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anaDA ] in KIDS 글 쓴 이(By): happyman (Happyman) 날 짜 (Date): 1999년 9월 30일 목요일 오전 09시 50분 37초 제 목(Title): 밴쿠버얘기 2 (펌) 드디어 비행기를 탔습니다. 서울 출발은 오전 10시 30분 쯤으로 기억됩니다. 그리고 일본 도착은 12시쯤이었습니다. 나고야까지 가는 비행기는 ANA를 탔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나고야는 잘 아시다시피 나고야의 태양 선동렬과 바람의 아들 이종범 그리고 머리는 길지만 힘하고 관계가 전혀 없는 삼손 이상훈이 있는 주니찌 드래곤스의 연고지입니다. 우리나라 선수들 별명 참 대단합니다. 그리고 나고야에 내렸습니다. 갈아타기 위해서 입니다. 그런데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가 하면 무려 5시간 30분을 기다려야 합니다. 밴쿠버 출발을 위해 5시간 30분을 기다려야 하다니....그러니까 싼게 비지떡이지. 어쩐지 출발 하루 전에 비행기표를 구해가지고 온다더니만... 생각해 보세요. 공항안에서 도데체 5시간 30분 동안 뭘 할 수 있는지. 그 5시간 30분 동안 저는 뭐를 했냐하면 담배 반갑 피고, 면세점 5번 구경하고(절대 구경만 할 수 밖에 없었음. 워낙 비싸서), 음악 듣다가 텔레비젼을 보니 주니찌드래곤즈 연습경기를 하더군요. 물론 우리나라 선수는 아무도 안나왔습니다. 지겹기 이를데 없더군요. 결국 벤쿠버 비행기를 탔습니다. 비행기 내에서는 무조건 금연이라 최대한 니코틴을 축적을 많이 했습니다. 목이 깔깔할 때 까지 피워댔습니다. 그리고 비행기를 탔지요. 비행기 안에는 일본애들이 가득했는데 딱 눈치가 대부분 그냥 놀러 가는 애들이었습니다. 어떤 공장에서 단체로 옷 맞춰서 연수를 빌미삼은 여행을 가는 애들, 사내새끼 지집애들 둘둘 짝져서 놀러가는 어린애들, 방학때라고 잠깐 놀러 갔다 온다는 머리에 피도 안마른 더 어린애들 등등등. 일본애들 참 부자더라구요. 그런데 일본애들은 가만히 보면 지네 나라에서는 아무것도 아닌 애들이 다른 나라 놀러 가면 부자가 되니까 뭐 뭐라고 할 말 없더라구요. 어쨋거나 그 지겨운 비행기 여행을 끝내고 밴쿠버에 도착했습니다. 제가 가본 공항 중에 밴쿠버 공항이 두번째(첫번째는 파리 드골공항)로 좋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아늑한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여기저기 조명에 신경을 쓰고 포근한 분위기를 위해 적절한 색깔의 카페트, 넓은 공항, 여기 저기 앉아 쉴 수 있는 공간 등 참 좋더군요. 거기에 비해 우리나라 공항은 어떻습니까? 카트에 짐 잔뜩 싣고 왔다갔다 하려면 바닥에 카페트가 없어서 더그럭더그럭 소리 엄청 납니다. 내짐 내가 끌기 참 미안합니다. 더군다나 공항은 그나라의 첫인상인데, 도끼다시 바닥에다가 형광등 떡하니 켜놓고(그것도 군데군데 꺼진 등은 관심없다) 가건물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으니 외국인들이 보면 이거 놀러온 건지, 일하러 온건지, 기분이 어떻겠습니까? 우리나라 인상은 어떻겠습니까? (죄송합니다. 이야기가 또 삼천포로 빠질 뻔 했습니다.) 입국심사를 하는데 정말 오랜만에 영어할려니까 만만치가 않더군요. 그놈이 물어봅디다. 너 여기 왜왔냐고, 놀러 왔다고. 얼마나 있을 거냐고, 한 열흘 있을 거라고. 어디에 있을 거냐고, 친구네 집에 있을 거라고. 친구네 집이 어디냐고, 난 모른다고. 친구가 여기 올거라고. 전화번호는 아냐고, 난 모른다고. 무조건 친구가 여기 올거라고. 그놈은 마치 내가 불법체류하는 애인줄 알았을 겁니다. 그것도 그럴것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무조건 친구가 온다고 했으니 뭐... 내잘못이지... 그래서 공항 밖으로 나왔는데... 난 반갑게 나를 기다리고 있을거라고 상상했고 또 그놈한테도 친구 여기 온다고 박박 우겼는데, 그리고 친구가 어디사는지, 전화번호도 모르고 있는데 친구는 무정하게도 마중을 안나왔습니다. 나랑 같이 비행기 타고 온 애들은 다 어디론가 사라졌는데 저 혼자 공항에 우두커니 앉아 있었습니다. 별생각이 다 들더군요. 이거 어떻게 해야하나.... 마냥 기다려야 하나... 서울로 전화를 해서 알아봐야 하나(솔직히 이건 좀 쪽팔린 이야기다. 준비성이 꽝이라는 뜻이기 때문에), 가만히 있어봐... 여기 밴쿠버 맞아? 까지 별생각이 다나더군요. 한 20분을 그렇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앗! 그런데.. 저쪽에서 어디서 많이 본듯한 코(그 친구는 코가 유난히 큽니다.) 가 나타났습니다. 드디어 친구가 나를 찾아 왔습니다. 전 속으로 그랬습니다. "그러면 그렇지 여기가 밴쿠버 맞아!" 그래서 밴쿠버에서의 여행은 시작되었습니다. 다음 3편에 계속 김준석 쓰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