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ho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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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holic ] in KIDS
글 쓴 이(By): SSman (inigo)
날 짜 (Date): 1998년 4월 14일 화요일 오전 09시 46분 57초
제 목(Title): Re: 극과 극은 통할까?


>키즈의 군웅이 길 하나를 점거하고 십자가를 길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오는 이들에게 이 십자가를 밟고 지나가지 않으면 다리 몽둥이를 분지른다고 
>협박하였다.
>군웅들의 기세가 은연 중 험악하였으나, 많은 기독교인, 특히 성직자들은 
>굴하지 않고 십자가를 피해가는 것이었다. 군웅들 중 기독교인들의 만면에는
>미소가 흐르고...
>이번엔 부처님의 모습이 인자하게 그려진 불화를 한 점 내려놓았다. 이 때 
>저 만치에서 법복을 입은 스님 한 분이 휘적휘적 오는 것이었다. 많은 키즈인들은
>이 스님도 용기있게 불화를 피해갈 것을 의심치 않았다.
>그런데, 이 스님 불화를 박박 짓밟는 것이 아닌가. 거기에다 더해 가래침까지 
>카악 퇘 하고 요란하게 뱉고서는 다시 길을 휘적휘적 가기 시작했다. "내 참 
>아침부터 재수가 없으려니...."
>이 모습을 바라보던 중생들 말을 잇지 못하고.

저는 김용옥 교수의 글에서 이런 류의 불교와 기독교 간의 비교를 많이 봅니다.
그리고 그러한 비교들은 일견 불교와 기독교의 좁힐수 없는 차이로 보여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것을 근본적인 차이로 보지는 않습니다.
그것이 단지 겉으로 드러난 문화적인 차이 정도는 될 수 있을 지언정, 그것으로
불교의 기독교에 대한 우월성을 이야기 하고자 했다면, 저는 김용옥 교수를 달리
볼수 밖에 없습니다.
스님이 불화를 집밟았다는 행위 자체는 아무런 중요성도 갖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십자가를 밟지 않은 기독교도의 행위 또한 그렇습니다.
앞의 예리 큰아빠님께서 올리신 글에도 나와 있듯이 불교를 강을 건너는 땟목으로
본다면, 그 스님께서 강을 다 건너셨는지 어떤지가 중요한 것입니다.
다 건너지도 않았는데, 땟목을 너무 일찍 버리면 빠져 죽을 수도 있겠죠.
제 생각엔 강을 건넜어도 땟목은 그대로 놔 뒀으면 더 좋았을 걸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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