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anaDA ] in KIDS 글 쓴 이(By): Dooly (넬로섭머린) 날 짜 (Date): 2001년 5월 13일 일요일 오후 01시 00분 04초 제 목(Title): [퍼온글]캐나다드림의 빛과그림자 2 화려한 캠퍼스 뒤에 감춰진 그늘 캐나다를 택하는 대다수 이민들은 한국의 교육이 “학생은 배울 것이 없고 그래서 졸업해 봤자 기업은 써먹을것이 없다”면서 오직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보따리를 싼다고 말한다. 그래서 소위 ‘교육이민’ ‘별거이민’ 그리고 최근 한국의 상황에 대한 좌절감이 증폭되면서 생겨난 ‘절망이민’ 등 캐나다 이민국의 카테고리에도 없는 신종 단어들이 생겨났다. 캐나다는 OECD 국가들 중 최고의 교육비를 지출한 결과 G7 국가 중 가장 높은 고등교육 수준과 인구의 30%가 대학교육을 받게 됐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해외 유학생의 절대다수가 미국으로 갔으나 99년에는 그 위치가 바뀌었음을 아래의 도표는 보여주고 있 다. 세계 100대 대학중 21위를 차지하며 캐나다 건국 이후 14명의 노벨상 수상자중 7명을 배출해 낸 토론토 대학교(University of Toronto)나 빌 게이트가 가장 선호하는 졸업생들인 워털루 대학교(Waterloo)는 응용수학이나 컴퓨터 분야에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다. 북미의 상위 40개 전기공학 교육학교 중 18개가 캐나다에 위치하고 있으며 단위교육의 질에서 미국보다 앞서고 있다고 평가된다(http//www.com/ iDat0679777806). 초등학교나 고등학교나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9시에 시작해서 오후 3시에 끝나고 과외란 거의 없는 캐나다에서도 오직 근래에 이민한 교민들의 ‘과외강박증’이란 불치병은 그곳에서도 여전히 자녀들을 과외학원으로 이끌어내 달달 볶는다. 몇 년 전 그 곳 학생들에게 한국 고등학생들은 학교에서 공부하고 더구나 괴외까지 한다고 했더니 몇번이나 crazy, crazy(돌았군, 돌았어)라고 하면서 깔깔 웃어댔다. 가장 혈기 방장한 나이에 그토록이나 오랜시간 동안 교실에 앉아 있고도 안도는 우리 청소년들이야말로 실로 강인한 한국인의 표상이라 아니할 수 없다. 캐나다는 직장을 구할 때 학력만으로는 안되며 반드시 현장경력(work experience)을 요구하는 실용주의적 사회다. 2~3년제의 어떤 대학들은 실제적 4년제 대학보다 더 유명한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다. 온타리오 주의 세리단 칼리지(Sheridan College)의 애니메이션(animation) 과정은 북미에서 최고 중의 하나로 꼽히며 오히려 대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입학하는 형편이다. 또한 대학(주로 Community college)들 역시 아주 실용적인 학과들을 설치하고 있는데 예를 들면 골프장 경영을 위한 골프장학과나 장례예식장 경영을 위한 장의사학과 같은 것도 있다. 이런 희소한 전공들은 직장을 구할 때 아주 인기가 있다. 그러므로 유학생들이 무턱대고 학력이나 학위 같은 간판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한국의 급격하게 늘어나는 골프장과 도시 근교에 늘어나는 장례예식장을 보면서 이런 전공들을 눈여겨보는 선구자적 지혜가 필요하다. 학력파괴가 한국에서도 목전에 다가왔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최근 앞다투어 각종 TV들이 캐나다의 화려하고 이상적인 캠퍼스의 모습들을 보여 주었지만 그 뒤안에 감춰진 한국 학생들의 애환과 눈물은 보여주지 못했다. 교포들의 상담 창구인 토론토의 ‘생명의 전화’ 보고에 의하면 교포 2세들이 ‘인생에서 가장 큰 고민거리’로 응답자 214명 중 63명(29%)이 ‘학교문제’라고 답했으며 ‘대인관계’도 60명(28%)이나 되어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특히 10대의 42%가 술과 마약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하는 등 나이가 어릴수록 이런 유해환경에 더욱 광범위하게 노출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The Korea Times Daily, 2001, 3, 27). 흔히 이민자들은 아이들이 영어를 유창하게 할 때쯤이면 자기 아이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많은 경우 환상이다. 우리 스스로도 성장할 무렵 자신의 내적 문제를 친구에게는 솔직하게 이야기해도 부모에게는 전혀 말하지 않았다는 것을 왜 까마득히 잊는 것일까? 더구나 부모와 자식 간에 말이나 사고방식이 잘 통하지 않는 이민가정 안에서 이런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일반적으로 체구가 백인보다 적고 외모가 두드러지는 이유로 학교 안에서 놀림감이 되는 수가 많은데 태권도나 무술을 배운 남학생의 경우 이런 짓눌린 열등감이 자칫 엉뚱한 폭력사태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영어 콤플렉스 이민자들은 캐나다에 가서도 학군에 유별난 신경을 쓴다. 캐나다는 원칙적으로 고등학교까지는 의무교육이며 교육비를 국가가 부담하기 때문에 학교 간의 편차는 그다지 없는데도 토론토 북쪽에 위치한 노스 욕(North York) 지역은 이민자들 간에 8학군 지역으로 불리며 유난스럽게 한국학생들이 많이 몰려 있다.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이 지역 어느 학교는 70~80명의 한국 학생들이 우글거리기도 한다. 이런 지역일수록 갓 이민 오거나 유학온 한국 학생들은 끼리끼리 어울려 다닐 수밖에 없으며 그만큼 새로운 사회로의 적응과 언어 습득에 지장을 가져온다. 특히 근래 폭등한 어학 연수생들의 증가로 토론토나 밴쿠버 같은 대도시의 영어학교는 반마다 거의 반수에서 심하면 60~70%까지 한국 학생들이 우글거린다. 언어의 습득이란 끊임없는 반복과 집중을 요구하기 때문에 소위 ‘영어의 바다’에 빠지기 위해 어학연수를 간 유학생들이 캐나다에서도 여전히 ‘모국어 바다’에서 허우적대는 모습을 보면 한심한 생각이 든다. 그래서 필자는 소위 유학생들에게는 무조건 처음에는 한국 사람들이 많이 살지 않는 곳으로 가라고 충고한다. 처음에는 소외감과 고립감으로 견디기 힘들지만 그래도 최단시일 내에 그 사회에 적응하고 언어를 익히기 위해서는 그 방법이 최선일 수밖에 없다. 교육적 가소성이 풍부한 아이들은 일단 학교에 들어가면 영어가 무서운 속도로 늘지만 어른은 배워도 잘 늘지 않는다. 그렇게 몇년 지나면 소위 완벽한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는 아이들과 여전히 모국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부모 사이에 의사소통이란 두터운 장벽이 생기게 된다. 그래서 캐나다에 도착해서 몇년 학교에 다니면 금방 부모들은 우리 아이들은 영어를 완벽하게 한다고 자랑한다. 하지만 한국에서도 심지어 고등학교 학생들이 국어 책도 제대로 못 읽는 학생들이 있듯 캐나다 역시 온타리오주 교육부에 따르면 주내(州內) 10학년생(한국 고1에 해당) 17만명을 대상으로 독해 및 작문 시험(literary test)을 했더니 무려 29%의 학생들이 기준치 이하의 점수를 받았다(캐나다 한국일보, 2001, 3, 8). 전문작가나 국어 선생 아니고는 아무리 모국어라 해도 완벽하게 하는 사람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 다만 공부하고 일하는 데 크게 불편이 없으면 통상적 의미에서 완벽한 구사 수준이라고 할 뿐이다. 그런데도 영어에 대한 사대사상은 국내에서나 북미에서나 대단하다. 마치 영어만 완벽하게 구사하면 문제가 다 해결된 듯 떠들지만 한국말을 잃어버린 교포 2세나 조기유학생들은 한국으로 돌아와도 영어강사 외에는 할 것이 없으며 캐나다에 진출한 한국기업들도 한국어와 영어 둘 다 유창하게 구사하는 사람들을 구한다. 그런데도 교민들은 소위 ‘브로큰 잉글리시’(broken English)로 유독 자기 아이들과 대화하려고 기를 쓰며 한국에서 손님이 오면 그 도를 더한다. 어떻게 말을 엉망(브로큰)으로 하는데 부모의 권위가 설 수 있을까? 말이란 시초부터 의사소통이란 필요에 의해 발명된 것이다. 필자는 늘 교민들에게 애들이 한국말로 하면 잘 들어 주고 영어로 하면 아예 못들은 척 무시해 버리라고 충고한다. 아직도 모든 것을 부모에게 의존해야 하는 아이들은 한국말을 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할 수밖에 없으며 그것은 아이들의 정체성 확립에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무엇보다 아이를 위해 이민왔고 모든 희생을 감수하는 부모들이 자신의 사랑하는 아이들과 속시원하게 이야기조차 할 수 없다면 삶이 너무 비애스럽지 아니한가? 캐나다는 광대한 국토에 비해 지나치게 적은 인구 그리고 저하된 출산율로 인해 이민자들을 계속 받아들여야만 하는 처지에 있다. 30년 전에 이민한 사람들의 경험담에 의하면 당시에는 6개월 정도 영어를 배우는 기간에는 정부가 생활비를 전액 부담했으며 직장까지 친절하게 알선해 주었다고 한다. 그런 시대는 이제 먼 옛날 이야기가 되어버렸고 전 세계에서 몰려오는 이민자들로 인해 영악해진 캐나다 정부는 난민이나 가족 초청 케이스를 제외하고는 투자할 돈을 가지고 오거나 자신들의 국익에 보탬이 되는 숙련된 기술을 가져오라고 요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