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Athena (유니콘) 날 짜 (Date): 1998년02월09일(월) 02시14분19초 ROK 제 목(Title): 살아가면서.... 설때 라디오에서 들은 이야기이다. 아버지는 없고 엄마는 서울에서 푼돈 벌며 일하시고 자기는 동생과 함께 시골 외할머니댁에서 산다는 국민학교다니는 꼬마아이에게 너의 꿈이 뭐니? 라고 던진 흔하디 흔한 질문에 대한 대답은 대통령도 판사도 의사도 과학자도 아닌 그저 소박한 것이었다. " 돈 많이 많이 벌어 엄마랑 함께 사는 거요 " 서른 다섯쯤 된 주부가 병원에 와서 정밀검사를 여러차례 받은 후에 의사에게서 들은 간단한 대답은... " 치료할 방법이 없습니다 " 곁에서 보고 있던 내 친구가 오히려 목이 메여왔단다. 그 여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집으로 걸어가면서 어떤 생각을 했었을까? 오히려 주변사람들에게 어떻게 말을 해야할지 무슨 말을 해야할지 걱정했을거같다. 지난 주에는 외할머니의 100일째 탈상이 있었다. 대학때만해도 할아버지, 할머니,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모두의 얼굴이 또렷하였다. 하지만 이제 그분들의 얼굴은 내 기억에서 사라지고 사진속의 모습만 덩그러니 남아있다. 우리 외할머니는 복이 없으시다. 큰아들 즉 큰외삼촌은 나이 사십에 돌아가셨고 둘째외삼촌은 병석에 누워계시다 10년전쯤 돌아가셨다. 그나마 외할머니는 나머지 아들들인 세째와 네째 외삼촌들 덕에 별 걱정없이 돌아가셨다. 탈상때 바쁘다는 핑계로 가지 않으려 했는데 어머니가 한마디 하셨다. " 외할머니가 너를 얼마나 귀여워했는데... 넌 그것도 모르고.. " 탈상에 가지 않겠다고 하였지만 어머니 말씀이 계속 가슴에 와 닿아 만사를 제껴놓고서 탈상전날도 가고 탈상날 성묘까지하고 왔다. 외할머니를 생각하면 어머니가 생각난다. 어머니한테 화도내고 큰소리치고 삐지기도 해서 어머니는 항상 일방적으로 나한테 당하시지만 내가 집을 나설때면 엘리베이터 앞까지 나오시며 문닫힐 때까지 기다리신다. 뻣뻣하게 엘리베이터에 타면서 안녕히 계세요라고 인사를 묵뚝뚝하게 하지만 막상 문이 닫히고 나면 가슴이 답답해서 울고 싶어진다. 커서 어른이 된다는 것이 기쁘고 재미난 줄만 알았는데 기쁘고 즐거운 일보다는 가슴 아픈 일이 너무나도 많다. 웃고 떠들때는 너무나도 행복한데 뒤돌아서면 슬퍼지는 요즘. 웃음은 머리를 텅비게하고 눈물은 가슴을 메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