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atholic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강 민 형) 날 짜 (Date): 1998년 4월 16일 목요일 오전 06시 10분 06초 제 목(Title): [R] Re^2] staire님께 > 어떻게 당신의 멸절운동과 간디의 비폭력운동을 같은 선상에 놓을 수가 있는지. > 간디의 운동이 제국주의 멸절운동이었습니까? 간디의 사상은 당신처럼 남들이 가진 > 사상을 어찌해 보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간디는 인도의 독립을 위해 비폭력, > 비협력, 불복종주의등 자기 안으로의 소극적인 투쟁을 택했습니다. 그가 독립을 > 위해 제국주의 영국의 멸절을 위한 투쟁을 벌였다면, 아마 그는 성공하지 못했을 > 것입니다. 당연히 당신이 웃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 그런데 간디의 운동이 자기 안으로의 소극적인 투쟁에 그쳤다니 제가 웃고싶어지는군요. 간디는 제국주의라는 비인간적인 사고 체계 자체에 도전한 사람입니다. 제가 기독교라는 사고 체계 자체에 도전하지만 기독교인을 없애려고 하지 않는 것처럼 간디도 제국주의에 도전한다고 해서 영국 또는 영국인 자체를 말살시키려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네루의 '세계사 편력'에서 그 부분을 읽어보신다면 동의하시리라 믿습니다. >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은 각국에서 모든 사회체제를 이슬람화하기를 원하고 과격한 > 무장 투쟁도 벌이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그들의 종교를 멸절시키기 위한 사람이나 > 집단은 무장투쟁의 새로운 대상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새로운 > 폭력을 불러들이게 되는 것입니다. > ... > 그것이 협박으로 들렸다면 할수 없구요. 도둑이 제 발 절인것이 아니길 바랍니다. 염려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런데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이슬람을 대표하지는 않습니다. 기독교 근본주의자(당신이 찐따라고 부르는)가 기독교를 대표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집니다. 그리고 제 2 바티칸 공회의를 전후해서 교황청과 이슬람이 우호 및 상호 이해를 오늘날까지 추진하고 있다는 것은 물론 아시겠지요? 그 움직임이 이슬람 측의 협조적인 대응 없이 가능했으리라고 생각하십니까? 구체적인 증거를 원하신다면 뷔까이유가 쓴 '성경과 꾸란과 과학' 서문을 참조하십시오. 그리고 도둑이 제발 저리는 얘기가 왜 나오는지 모를 일이지만 도둑 곁에 살면 발이 좀 저리는 게 사실입니다. :) > 그게 아니라니까요. 왜 자꾸 오해를 하십니까? 저는 당신의 멸절론이 사라지는 > 것을 희망하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의 멸절론도 좀 살아남으십시요. 그런 > 멸절론이 사라지는 것은 제가 바란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멸절론이 > 내포한 폭력성으로 인해 불러들인 폭력으로 망하게 될것 같습니다. 제발 좀 > 살아남아서 기독교의 실수를 지적해 주시길.. 당신이 멸절론이 살아남는다면 > 이런 좋은 점이 있는데, 왜 없어지기를 바라겠습니까? 기독교의 실수를 지적해 주는 것은 멸절론만이 아닙니다. 이 보드에 글을 쓰시는 수많은 비기독교인들이 저보다 더 훌륭하게 지적해 주고 계십니다. 그분들이 모두 멸절론자들이라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시겠지요? 그리고 저의 멸절론이 살아남기를 정말 바라신다면 그 멸절론의 변질을 요구하지 마십시오. 멸절론에서 '멸절'이 빠지면 그게 어디 멸절론이겠습니까. 굳이 '멸절'을 빼라고 하신다면 그게 곧 멸절론의 멸절을 요구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 또 물귀신 작전이군요. 대등하기는 뭐가 대등합니까? 저의 공존론속에는 당신의 > 멸절론도 포함해서 다 같이 공존하기를 원합니다. 그러고 보면, 당신은 물귀신 > 작전이 주된 메뉴인거 같네요. 대등하지 않음을 다시 논증하실 차례입니다. 그리고 인신공격을 싫어하시는 분이니 '당신은 물귀신 작전이 주된 메뉴...'라는 부분은 그냥 웃자고 해 본 얘기겠죠? > 그렇지만, 공공연히 "기독교 없어도 행복할수 있어. 기독교는 없어져야 해" > 이렇게 떠벌이고 다니는 것은 개인적으로 하는 것보다 기독교를 믿는 모든 >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더 심각한 문제로 보입니다. '떠벌인다'는 말보다 더 좋은 표현도 있을 법한데... 하여튼 기독교의 실수를 지적해 주기를 바라신다면서도 거슬리는 말은 듣고싶지 않으신 모양이군요. 하여튼 까다롭다니까... (못말리는 짱구의 목소리로 <--- 물론 저도 웃자고 해 본 소립니다.) > 모순이군요. 당신은 멸절운동의 대상이 비기독교인이라고 말한적이 있습니다. > 그런데 함께 한다는 그 아이들이 누구입니까? 수녀회에서 운영하는 아이들과 > 주일학교의 아이들.. 전부 다 기독교와 관련된 사람들이군요. 당신이 만나는 > 사람들은 다 기독교와 관련되서 모인 아이들인데, 그 아이들이 전부 다 > 기독교인이 아니었단 말입니까? 조금씩이나마 기독교와 관련해서 모인 > 아이들인데, 그들에게 겉으로는 들어내지 않으면서 기독교 멸절운동을 펴고 > 계시는 당신은 어쩌면 잔인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그 아이들은 비기독교인입니다. 아직 스스로의 판단 능력이 형성되지 않은 깨끗한 머리를 가진 아이들이죠. 이미 기독교인이 되어버린 아이들이라면 제가 무슨 말을 하든 흔들리지 않습니다. 혹 흔들린다 해도 당신의 말씀처럼 그런 지적을 고맙게 여길지도 모르지요. 주일학교 교사를 해보셨으면 아시겠지만 예수도 언급했듯이 아이들의 머리는 백지와 같이 깨끗합니다. 순박하면서도 근본적인 질문들을 던질 수 있는 녀석들이죠. 아직 '기독교인이 된' 아이들이 아니란 얘깁니다. 부모님들이 믿으니까 그냥 성당 따라오고, 마치 율동을 하면서 노는 것처럼 의미도 모르는 미사를 즐거워하는, 하지만 어떠한 '확신'도 갖지 않은 아이들이죠. 제가 개신교 보드에 자주 제기하는 근본적인 질문들 중 상당수는 그 아이들이 던진 뼈아픈 질문들로부터 힌트를 얻은 것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모세의 10가지 재앙 끝에 모든 애굽의 맏이들이 죽은 사건에 대해 이견을 제시한 것은 제가 몇 년 전에 가르치던 중학생 용운이였습니다. 대충 이런 이야기가 이어졌지요. "아이들을 죽인 건 너무하잖아요? 잘못한 것은 어른들인데..." "하나님께서는 그런 사건을 통해서도 사랑을 보이시는 거란다. 유대인들은 문설주에 피를 뿌렸기 때문에 맏이를 잃지 않았거든. 그 피는 나중에 오실 예수님의 희생을 상징하는 거란다. 아담의 죄 때문에 누구나 죽어야 하는 것이지만 예수님의 피흘림이 있어서 유대인들의 아이들은 구원받은 거야." (홍병희식 견강부회죠... 솔직이 말한다면 문설주에 피라도 칠해 두지 않으면 그집에 애굽인이 사는지 이스라엘인이 사는지 모를 정도로 하나님이 눈이 나쁘거나 피가 묻어 있으면 이미 '처리된' 집인 줄 알고 건너뛸 만큼 아둔한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애굽의 아이들은 억울하잖아요?" "그래... 사실은 나도 하나님이 그때 너무했다고 생각해." "하나님은 잔인한 분인가요?" "그럴지도 모르지. 아닐지도 모르고... 하지만 하나님의 잔인성은 성경을 기록한 이스라엘 사람들이 승리의 기쁨에 취해 좀 과장한 것인지도 몰라." (이런 식으로 성경이 진실을 그대로 전하고 있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슬쩍 시사하고...) "그럼 실제로는 그런 일이 없었어요?" (당장에 성경을 불신하죠? 기독교인이라면 이랬을까요?) "애굽 역사에는 그런 기록이 없단다. 물론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 하더라도 애굽 사람들은 자랑스러운 것만 과장해서 역사를 기록했기 때문에 빠져 있을지도 몰라." "애굽 역사는 자기들이 이긴 얘기만 썼군요?" "그런 뜻이 아니다... 애굽 역사가들이 공정했는지 편파적이었는지는 그렇게 잘 알려진 게 아니란다. 만일 그런 일이 실제로 있었다면, 그리고 실제로 있었던 일인데도 기록되지 않았다면 아마 그런 이유에서였을 거란 뜻이지." "그럼 그 일이 정말 있었는지 아닌지는 아무도 몰라요?" (역시 어린애죠... 아직도 세상의 모든 의문에는 정답이 있을 거라고 믿는...) "그걸 하나하나 알아내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란다. 누가 이랬다더라... 라고 말한다 해서 그것을 글자 그대로 믿어버리는 것은 위험한 일이지. 그것이 성경이든 애굽의 피라미드 속에 씌어진 역사든 우리는 스스로 납득할 때까지 끊임없이 의문을 품어야 하는 거란다. 그렇게 해도 죽을 때까지 진실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겠지만 그편이 그냥 믿어버리는 것보다는 더 성실한 태도겠지. 그리고 일단 답을 얻었다 해도 혹시 내가 어디선가 잘못한 게 아닐까 하고 늘 반성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겠니? 선생님도 신부님도 성경도 늘 정답만을 말해주지는 않는 거란다..." (이제는 노골적으로 반기독교적이죠? 녀석이 과연 제대로 알아들었을지 의문이지만요.) 중학생에게는 어려운 이야기였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그 이야기를 온전히 이해하게 되겠지요. 사람의 기억이란 신비로운 것이어서 이해하지 못했던 이야기의 단편이라도 대개는 나중에 훌륭하게 재구성할 수 있거든요. 언젠가는 용운이도 '주어지는 해답'보다는 스스로 고생해서 찾은 결론을 모색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어쩌면 기독교인으로 남을지도 모르지만 스스로 힘차게 진리를 찾아나서게 될지도 모르지요. 이것이 당신에게는 그렇게도 잔인해 보입니까? 저는 일방적인 '진리'만을 주입하는 종교 교육이 더 잔인해 보이는데요...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