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atholic ] in KIDS 글 쓴 이(By): soliton (김 찬주) 날 짜 (Date): 1999년 6월 23일 수요일 오전 03시 59분 24초 제 목(Title): Re: 개신교 신학생의 미사 참석기 뉴욕에서 한 달 간 살다가 오늘 (정확히는 어제 밤) 돌아와서 밤낮이 바뀌어 있는데다가 그동안 컴퓨터로 한글을 볼 처지가 못되어서 굶주려있던 터에 잠도 안오고 해서 kids에 들어왔는데 그동안 밀려있는 양이 너무 많군요. 아무튼 그냥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교과서적인 한 두 마디를 덧붙이고자 합니다. 미사는 예수님이 인간의 죄를 대신해 피를 흘리고 죽었다가 부활하는 바로 그 제사를 재현한다고 합니다. 매일 전 세계 수많은 곳에서 2000년 전에 있었던 수난-부활 사건이 재현되고 있다고 믿는 것이죠. 이런 의미에서 미사는 천주교에서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또한 모든 미사의 모든 성찬의 전례에서 신부가 빵(밀떡)과 포도주를 예수의 진짜 몸과 피 (성체, 성혈)로 변화시키는 기적을 행한다고 믿습니다. 상징적인 의미의 몸과 피가 아니고 '진짜'입니다. 이것은 오로지 사도 시대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신부들만이 이룰 수 있는 기적이며 신부 개인 됨됨이에 관계없이 유효하다고 믿습니다. 성당 앞쪽에 보면 성체와 성혈을 보관하는 곳이 있는데 미사 때가 아니라도 그 앞에 가서 '성체조배' 라는 것을 흔히 행하곤 합니다. 그리고 예수의 진짜 몸과 피인 까닭에 큰 죄가 있는 몸이면 영성체를 허용할 수 없습니다. 그것이 비 신자에게는 영성체를 허용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비신자는 우리 예식에 끼일 수 없어'라는 단순한 이유가 아니지요. 예수의 몸을 직접 다루는 처지이니 행여 누가 될까 전전긍긍하는 거라고 이해하는 것이 맞을겁니다.) 신자라고 하더라도 큰 죄를 지었으면 고백성사를 보아야 영성체를 할 수 있습니다. 영성체 도중 조금의 부스러기라도 흘리면 안되므로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신자는 영성체를 통해서 예수의 진짜 몸을 자기 안에 받아들이고 자기와 예수를 일치시킨다고 믿습니다. 앞에서 여러 분들이 말씀하신 것들 이외에 대강 이런 것들이 미사에 대해 지금 생각나는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미사는 개신교의 예배와는 달리, 말하자면 '엄청난' 사건이라고 할 수 있지요. 예수의 몸과 피를 다루는 권한은 신부만이 가지고 있으므로 신부없는 미사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12사도를 계승한다는 신부가 중심 역할을 하지 않고는 부활을 재현하는 제사도 생각하기 힘들구요. 따라서 신앙이 깊은 천주교 신자가 미사에 참석할 때와 신앙이 깊은 개신교 신자가 예배에 참석할 때의 자세가 (우열이 있다는 뜻이 아니고 본래 미사와 예배의 의미가 다르다는 뜻에서) 서로 차이를 보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한 이유 없이 주일 미사에 빠지는 것은 개신교에서 주일 예배에 빠지는 것과는 의미가 사뭇 다르리라고 생각합니다. 고백성사를 볼 때 고백하는 '단골 메뉴' 이기도 하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