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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naDA ] in KIDS
글 쓴 이(By): Dooly (넬로섭머린)
날 짜 (Date): 2000년 6월  1일 목요일 오후 03시 47분 37초
제 목(Title): 공동묘지 



캐나다에 이민와서 제일 이상했던것중에 하나가,
공동묘지가 마을 한가운데있다라는 것과, 그주변에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집이 있다라는 것이었다. 참
희안한 놈들이란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뭐 우리네
처럼 죽은자의 무덤을 공포의 대상으로 생각치 
않는 문화를 가지고 있겠지 하는 막연한 이해로 그냥
지나쳐 버렸었다.

지금까지 아주 싼값에 살았던 아파트에서 직장 근처로
이사를 하려고 최근 몇주간 시간나는 대로 아파트를
보러다녔다. 하지만, 지금 살고있는 아파트가 좁기는
하지만 지은지 5년밖에안되는 새건물이 어서, 웬만한
아파트는 좀처럼 눈에 들어 오질 않았다.몇주를 다닌
끝에 강건너 Hull의 한적한 곳에 있는 아파트를 발견
하였고, 건물은 낡아 보였으나 5층으로 된 벽돌건물이
맘에 들어 Rental Office에가서 아파트를 보여 달라고
했더니, 어찌된 일인지 appointment없이 바로 보여
주었다. 외관과는 달리 내부는 새로 수리한지 1년밖에
되지 않아 무척 깨끝했고, 창이 넓어 아주 밝은 아파트
였다. 나와 아내는 지치기도 하였지만, 깨끗한 아파트
내부가 마음에들어 서로 한국말로 "여기 좋네, 그냥
결정하자!" 를 주고 받으며 거실 창문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순간 서로를 바라보며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 이유는 그 아파트이 모든 창문에서 바라다 보이는
밖의 풍경이 수많은 묘비들이 가지런히 정열되있는
공동묘지였기 때문이다. 좀 멀리 보이기만 해도 좋으
련만, 불과 10여미터 앞에 펼쳐지는 묘지의 풍경에
우린 서로 얼굴만 바라볼수밖에 없었다.

Well....말없이 구경을 끝내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다가, 아파트 관리인에게, 그동안 귀신을본적이
있냐고 농담반 진담반 물어 보았다. 그러자 그는
아주 서투른, 강한 불어 액센트의 영어로 "jamais,
no ghost here!!"... 난 그냥 피식 웃고 말았지만,
아내는 못마땅한 표정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세살
바기 아들녀석은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하자 마자,
까르르 웃으며 밖으로 뛰쳐나갔다.

돌아오는 길에 차안에서 아내에게 "우리 그냥 그아파트
계약해 버릴까?" 했더니, "싸고,깨끗해서 좋긴한데.."
하며 말끝을 흐렸다.

이글을 쓰고있는 지금은 밤인데, 창밖을 내다보니, 그냥
산사람들이 사는 집만 보인다. 그러나 만약에 우리가 
그 아파트로 이사를 간다면, 매일밤, 늦게까지 잠을자지
못하는 나로서는 그 공동묘지를 바라보며 공포에 떨어야
할지도 모를일이다. 그래도 남자라고,"까짓거, 뭐 어때!"
하며 아내앞에 허풍을 떨어봤지만, 웬지 내자신도 밤이
되니 무서운 생각이 든다. 내일 캐네디언 친구들에게 
이들에겐 공동묘지가 어떻게 느껴지는지를 좀 물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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