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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naDA ] in KIDS
글 쓴 이(By): Dooly (넬로섭머린)
날 짜 (Date): 2000년 10월  1일 일요일 오후 12시 56분 40초
제 목(Title): 트뤼도수상과의 만남.



오늘 오타와시내를 다녀보니 어디나 조기가 걸려있다. 내가 캐나다에 이민온
이후로 이렇게 깃발이 걸려있는곳이면 어디나 조기가 걸려있는것은 본적이없다.
며칠전 사망한 캐나다의 현대사에서 가장 큰 인물일수도 있는 트뤼도 전 수상
에대한 애도의 표시로 걸리 조기는 심지어는 오타와에 주재하는 각나라 대사관
의 깃발들까지도 예외는 아니었다.

다음주에 그의 고향인 몬트리올에서 국장으로 장례가 치러지기전 그의 시신은
그를 그리워하고 좋아하는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지기위해 현재 오타와의 
연방국회의사당에 안치되어 일반에게 공개되어지고 있다. 오늘은 바쁜일이있어
가보질 못했지만, 내일은 시간을 내어 꼭가볼생각으로있다. 내가 내일 의사당으로
그를 보러간다면, 두번째로 그를 보게 되는셈이다. 내가 그를 처음으로 본것은
몇년전 한참 퀘벡독립문제로 전 캐나다가 시끄러울때, 우연히 몬트리올 다운타운의
한 거리에서였다. 몇몇 사람들이 한 사람을 가운데 놓고 둘러서서 웅성거리고있
길래 뭔일인가 하고 가봤더니, 그 가운데 서서 늙었지만, 여유있고 자신만만한
표정과 목소리로 사람들과 함께 퀘벡의 분리독립에대해 이야기하는 트뤼도가
있었다. 처음엔 그의 모습을 보고 어딘가 낯익은 얼굴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금방
그가 트뤼도라는걸 알수있었다. 불어로 이야기하고있었기에 무슨말인지는 잘 
알아들을수 없었지만, 그는 분명 자신의 신념인 united canada에대해 역설하고
있었음에 틀림없다.(그가 자리를 떠나며 모여있던 몇몇 사람들과 악수를 할때 
나도 잽싸게 손을 내밀어 악수할수있었다.)

재임시절 하원에서 자신을 공격하는 상대방을 향해 "Fuck Off!"라고 외칠만큼
자유분방하면서도 자신의 정치적 신념이 강했던 그는 정계를 은퇴한지 꽤나 
오랜 시간이 지난 그때까지도 들어나지 않는곳에서 자신의 신념 정치를 하고
있었던 셈이다. 언제나 초일류 강대국인 미국의 옆에있다는 죄로, 또 그들과
같은 언어를 사용한다는 이유만으로 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미국의 아류국가'
정도로 밖에 인상을 주지 못했던 캐나다를 보다 확실히 세상사람들에게 각인
시킴과 동시에 캐네디언들에게는 자부심을 심어주고 자신이 살고있는 나라가 
이세상 그 어떤 나라보다 평등하고 자유를 보장하는 작지만 신선한 나라라는
자긍심을 갖게했더 수상이었다.

그가 사망한후 다음날 출근을 했더니 여기저기 모여 웅성대며 그의 죽음과
그에대한 수많은 에피소드를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미국의 여가수
바바라 스트레이젼드와의 염문, 거침없는 그의 말투, 그리고 영국으로부터의
헌법분리, 미국에대한 자존심 회복등, 그는 분명 현재까지 캐네디언들에게 가장
깊게 각인되어있는 정치가임에 분명했다. 한친구는 다음주에 하루 off를 내어
몬트리올에서 열리는 그의 장례식에 참석하겠다며, 미리 휴가 신청을 하기도했다.

정치에 관심이없는것 같은 캐네디언들이지만, 사실 캐나다만큼이나 집권당과 
집권자의 정치소신과 그들이 펼치는 정책에 국민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나라도 드물다는 생각이든다. 바꾸어얘길하자면, 그렇게 정부의 정책
에 국민이 민감해지도록 모든 사회보장제도와 공용어법등의 제도를 확립해놓은
사람이 트뤼도이고 보면 위의 동아일보기사의 제목마따나 현대 캐나다를 확립해
놓은 사람이 트뤼도임에는 틀림없는것같다.

60년대초 디펜베이커라는 수상시절 캐나다가 야심적으로 개발한 당시 세계최첨단
전투기인 에로우 전투기를 미국의 방해로 눈물을 삼키며, 온갖 굴욕속에 그
엄청남 프로젝트를 접은후, 미국을 향해 온갖 독설과 야유를 섞어가며 구겨진
캐나다인들의 자존심을 어느정도 세워준 인물이기도 하다.

내일은 꼭 그의 마지막 모습을 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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