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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naDA ] in KIDS
글 쓴 이(By): Dooly (넬로섭머린)
날 짜 (Date): 2001년 5월 13일 일요일 오후 01시 03분 04초
제 목(Title): [퍼온글]캐나다 교육이민, 그 빛과 그늘


또 다른 왕따·과외… 
그러나 한국에는 안 돌아간다 


‘2세 교육을 위해 외국으로 보따리를 싼다’거나 ‘여건만 되면 보따리를 
싸겠다’는 것이 유행심리가 됐다. 그것도 한국에서 한창 일할 30∼40대 가장들 
사이에 그렇다. 특히 캐나다의 ‘공교육’을 찾아 이 땅을 떠나는 부모들이 
많아졌다. 그곳은 정녕 자녀교육의 파라다이스일까? ‘교육이민’을 내걸고 
캐나다를 찾는 한국인들의 실상을 본다. 

 캐나다 토론토한인회의 사무장을 맡고 있는 오관형씨. 한국의 금융기관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그가 토론토로 이민온 것은 2년전. 비교적 최근에 이민온 
경우에 속한다. 그는 캐나다로 건너오기 전 4년을 미국에서, 그리고 다시 4년을 
한국에서 생활했다. 그 덕분에 한국과 캐나다 그리고 미국에서의 생활을 비교할 
수 있는 남다른 기회와 안목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오씨의 아들 택균(14)이 
다니는 학교(Cummer Valley Middle School)에는 택균을 포함해 3명의 한인 
학생이 재학중이다. 

처음 몇달 동안은 전혀 수업 내용을 알아듣지 못하는 아들의 수업 진도를 
챙기느라 오씨는 나름대로 노력을 많이 했다. 수학과 과학은 한국 학생들이 
가장 적응이 빠른 과목이다. 캐나다에서는 어림잡아 대학 입학 전까지는 이들 
과목의 진도가 한국에 비해 2년 정도 진도가 느리다고 보면 된다. 

중·고뿐만 아니라 대학도 그렇다. 토론토의 조지브라운 칼리지로 유학와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전공하는 임재철(23)씨는 “다른 과목은 현지 학생들의 
몇배의 노력을 해야 진도를 따라잡을 수 있지만 수학은 중·고생 수준의 평이한 
내용이라서 놀랐다. 대학의 수학교육이 이 정도인데 중·고교에서는 도대체 
무엇을 배울까 궁금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초기 이민의 문제는? 역시 
언어다. 
“아들이 미국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어서 그래도 처음 외국에 나온 한국인 
학생들에 비하면 적응이 빠른 편입니다. 중간에 한국으로 돌아갔을 때도 영어를 
잊어버리지 않도록 영어학원을 열심히 다니게 했죠. 그런데도 캐나다에 와서는 
처음 1년간 무척 힘들어 했습니다. 아이들은 그나마 빨리 배운다고 하지만, 
언어라는 것이 1∼2년 이상 일상생활에서 쓰지 않으면 익숙해지기 
어려우니까요.” 

국어(=영어, 과목명은 Language Art)·국사(캐나다 역사)·제2외국어(주로 
불어) 수업은 수학·과학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들 과목 이야기가 나오자 
오씨는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1년 동안 아들 옆에 붙어 공부를 도와줬지만 국어·국사는 학교 선생님이 
아닌 이상 부모가 도와주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평소 책도 많이 읽어야죠, 
문법·단어 실력도 갖춰야죠. 거기에다 제2외국어인 불어까지 해야 합니다. 
불어 과외를 시킬까 생각도 했지만 ‘애들 잡는 교육은 안하겠다’며 이민까지 
온 처지에 웬 과외냐 싶어 망설이곤 한다니까요.” 
언어를 따라잡아야 하는 것은 분명 (학교생활을 해야 하는 아이들에게는) 
고통이다. 오씨가 그래도 위안을 삼는 것은 “한국에 비해 역시 교육의 질은 
마음에 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도 그렇지만 한국은 역시 ‘암기’교육이잖습니까? 아무리 교육개혁, 
입시해방을 외쳐도 콩나물교실에서의 암기수업이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반면 캐나다의 교과과정은 실습 위주로 짜인 것이 우선 마음에 
듭니다. 한국의 수업이 한 클래스의 50명 학생들 가운데 상위권 몇명을 위해 
운영되는 것에 비해 교사가 수업 진도를 따라오지 못하는 학생을 충분히 배려할 
수 있는 이런저런 여건도 장점으로 보이고요. 아들의 불어 수업도 다행히 학교 
선생님이 신경을 많이 써서 지도해 그나마 따라갈 수 있는 형편입니다. 숙제를 
내주는 것도 ‘당장 해오라’는 것이 아니고 2~3주쯤 충분한 여유를 줍니다. 또 
혼자보다 팀을 만들어 해답을 찾게 유도하는 과제가 대부분이어서 자칫 
이기적으로 흐르기 쉬운 학습 분위기에 공동체 의식도 불어넣어 주죠.” 

희망을 가지고 공부할 수 있는 사회 

다른 학부모들도 오씨의 경우처럼 캐나다 공교육의 질적 우위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모니카와 마이크, 2명의 고교생 자녀를 둔 이민 4년차 주부 
양희영(41)씨는 “자식들을 학교에 보내면서 스스로도 많은 것을 배웠다”고 
지난 시간을 되돌아본다. 

“처음 이민왔을 때 딸은 영어학원을 6개월만에 마쳤습니다. 아들은 적응하는 
데 좀 힘들어 했죠. 가게 일 때문에 우리 부부가 집에 늦게 들어가는데 
고맙게도 딸이 남동생의 공부를 많이 봐줬어요. 무엇보다 만족스러운 것은 
한국에서라면 학교·학원·도서관을 왕복하면서 단조롭게 학창시절을 보냈을 
아이들이 자기 희망에 따라 여러 가지 다양한 교육을 받은 것 같다는 점입니다. 
아이들이 앞으로 2년 간격으로 대학에 진학하게 될 텐데 딸은 교사가 되기를 
원하고 아들은 경찰관 일에 관심이 많아요. 교사든 경찰이든 지금 한국에서는 
‘별로’잖아요? 그런데 이곳에서는 그렇지 않아요. 가령 이곳 경찰은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일꾼이라는 직업윤리와 이미지를 갖고 있어요. 아이들이 자기 
희망을 가지고 그것을 향해 갈 수 있으니 좋아요. 본인의 의사를 충분히 존중할 
수 있고 또 그것이 바람직하고요.” 

잘 이뤄진 평준화, 아이들이 능력에 따라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교육여건, 
희망과 꿈을 교육단계에서부터 죽 실현해 갈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 무엇보다 
‘여유’등의 측면에서 보면 캐나다로의 교육이민은 말그대로 동경(憧憬)의 
대상이다. 
그러나 실제로 그럴까? 학생들이 청소년, 사춘기때 겪는 여러 가지 내면적, 
심리적 문제나 학교 밖에서의 일탈·범죄문제는 차치하고라도 당장 교육 
면에서만 봐도 한국인의 캐나다 교육이민은 ‘동경’ 뒤에 짙은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그것은 언어장벽의 문제보다 오히려 더 심각한 교육문제다. 자녀의 교육문제로 
이민을 감행한 가정들이 그 목적에 부합하게 ‘교육에 성공’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한마디로 캐나다에 와서도 골치아프고 속이 탄다. 최근 한국으로부터 
많은 이민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한국의 교육과정에서 나타났던 문제들까지 
‘직수입’되는 서글픈 양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민만 오면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던 문제들이 캐나다에까지 따라온(?) 것을 확인하고는 깜짝 
놀라는 한인 학부모가 많다. 한국인에게 익숙한 왕따·과외·촌지 등이 바로 
그것이다. 먼저 왕따 문제에 대해 ‘토론토 생명의 전화’ 진수연 사무장의 
설명부터 들어보자. 
“왕따(Peer Pressure)에는 두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이전까지 학교에서 왕따 
현상이라고 하면 백인·흑인·중국인 등 각 인종그룹끼리 뭉쳐 종종 그들간에 
갈등을 빚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근래에 와서는 같은 한인 학생들 
사이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 원인은 다양하다. 진씨의 이어지는 이야기. 
“새 이민자의 자녀들은 아직 한국식 선후배 문화에 젖어 있게 마련입니다. 
그들이 이미 캐나다의 수평적 문화에 길들여진 구 이민자의 2세 학생들에게 
수직적 복종을 요구합니다. 그것을 거절하는 학생에게 왕따 가해가 이뤄지곤 
합니다. 새 이민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여전히 한국의 수직적 정서를 벗지 
못한 그 자녀들은 그룹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자녀가 한인 우등생그룹에 끼이지 
못한 것, 영어를 못하거나 거꾸로 영어를 잘해서 외톨이가 된 것 등을 호소하는 
부모들도 있습니다.” 

지난 12월 토론토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왕따당한 학생의 부모 등 어머니들이 
모여 왕따 문제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부모들의 팽팽한 시각차이가 
드러났다. 왕따 피해학생의 어머니 A씨는 이렇게 말했다. 
“캐나다 학교에서는 왕따 같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 이민왔는데 일부 
학부모가 한국에서처럼 자기 아이만 최고인 것처럼 키운다. 우리 아이의 짝이 
된 아이는 영어를 잘하는 한인 2세다. 그런데 그 아이가 우리 아이는 따돌리고 
영어권 친구들하고만 어울린다. 왜 그같은 일이 벌어지겠느냐. 같은 동포를 
도와줘야 하는데 집에서 그런 것을 가르치지 못하는 ‘국적 없는 가정교육’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A씨의 항의성 발언에 왕따 가해학생측의 학부모는 “무슨 소리냐. 
영어를 못하는 당신 아이가 우리 아이 옆에 앉아서 이것저것 부탁하는 것이 
많아 도리어 우리 아이가 여러 가지로 피해를 봤다”고 반박했다. 
이날 결론은 양쪽이 양보하고 화해하는 것으로 끝났지만 한가지 중요한 
문제점을 드러냈다. 그것은 캐나다에서도 한인 학부모들은 (한국에서처럼) 내 
자식에 집착하고, 그로 인해 자녀들의 왕따 문제가 생겨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어쨌든 지금 왕따 문제는 심각하다. 단순한 따돌림을 넘어 심한 폭력사태로까지 
이어져 관련 학생들이 사법처리받는 경우까지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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