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economics ] in KIDS 글 쓴 이(By): artistry (요키에로타) 날 짜 (Date): 1998년 10월 26일 월요일 오전 05시 13분 50초 제 목(Title): 홍사덕/이코노 국채는 결국 나라의 카드빚 시론 / Current Opinion 제 458호 1998.10.27 ------------------------------------------------------------------------------- - 國債는 결국 나라의‘카드 빚’… 홍사덕 국회의원(무소속) ------------------------------------------------------------------------------- - 카드 빚 때문에 파산하는 사람이 많다. 우선 빼쓰기가 편하니까 이리 둘러치고 저리 둘러치다 마침내는 두 손을 드는 것이다. 나라 살림에는 국채와 재정적자가 바로 카드 빚에 해당된다. 정책결정권자가 뒷감당을 헤아리는 지혜와 절제심을 갖지 못한 경우 특히 그러하다. 정부는 자그마치 19조5천억원어치의 국채를 내다팔 계획이다. 그리고는 이것이 GDP의 4.3% 수준이라는 주석도 덧붙였다.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뜻일 게다. 하지만 과연 걱정을 안해도 될까. 기왕 정부가 GDP 대비로 수치를 제시했으니까 그 기준대로 계산을 해 보자. 작년 말 현재 정부가 발행한 각종 채권은 정부 보증채권 1조원을 포함해 총 38조원이다. GDP의 8.5%다. 여기에 올해분 4.3%를 보태면 12.8%이고, 게다가 내년 예산안에 계상된 22조6천억원어치의 5%를 보태면 내년 말에는 국채의 GDP비율이 17.8%에 육박한다. 일부 갚는 것도 있겠지만 GDP의 마이너스 성장을 반영하지 않았으니까 비율에는 별 차이가 없을 것이다. 이것은 정말 끔찍한 일이다. 전시공채를 발행하는 것도 아닌데 2년 사이에 GDP의 10%에 가까운 42조원어치의 국채를 내다팔 계획인 것이다. 러시아가 94년도에 처음 5억 달러 정도의 국채를 발행했다가 카드 빚 쓰는 맹랑한 젊은이처럼 여기에 재미를 붙여 불과 5년만에 7백50억 달러어치의 국채를 유통시키고 마침내 파산에 이르렀다는 점을 우리는 눈여겨 살펴야 한다. 이쯤해서 국채발행에 대해 강력한 이의를 제기하는 데는 까닭이 있다. 우선 정책당국이 깊은 성찰 끝에 내린 결론이 아닌 것 같고, 국채 발행 외의 재원조달 수단에 대해 짚을 대목이 있으며 마지막으로 그렇게 조성한 돈을 쓰는 벙법에도 재고해야 할 점들이 있어서다. 정부의 ‘깊은 성찰’에 의문이 가는 것은 작년 가을에 있었던 생생한 기억 때문이다. 당시 정부 각료의 일원이었던 필자는 경제장관회의와 국무회의에서 3조원 정도의 적자재정을 주장했다. 경기동향으로 봐서 재정부문이 수여창출과 부양역할을 맡아야 할 국면으로 봤기 때문이다. 3조원 정도의 여유면 특히 중소제조업체의 애로사항 해결과 SOC부문의 지렛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가장 강력한 반발을 보인 게 지금의 집권당인 국민회의였다. 이것은 지금도 정부내에서 요직을 맡고 있는 당시의 경제 각료들에게 물어보면 금방 확인될 일이다. 3조원의 국채발행안에 펄펄 뛰던 팀이 19조, 22조원씩 연달아 국채를 찍어내겠다고 나오는 판이니 거기에 무슨 ‘깊은 성찰’이 들어있겠는가 말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정부예산 중 정말 줄여야 할 그리고 줄일 수 있는 부문을 그냥 내버려두고 있다는 점이다. 바로 방위예산이다. 맥나마라가 했던 것 같은 진짜배기 예산개혁을 하면, 지만원 선생의 말마따나 30%를 줄이고도 전략은 오히려 강화될 터인데 그런 절감은 팽개친채 국채만 찍어대니 카드 빚 쓰는 젊은이 하고 뭐가 다를 게 있는가. 게다가 그렇게 마련한 돈을 쓰는 방법에도 문제가 있다. 특히 실업대책비 8조원이 그렇다. 이 대목은 이미 공감대가 형성됐으니까 이만 줄이지만 정부예산이란 명목을 붙여 만들어 놓으면 막무가내로 나가기 마련이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 농어촌대책비 53조원, 교육예산 GNP 5%가 흥청망청 쓰인 게 아주 좋은 예다. 이런 저런 일에 써야 할 돈을 셈해 보니까 1억원이 필요하다는 것과 1억원을 줄 테니까 이런 저런 일에 쓰라는 것은 얻어 쓰는 쪽과 나누어주는 쪽의 마음가짐을 1백80도 다르게 만든다. 내 말이 미심쩍거든 실업대책비를 ‘소화시키고 있는’ 지방정부 일선 담당자를 10분만 만나 볼 것을 권한다. 국채를 포함한 국가채무(97년 말 63조, 98년 말 83조, 99년 말 1백6조원)의 동태에 주의를 기울이자. Apres moi, je ne sais pas(내 죽은 다음에 알 게 뭐냐)라던 루이 14세 식으로 해서는 안된다. ▲ 제458호 ------------------------------------------------------------------------------- -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 "활쏘기는 군자의 덕성과 비슷한 바 가 있으니, 활을 쏘아 과녁을 벗어나더라도 오히려 그 이유 를 자기 몸에서 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