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atholic ] in KIDS 글 쓴 이(By): pazu () 날 짜 (Date): 2000년 10월 9일 월요일 오후 06시 41분 20초 제 목(Title): Re: 성당에서 결혼하기 질문... 전에 프란치스꼬 수도회 강당에서 열렸던 결혼식 기억이 나는군요. 성당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아담하고 좋은 곳이었다고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그때도 겨울이어서 코트 입고 갔었는데, 말씀대로 장소가 조금 좁아서 바깥에서 호호거리며 서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저는 제 이름도 프란치스꼬니까 만일 결혼을 하게 되면 그곳이 어떨까 하고 줄곧 생각했었는데요... 성당에서 그런 텃세같은 것이 있다는 얘기를 들으니 좀 섭섭하게 느껴지는군요. 그래도 자기가 다니는 성당에서 안하는 경우에는 그쪽 성당 신자들이 불편해지니까 뭐 그런 이유같은 게 있겠죠? 얼마 전에 후배의 결혼식이 성당에서 열려 세례받고 처음으로 혼배미사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그 전에는 주로 바깥에서 식이 끝나기를 기다렸죠. 그 성당은 참 위치도 애매한 곳이었어요. 근처에는 러브호텔들이 서너개 들어서 있었고, 성당 자체도 낮은 지붕을 가진 작은 성당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신랑의 형 되시는 분은 바로 그날 결혼식 주례를 맡으신 신부님이었습니다. 신부님이 능력이 없어서 좋은 성당을 선택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신랑쪽은 보니까 대부분 미사포를 쓰고 계신 것으로 보아 천주교 집안인 듯 했습니다. 그땐 약간 의아하게 생각했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니 소박하게 살아가시는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어 오히려 좋게 느껴지는군요. 이번 주말에도 두 군데의 식장에 다녀왔습니다. 한 곳은 먼저 한 결혼식 사진 촬영이 끝나기가 무섭게 다음 결혼식이 이어지는 평범한 예식장이었고, 또 한 곳은 KBS 신관에 있는 큼지막한 홀이었습니다. KBS의 경우는 친구가 그곳에서 근무 하기 때문에 가능했겠지요. KBS에서 열린 결혼식은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고, 공간이 넓어서 편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마 이런 느긋한 결혼식을 예식장에서 하려면 돈 좀 들지 않나요? 하긴 호텔에서 해도 생각처럼 비싸지는 않다는 얘기를 듣긴 했으니까 어쩌면 약간 더 쓴다는 정도의 차이인지도 모르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