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anaDA ] in KIDS 글 쓴 이(By): happyman (Happyman) 날 짜 (Date): 1999년 9월 30일 목요일 오전 09시 49분 40초 제 목(Title): 밴쿠버 얘기 (펌) 캐나다보드에.. 별로 잼있는 얘기가 없어서.. www.mykimchi.com이라는 보드에서.. 본글 도배합니당... 저는 올해 3월에 벤쿠버에 갔다 왔습니다. 뭐 특별히 무슨 일이 있어서 간것이 아니고 그냥 놀러 갔다 왔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놀고 먹는 백수는 아니고요, 아 그 벤쿠버에 갔을 당시는 그냥 벌어 놓은 돈으로 놀고 먹는 백수였습니다. 그냥 좀 개인적으로 휴식이 필요해서 몇개월간 좀 쉬게 되었습니다. 그 몇개월 중 몇일을 벤쿠버에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에게 외국은 낮선 곳이 아닙니다. 유럽에 배낭여행도 했었고 동남아도 배낭여행으로 돌아다니고 또 호주에서는 몇개월간 살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벤쿠버에 간다고 해서 뭐 특별한 것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을 안했습니다. 보통 노랑머리 애들이 사는 곳은 거기가 거기입니다. 물론 나라별로 문화적 역사적 차이 때문에 조금씩은 틀리지만 지극히 합리주의적 성향을 보이는 노랑머리 애들이 사는 나라는 그 시스템이 비슷하거든요. 단지 북미 대륙은 한번도 가본 일이 없었기 때문에 가고 싶었고 거기에 또 우연치도 않게 친구들(저를 포함해서 3명입니다)이 모이게될 기회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자세한 것은 적지 않겠습니다. 거기에 세명이 모인 경위를 대강만 말하려고 해도 15년 전으로 돌아가야 하니까요.) 출발부터가 사실 힘들었습니다. 우리나라(한국)에서 몇주 전에 계획하고 떠난 것이 아니라 바로 출발 며칠전에 결심했었습니다. 그리고 비행기표를 알아보니 이미 다 예약이 끝난 상태더군요. 그래서 나고야에서 갈아타는 비행기(54만원)에 대기자로 올려 놓았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날 예약이 되었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그리고는 부랴부랴 출발 준비를 했습니다. 우선 술 좋아하는 애들이 모이니까, 그리고 거기는 소주가 비싸니까 1.5리터짜리 소주 2병을 준비하고 또 한 친구는 떡볶이를 좋아하니까 생생떡볶이 한박스 사고 그리고 제 옷가지하고 뭐 그렇게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날 직행노선(56만원)이 남아있다고 전화가 오더군요. 당연히 갈아타는 노선을 취소했지요. 그리고 티켓을 받으러 갔는데, 아니 이럴 수가, 여행사 직원의 실수라면서 56만원 노선은 사실 67만원이랍니다. 그런데 그것도 이미 다 예약이 끝난 상태라는 거에요. 갈아타는 것도 취소해서 사실상 불가능하답니다.(그날이 출발 2틀전 이었습니다.) 뭐 어쩌라는 겁니까? 그래서 항의를 했지요(체면상 최대한 점잔을 빼면서). 나하고 장난하냐고. 그 사람들이 뭔 말을 하겠습니까. 죄송하다는 말밖에. 그러더니 자기가 한 10만원 보탤테니까 87만원짜리 KAL을 타라는 겁니다. 더 열받더군요. 정말 그 여행사 여직원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눈치가 조금이라도 보이거나 또 이쁘지만 안았다면 아마 저는 그자리에서 난리를 뽀갰을 겁니다. 그러고 있는데 사장이 어디선가 불현듯 슈아아악 하고 나타나더니 자기가 책임지고 갈아타는 노선을 해결하겠다고 하더군요. 뭐 믿을 수밖에요. 책임진다는데. 그리고 출발 전날, 귀신같이 비행기 티켓을 해결하더군요. 참 대단한 사람들이에요. 우리나라 사람들. 그런 이런 저런 문제들을 해결하고 공항으로 출발했습니다. 그런데 아차, 그만 돈을 한푼도 안가지고 왔네요 그려.... 그렇게 중요한 것이 공항가는 버스에서 생각이 났습니다. 참 한심한 일이지요. 내리자 마자 뭐 돌아다닐 틈도 없이 은행에 가서 돈 빼고 외환은행 창구 가가지고 캐나다 달러 여행자 수표하고 현금 조금하고 바꿨습니다. 그리고는 드디너 난생 처음 벤쿠버를 가게 되었습니다. 다음에 2편 계속 김준석 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