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atholic ] in KIDS 글 쓴 이(By): sjyoun (예리큰아빠) 날 짜 (Date): 1998년 4월 20일 월요일 오전 06시 21분 13초 제 목(Title): [담]staire님과의 논쟁: 인정하는 셈치고(2 [ catholic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포용) 날 짜 (Date): 1998년 4월 20일 월요일 오전 02시 38분 13초 제 목(Title): staire님과의 논쟁: 인정하는 셈치고(2) 앞 글에서 이어집니다. -------------------- 그리고 그 결과는... 설마가 사람을 잡았다! 쉽게 말하자면 sjyoun님의 여러가지 비판을 하나도 수용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예의'라는 것이야 사람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말과 함께... 그래도 소득은 한 가지 있었다. 왜 사과를 하지 않는가에 대한 수수께끼는 완전히 풀린 것이다. 본래 내가 생각했던 논의의 방향은 이로써 '원인 무효'로 나가 떨어져버리고 나의 생각에 없던 방향으로 완전히 빗나가게 되었다. 그리고 그 새로운 방향은, 말하자면, 나의 상상을 초월하는 방향이었다. 적어도 내가 여태까지 kids를 보면서, 아니 그밖에 다른 논쟁을 통해서도, 전혀 맞닥뜨리지 못했던, 나로 말하자면 미증유의 방향이었다. 아마도 내가 논쟁에 대한 경험이 별로 없어서인지도 모른다. kids로 치자면 2년전에 벌인 하야니님과의 논쟁에 이어서 이번이 두번째에 불과할 뿐이다. (다른 글도 올린 적은 있지만 그것은 논쟁이 아니고 질문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든지 하는 것이었다.) 그래도, 아무튼 나에게는 내가 알고 있던 논쟁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상식을 무너뜨리는 것이었다. 구체적으로 staire님의 반응은 이랬다. >...다시 입씨름해봐야 무슨 새로운 것이 나올 것 같지 않아 인정하는 셈치고 >넘어가려고 한 것입니다. 또 다른 부분은 이랬다. >그렇게 생각하는 분을 상대로 굳이 지엽적인 논변을 벌이고 싶은 생각이 없기 >때문에 그냥 인정하고 넘어가는 것입니다. '그냥 인정하는 셈치고 넘어가는 것'이라... 내 상식으로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리고 (일단 그에 대한 판단은 보류하고) 우선 그냥 인정하는 셈치고 넘어간 것이라는 진술을 하나의 '사실'로 받아들인다고 쳐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백보를 양보하여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그건 그것들이 쟁점으로 잘 드러나지 않았을 때 도매금으로 암암리에 넘겨야 하는 것일 뿐이다. 왜 처음에 내가 'sjyoun님의 글 중 나머지 부분'이라고 명확히 지적해서 물었을 때에도 그런 태도를 취했을까? 아무튼 '논쟁'이라는 것에 대해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들은 이것을 설명할 수가 없었다. 옛날에 하야니님과의 논쟁에서 나는 하야니님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었다. "현상을 설명하지 못하는 이론은 버리거나 수정해야 한다. 하야니님의 이론이 지금 그렇다." 이제 내가 그 꼴을 맞게 되었다. 어떻게 수정해야 할지는 아직도 명확하지 않다. 이 논쟁이 나에게 남긴 하나의 과제이다. 우선 미봉책으로서 나는 다음과 같이 반응하였다. >상대방이 '처음에는 인정했다가 대응이 궁해지니 이제와서 그게 아니라고 말을 >바꾼다'는 비난을 하더라도 그 비난은 근거가 있다고 봅니다. '예의' 문제를 >떠나서요. 아마도 동의하시겠지만.. (이외에도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반론들이 있지만 그것들은 기회가 있다면 따로 각각의 정리가 필요하다.) 이에 대한 staire님의 반응이 다시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물론 동의합니다. 번거롭더라도 처음부터 명백히 하는 편이 나았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동의한다'는 부분만 놓고 보면 기대대로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뒷부분은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하였다. 쉽게 말해자면 좀 아쉬운 점은 있어도 특별한 건 없다는 것이다. 어떤 글에선가 최근에 staire님이 사용한 표현을 빌자면 바로 '김종필식 초점 흐리기'이다. '번거롭더라도'라니? 무엇이 번거롭다는 말인가? 내가 지금 '해봤자 번거로울 일'을 가지고 왜 하지 않았느냐고 한 것이란 말인가? 상대방의 질문에 대해 자기의 생각과는 정반대로 대답한 것은 명백한 거짓말이다. 여러 질문들이 섞여있고 그중 부차적으로 숨어있는 질문에 대해 두루뭉실하게 넘어가는 식의 거짓말도 아니고 명백히 "sjyoun님 글 중 '포용'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 이라고 (게다가 나의 본 글에서는 내딴에는 강조까지 하려고 글의 배치같은 것에도 신경을 썼다) 특정하게 지적해서 말했는데도 거짓말을 했다. 게다가 그것도 불가피한 거짓말이 아니고 순전히 자기가 하고 있는 논쟁의 편의를 위해 자유의지로, 고의적으로 행한 거짓말이다. 그런데 그것이 '번거롭더라도'라는 반응으로 돌아왔다? 그다음의 반응은 더 황당하다. '처음부터 명백히 하는 편이 나았으리라'고? 이제는 그 거짓말도 하지 않았다고 잡아떼려는 태세이다. 이글만 단순히 읽으면 그냥 '기껏해봐야 묵묵부답이었나보다'고 착각하기 딱 좋게 만드는 대답이다. 내가 이부분에서 떠올린 2년전의 장면이 하나 있다. 아이러니칼하게도 staire님이 하야니님과 논쟁을 하면서 어디선가 말한 내용이다. 지금 그 글을 찾을 길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지만, 내 기억에 의하면 그때 staire님은 하야니님에게 이런 취지로 말했다. "남들은 뼈빠지게 노력하여 온갖 논리로 당신의 의견을 반박하고 자기의 논리가 맞음을 입증해도, 당신은 당신의 논리를 버리고 남의 논리를 인정할 생각은 않고 '지금은 잘 모르지만 다른 가능성이 있을 거예여' 하면서 비아냥거리는 식의 말을 한다. 진지함과 성실성이 결여된 그런 당신의 태도는 지탄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유감스럽게도 내가 이 부분에서 staire님한테 받은 느낌이 그렇다. 나는 이부분에서 staire님의 진지함과 성실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2년전에 하야니님은 적어도 나와의 토론에서는 매우 성실하고 진지했다. 어떤 글에선가 하야니님께 그렇게 내 의견을 말한 적이 있음을 나는 기억하고 있다. 결국 나는 여기서 결론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논쟁은 지속될 수 없다고. 어떤 방식으로든 이 논쟁은 도중에 파국을 맞을 운명일 수밖에 없다고. 물론 staire님은 staire님대로 보는 관점이 다를 것이다. 그 다른 관점이 있을 것임을 인정하지 않을 생각은 없다. 또, 혹시라도 이 글을 보는 다른 분이 있다면, 그분들도 Nevido님이 나에게 했던 비판들을 하실지도 모른다. 아마 많은 분들이 너무 극단적으로 몰고간다거나 과장, 말꼬리잡기, 자의적 해석이 심하다 등등의 비판들을 할 지도 모른다. 나도 그런 비판이 상식적인 차원에서 나올 수 있음을 이해한다. 하지만 논쟁의 당사자였던 나로서는 지금까지 말한 내용이 '인정하는 셈치고 넘어가기'와 그에 수반된 상황 속에서 내린 결론이다. 마지막으로, 이 두번째 글을 시작하면서 머리식히기로 언급했던 '생략'과 이 사건과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아마도 staire님은 내 글에 대한 첫번째 답글에서 다음 구절을 생략했다고 말할 지도 모른다. >...[예리큰아빠님 (혹은 guest님=나)의 생각에 의하면] 예리큰아빠(?)님의 지적이 >타당하기 때문에... *** [ ] 부분이 생략되었을거라고 추측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 생략된 구절을 넣는 순간, 그 글은 어떤 기준으로 살펴봐도 아무 의미를 찾아낼 수 없는 '쓰레기'로 바뀔 뿐이다. (말하자면 'A이면 A이다'라는 의미없는 문장이 되는데 이런 어법은 staire님이 심심찮게 이용하시는 것 같다. 따옴표도 치고 하면서 화장을 좀 시키지만... 다시 글을 쓸 기회가 있다면 뒤에서 더 언급하게 될 내용 중의 하나이다.) 이렇게 '쓰레기'로 바뀐다는 점이 앞에서 머리식히기로 언급한 부분의 생략과 다른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