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atholic ] in KIDS 글 쓴 이(By): rainman (아름다운꿈맧) 날 짜 (Date): 1997년10월23일(목) 02시57분08초 ROK 제 목(Title): 지평선에서 3 비는 오후늦게야 개었습니다. 산책을 하려고 신발을 신는데 아내가 "붕어 잡으러 가느냐" 고 물었습니다. "무슨 소리야" 하고 계면쩍게 웃은 제 사연은 이렇습니다. 저는 그날 오랜만에 만나게 된 친구와 술을 마시다 보니 취했었지요. 집으로 돌아올 때 밤이 꽤 깊었습니다. 전철도 막차를 탔던 것 같아요. 전철에서 내려서 논두렁길을 걷는데 물가에서 초승달을 받아 번득이는 것이 있겠지요. 살며시 손을 넣어 수초를 덮쳤더니 붕어가 잡혔습니다. 막상 붕어를 두 마리 잡긴했지만 넣어 올 그릇이 없었습니다. 어렸을 적에 했던 대로 신을 벗었습니다. 구두에 물을 담아서 거기에 붕어를 넣고 맨발로 걷는 밤길은 즐거웠습니다. 아내로부터 환영받지 못한 것은 물론입니다만. 그러나 저는 현재가 절대라는 편입니다. 체면 때문에 마음을 속이고 싶지 않으며 이 순간의 동심을 잠재우고 싶지가 않습니다. *** 네가 내 곁에 오던 날 *** *** 내 마음은 *** *** 호수가 되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