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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holic ] in KIDS
글 쓴 이(By): pazu ()
날 짜 (Date): 2000년 8월 14일 월요일 오후 04시 22분 23초
제 목(Title): Re: 승천? 




또 Disclaimer를 달고 싶습니다. 이 글은 제가 알고 있는 한도 내에서
제 생각을 바탕으로 쓴 것이기 때문에... 



바로 위의 게스트님은 말씀 잘 읽었습니다. 

신부님 중에도 강성이신 분도 있고, 유하신 분도 있거니와,
사상적인 배경도 다들 다르잖아요? 신부님 중에는 교리적인 면에서 
상당히 원리원칙적인 분도 계시지만 많은 부분을 신자들에게 맡기시는
그런 신부님들도 계십니다. 저는 신부님들이 그렇게 다양한 시각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세상의 다양한 시각을 교회가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봅니다. 통일된 시각을 가지고 한목소리로 
구원받는다/받지못한다라고 얘기하는 것보다 훨씬 유연하지 않습니까? 
이런 모습은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변화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다는 
점에서 천주교회와 같이 큰 조직에서는 필요한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신부님이란 역할이 그 아래 신자들을 이끌어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 편차가 크게 되면 문제점이 있긴 하겠지만, 그만큼 세상이 활짝
열려있기 때문에 신자들 모두가 눈감고 귀막지 않는 한 우리 성당의 
신부님이 <찐따>라고 해서 신자들 모두가 큰일난다는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좋을 것같습니다. 

말씀하신 바티칸 공의회에서던가요, 각 지방의 지방색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났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그 결론 이후 세월이 
흐르고 흘러 최근 김수환 추기경이 산소에 가서 절을 하기까지 30년이
더 걸린거지요. 그동안 신자들은? 신자들은 이미 다 바뀌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신부님들이 타종교를 인정하지 못한다는 발언을 아직 
하고 계신다하더라도, 실제로 믿는 신자들 중 다수가 타 종교에 대한
배타적인 감정이 별로 없습니다. 이것은 신자들 자체가 그런 방향으로
움직이기도 한 것이지만, 많은 신부님들이 그동안 조금씩 타종교에 대한
발언을 자제하고 교회의 시각을 좀 더 열기 위해 노력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스테어님, 
근거라고 말씀하신다면... 그냥 예를 들어 말씀드려볼께요. ^^;
 
바로 몇시간 전에 홈페이지들을 뒤적거리다가 본 광고인데요,
( http://mr.catholic.or.kr/ofm/formation/vocatio.htm
  여기서 스크롤을 아래로 쭉 해보시면 <둥지방>기도모임광고가 나옵니다)
작은 형제회(프란치스코회)의 정동수도원에서는 한달에 한번씩
일요일 7시 미사에서 불교의 참선을 도입한다고 합니다. 만일 불교를 사탄의
종교라고 본다면 좌선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았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좌선이라는 '방법'만을 가져온 것일 수는 있겠죠. 불교를 동양의 
신비사상 쯤으로 간주하고 말이죠. )
 
또 화계사에서 '성탄을 축하합니다'와 맞은편 교회에서 '부처님 오신날을
축하합니다' 따위의 메시지를 걸어놓는 것 역시 몸따로 마음따로인 위선은
아닐거라고 생각합니다. 

제 예비자 교리 때에도 그랬고, 미사 시간마다 줄줄 외는 전례문에도 그렇고,
예수님을 통해 구원받는다는 것을 강조하지만, 그 외의 길은 없고 오직 예수님
만을 통해 구원될 수 있는 거라고 강조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소극적인
인정이라고 볼 수 있겠고, 또 소극적인 부인이라고 할 수도 있겠죠. 말하지
않는 사람의 속내는 알기 힘든 것일테니까요. 그래서 제가 앞에서도 '연합전선'
전술이라는 농담아닌 농담을 했던 겁니다. 하지만, 저는 교회가 바뀔 것이라고
믿고 있고, 그것은 신자들 개개인들의 열려있는 생각 속에서, 또한 교회가 
보여주는 공식적인 제스츄어들 (추기경님의 여러 행동이나 교황님의 최근 
과거 오류에 대한 공식 사과 등) 로부터 읽을 수 있는 교회의 열린 종교를 향한 
의지표명 등으로부터 근거를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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