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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naDA ] in KIDS
글 쓴 이(By): Dooly (넬로섭머린)
날 짜 (Date): 2001년 5월 13일 일요일 오후 01시 06분 49초
제 목(Title): [퍼온글]캐나다교육이민,그빛과그늘3


황폐한 교육, 한국에는 안 돌아간다 

낯설고 물선 토론토에서 J씨가 회사를 때려치우고 처음 찾아간 곳은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 인테리어업체. 그러나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그를 저임금에 
부리려는 업주의 횡포에 못이긴 그는 두달만에 시간당 9달러(7,500원)를 주는 
지금의 용역업체로 옮겨야 했다. 6개월간 일해온 그가 매달 받는 급여는 
2,000달러 미만. 이 정도로는 아파트 월세(1,200달러)를 비롯해 2,800달러 
안팎의 생활비를 대지 못한다. 그렇지만 J씨는 이처럼 힘든 과정을 ‘초보 
이민자’들이 당연히 거쳐야 할 통과의례로 받아들였다. 
“돌이켜보면 한국에서의 저의 역량을 너무 과대평가했던 것 아닌가 싶어요. 
이곳에 몇달 있으면 느끼는 문제이지만, 캐나다와 한국은 전혀 다른 시스템으로 
움직이잖습니까? 막연히 전문적인 인력, 숙련된 노동력을 원해요. 

전혀 다른 풍토에서 한국에서 보였던 역량을 100% 발휘하기 힘들 것이라고는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벽이 높을 줄은 몰랐습니다. ‘이민은 제로(0)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말을 실감합니다.” 
그렇게 반복되는 육체노동으로 심신의 피로가 누적된 J씨의 유일한 위안은 
그래도 캐나다생활에 제법 적응해 가는 초등학생 아들(4학년)과 딸(3학년). 
아이들이 유창한 영어로 이곳 아이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보면 도저히 
아이들에게 ‘돌아가자’고 입을 뗄 수 없다고 한다. 그런 아이들을 위해 
고생하는 학교 선생님에게 문득 ‘한국적 성의’를 표시하고 싶어졌다. 

“큰아이 생일에 학교에 가봤습니다. 선물은 못해 주고 장미꽃 한송이를 줬죠. 
한국에 있을 때는 50명쯤 들어찬 교실에서 낑낑대던 녀석이 지금은 17명이 
공부하는 교실에서 수업받는 모습이 아주 여유롭게 보였습니다. 선생님과 
친구들이 선물을 주면서 축하한다고 박수를 쳐주는데 뭉클하더군요. 나오는 
길에 ‘한국에서의 관행’이 생각나 선생님께 봉투를 건넸어요. 선생님이 
정색하더군요. ‘I’m gonna be in trouble’(제가 곤란합니다)하는 거예요. 
그냥 돌아서서 왔지요.” 

그러나 J씨는 집에 돌아와서도 웬지 마음이 개운하지 않았다. 
“최근 이민온 일부 한인 학부모들이 선생님에게 촌지를 줬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래도 선생님이 봉투를 받아넣도록 내가 우겼어야 되는 것 아닌가 
싶어서죠. 확인은 못했지만 극성스러운 일부 학부모들의 봉투 공세를 못이긴 한 
교사가 반억지로 촌지를 받게 된 경우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교사가 
학부모로부터 현금을 받는 것이 면직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도 
얼마 전의 일입니다.” 
토론토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한인 학부모들로부터 무리한 선물을 받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일선 교사들의 고민을 때때로 듣습니다. 학부모로부터 
100달러 상당의 선물권을 받은 한 교사가 고민 끝에 우편으로 선물권을 
반송했다는 사례도 있죠. 문제는 학부모들이 선생님을 곤란하게 만드는 일을 
자꾸 벌이는 것입니다.”라고 우려했다. 

물론 이곳에서 학부모의 촌지 공세를 ‘관행’으로 받아들일 캐나다 교사는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 촌지는 곧 뇌물이라는 인식이 철두철미하기 때문이다. 
위의 관계자는 “초등학생 학부모가 초콜릿이나 양말·손수건 등을 
크리스마스나 추수감사절에 선물로 주는 것 정도는 캐나다에서도 부담없이 
받아들여집니다. 그렇지만 30∼40달러 상당의 선물도 지나친 것으로 인식하는 
분위기와 관행이 정착돼 있습니다. 한가지 다행인 것은 젊은 학부모들이 점차 
이같은 현지 사정에 빨리 적응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래도 교육을 위해 이민을 감행한 이들에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있다. 최근 
이민자들은 자녀들이 캐나다에서 누리는 교육의 질에 대해서는 예외없이 
‘대체로 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 

설령 부모들의 어려움이나 생활상의 문제로 한국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도 ‘희망을 잃은 한국의 교실’로 자녀들을 돌려보낼 마음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 그들의 한결같은 발언이다. 한국에서 지난 20여년 동안 신문기자 
생활을 하다 지난해 2월 토론토로 이민온 K씨의 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설령 개인사정으로 이민왔다고 해도 새로운 교육환경에 뿌리내린 자녀들을 
다시 한국으로 데려간다는 것은 아주 어려운 결정입니다. 한국사회에서 교육은 
물론 모든 부문서 좌절감을 느낀 중년 가장들이 ‘해외에서 자녀라도 제대로 
교육시켜 보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어려움을 
무릅쓰고라도 캐나다 교육에 적응하려고 애쓰는 것이 한국의 교육에서 좌절하는 
것보다는 나으니까요.” 

교육이민과 관련, 그동안 이곳 캐나다 현지언론이나 한국의 언론에 거의 
부각되지 않은 한가지 현상이 있다. 그것은 바로 ‘무늬만 교육이민’인 
경우다. 많은 사람들이 교육이민이라는 깃발을 내걸고 캐나다로 들어오지만 
사실은 ‘교육 이외의 개인사정’으로 이민온 사람이 ‘자녀교육 때문에 
왔다’고 둘러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로 인해 교육이민이 
더더욱 무슨 유행 혹은 ‘동경의 대상’으로까지 비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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