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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holic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강 민 형)
날 짜 (Date): 1998년03월02일(월) 16시23분02초 ROK
제 목(Title): [R] Re: 반드시 그렇다고만 할 수는 없다



> 진리가 하나인지 두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깨닮음이라는 것은 불교의
> 깨닮음이나 가톨릭 성인들의 깨닮음이나 같은것이 아닐까 하고 감히 생각해
> 봅니다. 하느님이 진리이시고 하느님이 한분이시라면 그분으로 부터 나온
> 진리도 하나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요?

저는 아직 기독교의 깨달음과 불교의 깨달음이 같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다만 '인간이란 비슷비슷한 데에서 감동을 받고 편안함을 얻는구나'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느끼는 '크고 위대한 공통점'은 결국 종교적 진리라기

보다는 인간의 본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본능으로 인해 인간은 종교적인

배경의 차이를 넘어서는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거죠. 이런 본능에 거슬리는 종교는

오래 살아남지 못했습니다. 


> 제한된 인간의 눈에는 그것이 여러개로 보일지라도 처음에도 계셨고 마지막
> 에도 계실 영원 그 자체이신 그분께는 그것이 다 하나로 보일 거라는 말씀
> 입니다.

그 반대일지도 모릅니다. 저는 진리를 '전지전능의 누군가로부터 완성된 형태로

주어지는 유일한 것'이라기보다는 '모든 개인이 스스로 찾아나서야 하며 모든 세대가

새로이 찾아야 하는 그 무엇'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종교'라는 굴레에

제한된 인간의 눈에는 그것이 유일한 듯이 보일지 모르지만 전지전능한 자 (그런

것이 정말 있다면)의 눈에는 그것이 여러가지로 보일지도 모르는 일이지요. 


> 그리고 종종 종교 특히 하느님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은 사고의 한계를 가진
> 편협된 인간들이나 하는 못할 짓거리로 보고 무신론이 마치 탐구적인 자신의
> 학구열에 대한 표양이나 되는 듯이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신것 같은데, 누가
> 더 빨리 가는지는 그때 가서 따져볼 일이겠지요 :)
>
> 믿기 보다는 따지고 들려는 것이 인간의 본성에 더 가갑겠지요.
> 그러나 인생은 짧습니다. 그렇게 따지고 들다가는 어느 세월에 깨달음의
> 곁자락이라도 만져 보겠습니까? 종교의 가르침은 바로 그 지름길을 가르쳐
> 주는 것이고 거기에는 믿음이라는 힘겨운 댓가가 필요합니다.

인생은 짧습니다. 그리고 저는 저의 방법이 소걸음이라는 것을 압니다. 저는 제가

알고자 하는 것의 조그만 한 꼬투리도 풀지 못한 채 길 위에서 쓰러져 죽을 것임을

압니다. '지름길'에 현혹되지 않고 스스로 납득할 때까지 고삐를 놓지 않는 끈기와

인내를 요하는 길입니다. 먼저 도달함을 자랑하는 이들은 거기에 안주하여 그 열매를

즐기겠지만 그것을 부러워했다면 애초에 외롭고 험한 길을 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저의 눈에는 믿음이 '힘겨운 댓가'라기보다는 '달콤한 유혹'으로 보입니다.


> 믿는다는 것은 자존심 상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자존심이 없어질때 진정한
> 자존심이 생깁니다.

불신자들이 '자존심' 때문에 믿지 못한다고 생각하신다면 그것으로 좋습니다.

굳이 설명하려들지 않겠습니다.  :)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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