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anaDA ] in KIDS 글 쓴 이(By): happyman (Happyman) 날 짜 (Date): 1999년 9월 30일 목요일 오전 09시 51분 25초 제 목(Title): 밴쿠버얘기 3 밴쿠버! 영연방인 캐나다의 서부에 위치해 있으면서 자연적 조건이 좋고 동양계, 특히 홍콩계 애들의 이민자가 많다. 그리고.... 음...그리고... 친구중 한놈은 밴쿠버에 이민 갔던 놈 있고 지금은 친구 한놈이 거기에 살고 있고... 지금은 어찌저찌해서 셋이 밴쿠버에 모이고...밴쿠버에 대해서 알고 있던 것은 거기까지가 나의 전부였습니다. 저는 늦게나마 마중나온 친구의 차를 타고 시내에 도착해서 일식집에서 우동을 한그릇 먹었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의 집에 들려서 잠시 숨을 돌렸습니다. 그 짧은 시간동안 내가 느낀것. 그것은 밴쿠버에 이민 가 있는, 나를 마중 나왔던 그 친구가 생각보다 영어를 잘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저에게는 충격이었습니다. 거의 여기에서 영어하고 담쌓던 애였는데 아마도 공부를 열심히 했나 봅니다. 그 친구가 한국에서 하던 영어는 한국어 중간중간에 영어를 끼워 넣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야 너의 그 이야기는 unreasonable 해. 그리고 그렇게 critical 한 situation에서는 아무런 solution을 구할 수가 없어. 언제나 normal한 수준에서 nego를 쳐야 한다니까" 이런 식이었습니다. 여러분! 상상이 갑니까? 아는 사람은 다 아는데... 이게 무지하게 웃긴 이야기라는 것을 말이죠.... 하기야 마누라에 새끼까지 딸렸으니 열심히 할 수 밖에요. 열심히 안하면 인간도 아니지요. (사실 그 친구 영어 몇마디 안했습니다. 주차비 돈낼때, 우동시킬때, 우동먹고 돈낼때 세번 봤는데 생각보다 잘하더라고요. 이야기는 앞으로도 또 나올겁니다.) 헷갈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마중나간 친구를 FC, 그리고 또 한 친구를 FB라고 하겠습니다. 약자에 다 뜻이 있습니다. 알려하지 마십시요. 다 모이게 된 시간이 그때가 오후 3시30분쯤이었습니다. FB는 어렸을때 밴쿠버에 이민을 가서 그곳 사정을 잘 압니다. 그리고 FC는 이민간지 한 2년된 알만큼 아는 놈이였고요. 셋은 어렸을 때 부터 술을 무지하게 같이 마셔온 사이라 뭐 눈빛만 봐도 대충 안다고나 할까요. 뭐 그런 사이였습니다. 집으로 향하는 길에 FB가 한마디 합니다. "야 시장이나 좀 보자" 그래서 어디 큰 수퍼마켓을 갔습니다. 남자 셋이 뭐 살게 있겠습니까? 맥주 한박스 샀지요. 그리고 아이스크림(술해장용) 하고 안주거리 조금하고. 오자마자 집에서 거하게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문제의 사나이, FB의 친구 J를 만났습니다. J. 그는 저하고는 동갑이었습니다. 나이는 20대 후반이었으나 마치 40대 초반같은 외모, 그리고 9부능선까지 올라간 머리카락, 비교적 마른 몸매, 어눌한 말씨, 목에는 여자친구가 만들어낸 사랑의 흔적(그는 그것을 가리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으나 컴퓨터처럼 날카로운 시각을 가진 우리들을 속이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러고 비단결 같은 마음씨. 이상이 그가 가진 캐릭터였습니다. 넷이 모여서 이것저것 재미있는 말을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얼추 취했지요. 그때 전 또다시 문제의 사나이 J의 또다른 일면을 보았습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어학연수 같은거 가면 술마시면 영어가 막 터집니다. 막 하고 싶어지고요. 그런데 바로 J가 그랬습니다. J는 영어 실력이 썩 좋은 편이 아닙니다. 그래도 배운것을 써 먹겠다는데 누가 말립니까? 술마신 김에 모두 영어로 하자고 했지요. 누군가 무슨 말을 하니까 J는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를 영어로 하고 싶었던 모양이었습니다. J가 영어로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I...I....I..... I don't thi...thi...think so" 그 짧은 문장 하나 말하는데 I를 서너번 하더군요. 하여간 재미있는 친구였습니다. 그리고 밖을 나갔습니다. 밴쿠버의 밤거리를 걸어다녔습니다. 아!!!!!!!!!!!!!!!! 맑고 깨끗한 공기,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조용하고 아늑한 도심 분위기(술마셔서 이런 기분 느낀 것은 절대 아님), 무엇보다도 서양 애들이 동양 애들을 보는 눈 빛이 다른 나라하고는 좀 틀리더군요. 그 분위기에서 HOOTERS라는 맥주집(분위기는 우리나라 보통 소주방이지만 다른점이 있다면 서빙보는 8등신의 여자애들은 주로 반바지에 가슴만 가리고 돌아다닙니다.)에서 맥주를 마셨지요. 그리고 다른 곳에서 스트립쇼 좀 보다가 전철(이름이 SKY TRAIN입니다)을 타고 집에 돌아와서 푹 잤습니다. 해장을 위해 아이스크림 먹고요. 첫날은 이렇게 끝났습니다. 모두들 피곤한 상태이고 반가운 마음에 뭐 구경이고 자시고 할 것 없이 마시고 그냥 자는 거지요. 남은 며칠동안 계속 마셨지만 그 이야기는 되도록 생략할 겁니다. 글의 내용이 밴쿠버로 옮겨지니까 저의 글 속에서도 영어가 막 들어가기 시작하는 군요. 한영 전환키 누르는거 무지하게 귀찮은데... 왠만하면 그냥 한글로 마구 치겠습니다.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4편으로 이어집니다. 김준석 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