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S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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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ToAnnie (옛날영화)
날 짜 (Date): 2000년 8월 23일 수요일 오전 07시 24분 09초
제 목(Title): 지방에 산다는 거....


 지금 난 지방에 산다..
뭐 그렇다고 논밭으로 둘러쌓여 있거나 창문열면
고기잡이 배들이 지나다니는 그런 시골은 아니고
퇴근하면 갈만한 술집도 있고 대학교가 있어서
그 앞에 나가면 책을 사거나 CD를 살 수도 있어서
잘 지내려고 맘만 먹는다면 큰 불편없이 지낼수도 있다..

물론 그렇다고 내가 여기서 살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만족하는 건 아니다. 친구를 만나기 위해서는 몇 시간을
길 위에 버리면서 서울로 가야하고 -고속버스비도 장난아니다-
서울가서 술이라도 많이 마시면 잠잘곳이 없어서 
여기저기 친구네 집에 신세를 져야한다.. 가끔은 그게 미안하면
사우나에 가거나 혼자 여관을 찾아다니기도 한다..
그래도 이런 불편함은 견딜만하다..
결혼할 나이가 되니까 여자를 사귀긴 해야 겠는데
예전에 사귀던 여자는 지방으로 오면서 깨졌고 
스키장에서 우연히 만나서 꽤 오래 사귄 여자도
멀리 떨어져 있다는 이유로 결국 그게 화근이 되어
헤어지고 말았다.. 나이도 많고 그리 잘나지도 못했으니
옆에서 힘들때 챙겨주고 기쁠때 같이 기뻐해 줘야 하는데
내가 할 수 있는건 전화통을 붙잡고 있거나 주말을
기약할 수 밖에 없었던 거다.. 그러니까 깨지지.. 이구..
친구 놈들이 소개팅을 시켜주려하다가도 "참.. 넌 지방에 있지?
그냥 다른애 시켜줘야겠다"라고 할때는 눈이 뒤집어 진다.
또 내 차에 붙어있는 지방 번호판 -내친구들은 쪽팔린다고 내차 안탄다.-,
주민등록증과 면허증에 써 있는 이상한 주소 이런것들이 내게는
가끔 엄청난 스트레스가 된다..


근데 며칠전 우리대장이 날 서울로 보내준다고 했다.
"이번 project는 진짜 중요한 거니까 꼭 9월까지 끝내야 돼~~
 대신 니가 9월말까지 끝내면 서울 보내줄께.."
나로서는 구미가 당길 수 밖에 없는 제안이지만
나로서는 꽤 매력적인 제안이지만 해야할 일을 생각하면
앞이 깜깜해 진다.. 보통 project가 4달이 걸리는데
한달반만에 내가 할 수 있을까??

가만히 자리에 앉아 그동안 내가 지방에 있으면서 받은 스트레스를
생각하니 한달반이 아니라 한달만에라도 해야겠다는 의욕이 
샘솟는다..

오늘은 project를 실제로 시작하는 날이다..
지금 시간은 새벽 6:40분..
나 오늘 밤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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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아프도록따가운날에는비가끝도없이쏟아지는날에는
휘날리는깃발처럼기쁜날에는떠나가는기차처럼서글픈날에는 
난거기엘가지파란하늘이열린곳태양이기우는저언덕너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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