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conomics ] in KIDS 글 쓴 이(By): artistry (요키에로타) 날 짜 (Date): 1998년 10월 17일 토요일 오후 01시 10분 18초 제 목(Title): 문화/시론 구조조정 더욱 빨리 주제분류 : 칼럼/특별기고 날짜/시간 : 19981015/132101 기사제목 : <시론>구조조정 더욱 빨리 기사내용 大(대)에는 여러가지 뜻이 함축돼 있다. 단순히 사물의 부피나 형체가 ‘크다’는 뜻 만을 가진 말이 아니다. 첫째, 大엔 廣(광)의 의미가 들어 있다. 좌·우·상·하의 경 계를 가늠하지 못할 정도로 한없이 넓다는 뜻을 함축하고 있다. 둘째, 高(고)다. 위없 이 높다는 뜻이다. 측정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음을 말한다. 셋째, 長(장)의 뜻. 끝이 없을 정도로 길다는 의미이다. 긴 강의 흐름이 유유하듯이 어떤 변화에도 쉽게 동요하 지 않는 의연함을 말할 때 쓰기도 한다. 넷째, 深(심)이다. 밑이 닿는데 없이 깊고 두 꺼우며 심오함을 뜻한다. 다섯째, 多(다)의 뜻을 함축하고 있다. 한없이 많아 아무리 많이 사용해도 항상 여분이 남아 있을 정도로 많다는 뜻이다. 여섯째, 勝(승)의 뜻을 가진 말로도 쓴다. 단순히 남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것만이 아니다. 그 어느 것보다 뛰 어나고 월등하다는 의미로도 자주 쓴다. 한마디로 ‘작다’의 반대 의미만을 가진 말이 아니다. 상대의 개념을 뛰어넘어 무한 의 세계와 통하기 때문에 ‘大’앞에선 강자와 약자, 가진 자와 못가진 자, 勞(노)와 使(사), 지위가 높은 자와 낮은 자 등의 구분이 존재할 수 없다. 이념간의 갈등·대립 ·투쟁 등 매사를 갈라 놓고 쓰러뜨리는 행위도 나타나지 않는다. 최근 세계적인 석학 두 사람이 내한했다. 이른바 ‘제3의 길’의 이념적 기초를 구축 한 앤서니 기든스, 독일인으로서 ‘담론윤리학’이라는 학문분야를 정립한 카를 오토 아펠이다. 2년 전엔 세계적 지성으로 존경받고 있는 위르겐 하버마스가 방한, 한국인 들의 의식세계를 일깨울 법한 충고를 남기기도 했다. 유교사상의 풍부한 문화적 우월 성을 강조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한 정신문화의 재창조를 역설한 바 있다. 기든스의 ‘제3의 길’과 아펠이 설명한 ‘담론윤리학’이 한국인들에게 남긴 인상은 자못 크지 않았나 짐작된다. 21세기에 중심이 될 세계적 패러다임이 무엇일까에 대해 큰 관심을 가져온 식자들은 그들의 강연·대담 등에 귀를 기울였다. 이들 석학들이 말하는 것처럼 지금 세계는 左(좌)와 右(우), 보수와 진보, 자본과 노 동 계급간의 갈등을 뛰어넘고 있는 것은 물론 심지어 전통으로부터의 탈피를 통해 ‘ 제3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들의 새 논리가 한국의 실정에도 적합한 것 인지 속단할 수는 없지만, ‘제3의 길’이 말하는 새롭고 다양한 접근방법은 우리도 참고할 가치가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새로운 가치창조를 위해선 무엇보다 먼저 모두가 변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것이 선행 되지 않는 이상 국가적 최대작업인 구조조정도 성공적으로 이룰 수 없다. 대기업들은 대다수의 국민이 속히 구조조정을 이루어내길 바라고 있음을 성찰해야 할 것이다. 최 근 무디스가 또 지적했듯이 구조조정이 지연되는 것만큼 국가신인도 하락등 경제전체 에 악영향을 주게 되고, 국민의 조세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온국민이 익히 알고 있음을 음미하기 바란다. ‘일을 하려는 의지가 없는 사람에겐 정부지원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가 ‘ 제3의 길’이 말하는 새로운 노동개념이며 이같은 정의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근로자들도 알아야 할 것이다. 정부도 속히 변해야 함은 말할 나위가 없다. 지금 대다수 국민은 구조조정등 정부의 경제난국 타개노력을 지지하고 있지만 현 추진방식이 시장경제운영에 맞는지, 모든 은 행이 국영화한 이후 민간경제부문의 위축현상은 나타나지 않을지 등에 큰 우려를 갖고 주목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얼마가 될지, 또 언제 끝날지 모르는 구조조정 비용부담을 놓고 납세자인 국민은 두 려움에 싸여 있다. 목전의 이익만을 따지지말고 긴 안목에서 크게 보고, 큰 마음으로 수용하길 기대한다. 앞서 말한 여섯가지 의미가 어우러진 ‘大’를 기초로 하여 멀리 보고 크게 생각하여 판단할 필요가 있다. 속히 난국을 극복하고 모두가 국난극복의 역 군이 된 입장에서 재창조의 과실과 혜택을 고루 누리는 ‘제3의 경제’가 꽃피길 기대 한다. 『세상을 밝히는 신문, 夕刊 문화일보』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 "활쏘기는 군자의 덕성과 비슷한 바 가 있으니, 활을 쏘아 과녁을 벗어나더라도 오히려 그 이유 를 자기 몸에서 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