 실업계 교육은 그야말로 폐허가 됐다"고 설명했 다. 밀려서 실업계에 들어간 학생들은 빈약한 교과과정에 절망하고 있 다. "전자과는 납땜 가르치고, 건축과는 벽돌 쌓기 가르치는데 배울게 뭐 가 있느냐"(서울의 한 공고 3학년 학생), "20년 전의 도면을 놓고 건 축과 수업을 한다"(서울 모 공고 교사), "학원에서 가르치는 컴퓨터 강의가 학교보다 훨씬 낫다"(서울 모 정보산업고 3학년 학생)…. 98년 실업고의 취업률은 83%. 입대자와 대학 진학자를 뺀 학생중 취직 을 한 학생 비율이다. 그러나 일선 교사들은 "현장 실습에 나간 3 학 년 학생 중 40% 정도가 '일이 힘들다'며 중도 포기한다"며 "실제 취 업률은 절반도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직업교육을 하는 실업계 3학년은 1학기가 끝날 무렵 '현장 실습'을 나간다. 현장실습은 제대로 이뤄지고 있을까. 공고 전자과 3학년인 황 모(18)군은 8월초부터 종업원 13명인 부천의 가전제품 부품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황군은 "일을 시작해보니 너무 힘들고, 졸업하고 이런 공장에서 일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암담하다"며 "산뜻한 사무실에서 일하고 싶다" 고 말했다. 그는 "현장학습에 나간 친구들이 '대학에 꼭 가야겠다'는 얘기를 한다"며 "공고 3학년이 대학입시를 준비한다는 게 쉽지 않아 금세 자 포자기하게 된다"고 말했다. 황군은 "공장에 서류만 제출하고 학원에서 공부하거나 놀러다니는 '위장 취업' 학생들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인천 선화여자상업고 하인호 교사는 "수도권지역 공고의 경우 중소 기 업체에서 취업문의가 많이 들어오지만, 현장에 가보고는 안가겠다는 학생들이 많다"며 "실업계에 들어와 놓고 산업현장을 외면하는 학생들 의 빈약한 직업관도 문제"라 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