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atholic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강 민 형) 날 짜 (Date): 1998년 4월 14일 화요일 오전 06시 33분 17초 제 목(Title): SSman님께 당신과는 간단한 것만 이야기하기로 했으니 간단히 하겠습니다. 첫째, 저는 과격한 이에게는 과격하게 대합니다. 온유한 체하기 좋아하는 과격한 이에게는 더더욱 과격하게 대합니다. 그 사람이 본성을 드러낼 때까지... 둘째, 저는 기독교라는 이념의 멸절을 말할 뿐 기독교인들에 대한 핍박을 원하지 않습니다. 전에 말씀드렸듯이 저는 나치즘을 혐오하지만 나치스트에게도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존엄을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싹해하실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세째, 저는 지상 낙원 따위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인간은 목표에 도달하여 결과를 누리기보다는 영원히 추구하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끝없이 전진하더라도 완전한 세상은 오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것을 알면서도 돌을 굴리는 시지프스로서의 인간의 약간 미련한 모습을 저는 좋아합니다. 네째, '하나님의 나라'가 무엇인지 당신도 모르고 저도 모릅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과연 올 것인지 당신은 안다고 생각하고 저는 모릅니다. 이런 상황에서 당신의 머리 속에 있는 하나님의 나라 이야기를 하시는 것은 말릴 이유가 없지만 그것이 얼마나 설득력을 갖게 될지 한번만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다섯째, 하나님의 나라가 정말 올 것이라 하더라도 성경에 씌어진 그런 하나님의 나라라면 저는 차라리 하나님의 나라가 지상에 실현되지 않기를 바랄 것입니다. 기독교인이 저지른 잘못이야 이해할 수 있지만 - 인간이란 불완전하다면서요? - 신의 만행은 참아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온 애굽의 맏이를 죽이고 욥의 자녀들을 몰살시킨, 그러면서도 다윗은 편애하여 다윗 대신에 수많은 백성들을 희생시키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신이라면 이미 사랑도 공의도 그에게 없습니다. 저는 그의 나라가 임하시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저의 의지가 허락하는 순간까지 그 표독한 신에게 저항할 것입니다. 저같은 이의 말로에 대해 계시록에 어떻게 씌어 있는지 저도 압니다. 하지만 그런 시대착오적인 책을 두려워하지는 않습니다.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