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atholic ] in KIDS 글 쓴 이(By): rainman (아름다운꿈맧) 날 짜 (Date): 1997년09월17일(수) 03시28분57초 ROK 제 목(Title): 막걸리 아저씨 <마지막> 토요일 특전미사 때 자주 만나는 그 아저씨, 신심이 깊은 그 아저씨에 대한 호기심은 풀렸지만, 그 반면 마음 속으로 더 가까운 정감을 느끼게 되었다. 언젠가 기회가 주어지면 내가 먼저 인사를 할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미사 때 모든 교우들은 자기 자신을 제물로 바친다. 자신을 봉헌하고 자신의 생활과 가정등 모든 것을 하느님께 제물로 바친다. 제대 위 빵과 포도주로 나타나는 그리스도의 제물과 함께 우리 각자의 제물을 하느님께 봉헌한다. 교사는 자기 교직을, 상인은 자기 가게를, 농부는 자신이 일하는 땅을, 노동자는 자신의 일터를 하느님께 봉헌한다. 언제 어디서나 자신과 자신의 모든 것을 봉헌하면서 사는 것이 우리 신앙 생활이 아닐까. 막걸리 아저씨는 막걸리를 제물로, 나는 원고지를 제물로 바친다. 주님께서 원고지 보다 막걸리를 더 좋아하실 것 같다. 우선 목마르는데 한 잔 커어 하고 시원스럽게 마실 수 있으니까. 이 글을 원고지 위에 적는 이 순간, 그 겸손한 막걸리 아저씨 얼굴이 눈에 선하다. 성당에 올 때는 언제나 깨끗한 빈 트럭으로 왔던 그 아저씨가 보고 싶다. 풋고추에 된장을 찍어, 우두둑 씹으면서 막걸리 한 잔 마시면, 더 좋은 글이 술술 나올 것 같다. 입안에 침이 고인다. <'한 그루의 미루나무가 되어' 에서> *** 네가 내 곁에 오던 날 *** *** 내 마음은 *** *** 호수가 되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