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kjk (승희ism) 날 짜 (Date): 1997년11월26일(수) 11시26분34초 ROK 제 목(Title): (한겨레) 위기의 실명제II -보완론의 의미 [0008]보완론 의미(위기의 실명제:2) 한겨레신문 971117 08면(경제) 기획 1488자 ◎‘검은돈’ 구멍 숭숭 사실상 폐지론/무기명 장기채·득세 분리 과세 허용… 변칙상속·증여 제동못해 정치권과 재계에서 주장하고 있는 금융실명제 보완은 말이 보완 이지 내용은 실명제의 핵심을 흔드는 사실상 폐지 주장이나 다름 없다. 보완론자들의 논리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지하에 숨어있 는 돈이 산업자금으로 흘러들어가도록 해야 하는데 실명제가 걸림 돌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내놓은 대책 가운데 하나가 전경련의 무기명 장기채권 발행 허용이다. 한마디로 금융실명제의 효력을 일시 정지시키자는 생각이다. 무기명 장기채를 허용하면 일부 지하자금이 산업쪽으 로 투자되는 효과는 얻을 수 있을지 몰라도, 변칙적인 상속·증 여를 통한 ‘세금없는 부의 상속’을 막을 길이 없어진다. 채권 을 누가 사는지, 누구에게 넘기는지 추적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 이 때문에 재정경제원은 전경련 주장에 대해 “금융실명제의 본 질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즉각 반박했다. 그렇지만 정부 역시 보완론의 요구에 점차 밀리고 있다. 정부는 중소·벤처기업에 투 자한 돈에 대해서는 자금출처 조사를 면제하는 방안을 실명제 대 체입법안에 포함시킴으로써 정치권과 재계의 요구를 일부 받아들였 다. 중소기업 관련 금융기관에 출자하는 것도 투자액의 10∼20% 를 출자부담금으로 내면 자금출처조사를 면제하기로 했다. 나아가 소득세 최고세율인 40%를 적용하는 분리과세를 선택할 수 있 게 하고 이에 대해서는 국세청에 통보하지 않는다는 금융소득 분 리과세 허용안도 수용했다. 이 정부안에 대한 학계의 반발은 크다. 중소기업 출자자금은 비록 5년동안 회수할 수 없게 했지만 유령 중소기업을 설립해 편법적인 상속·증여 수단으로 악용할 소지가 얼마든지 있다. 또 분리과세는 국세청의 자금출처 조사를 봉쇄해 편법 상속과 증여 를 막기 어렵다는 것이다. 경제정의실현시민연합은 “불과 3만∼4만명을 위해 금융실명제를 약화시키고 상속·증여세제의 근간을 흔드려 한다”며 비판했다. 안종범 교수(서울시립대 경제학부)는 “정부안은 금융실명제 이 전의 가명계좌를 다시 허용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금융실명제를 보완한다면서 사실은 실명제의 뿌리를 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 하지만 정치권은 이런 정부의 대체입법안조차 성이 차지 않아 실명제를 사실상 무산시키려는 의도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실상 정치권을 보면 실명제 고수의지가 강한 편이었던 국민회의조차 대선정국이 무르익어 가며 보완론으로 기울어 이제는 견제세력도 사라진 모습이다. 차명계좌를 제재할 수 없다는 게 현 실명제의 최대 약점 가운 데 하나로 꼽혔는데, 국민회의는 차명계좌를 제도적으로 인정하자 고 한술 더 뜨고 있다. 지하자금이 이 사람 저 사람 이름으로 분산예치돼 실명제 그물을 빠져나가도 이를 제도적으로 인정하자 는 것이어서 사실상 그렇게 하라고 권유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실명제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차명계좌를 처벌하는 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지적해 온 전문가들의 지적은 대선을 눈앞에 둔 정 치권에는 이제 공허한 메아리가 되고 있을 뿐이다.<신기섭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