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iLeen (라일락내음() 날 짜 (Date): 1996년05월05일(일) 03시33분48초 KST 제 목(Title): 연어 .... 18 이렇게 회의가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을 때, 누군가 회의장 안으로 소리를 치며 들어온다. " 길을 찾았어! 내가 연구 끝에 길을 찾아내고야 말았다구!" 그것은 빼빼마른연어였다. 연어들의 시선이 한꺼번에 그 과학자에게 집중되었다. 그는 자랑스럽게 말했다. " 나는 폭포 밑을 샅샅이 측량했어. 그러다가 폭포의 오른쪽 가장자리에 새로운 길이 하나 놓여있는 것을 발견했다구. 그것은 컴컴한 터널처럼 생겼는데, 그곳을 흐르는 물의 속도가 시속 10킬로미터도 채 안 된다는 것을 확인했어. 인간들이 우리를 위해 만들어 놓은 길이 아닌가 싶어." " 인간들이?" " 컴컴한 터널 속에 규칙적인 계단이 죽 이어져 있어. 계단 하나의 높이가 30센티미터쯤 되는데, 그건 인간들의 솜씨를 말하는 거라구." 인간은 연어 무리의 가장 큰 적이다. 그 인간이 길을 만들어 놓았다니! 연어들은 빼빼마른연어의 말이 믿어지지가 않았다. 제일 먼저 지느러미긴연어가 의심스러운 눈으로 말했다. " 자신의 능력을 뽐내려고 인간들은 잔인한 짓을 수없이 많이 하지. 인간이 사는 지상에 도둑이 들끓는 이유가 뭘까? 매일 살인 사건이 일어나는 이유가 뭘까? 인간은 연어들이 상상할수 없을 정도로 잔인해. 심지어 전쟁까지 일으키는 그들을 우리는 믿어서는 안돼." 다름 연어들도 저마다 한 마디씩 거든다. " 그 터널은 인간들이 우리를 유인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덫인지도 몰라." " 죽음으로 가는 길일거야." " 인간한테 죽음을 당하는 것보다는 여기서 그냥 죽는편이 나을지도 몰라." 연어들이 자기의 말을 믿지 않자, 빼빼마른연어가 말했다. " 그 터널은 덫이 아니라 길이 틀림없어. 내가 그 길의 끝까지 갔다가 왔단 말이야. 그게 덫이라면 나는 이 자리에 돌아오지 못했을거야. 나는 지금 멀쩡해. 내 몸이 그 증거라구." 빼빼마른연어는 답답하다는 듯이 몸을 마구 흔든다. 그의 마른 몸은 곧 부서질 것처럼 보인다. 빼빼마른연어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은빛연어가 눈맑은연어에게 말했다. " 저 과학자의 말이 사실인지도 몰라." " 나도 그렇게 생각해." " 저 과학자의 약점은 이제까지 연구의 결과를 숫자로만 제시한 점이었어. 숫자에 관심이 없는 연어들에게 그의 연구는 무용지물이었지. 그런데 그가 변했어. 그는 연구의 결과를 검증하기 위해 자기 몸을 아끼지 않고 컴컴한 터널 속으로 들어갔다가 나온거야. 그는 온몸으로 지금 말하고 있는거야." 은빛연어와 눈맑은연어는 서로 가슴지느러미를 흔든다. 생각이 같다는 표시다. 과학자 빼빼마른연어는 기력이 다해가는지 눈동자가 이미 풀려있다. 연어들이 그의 주위를 빙 둘러싼다. 한 생명의 불꽃이 사위어가는 것을 그들은 아무 말도 못하고 지켜보고 있다. 빼빼마른연어는 혼자 중얼거리듯이 겨우 말했다. " 내가... 발견한 길은... 틀림없이... 쉬운 길이야..." 이 말을 끝으로 그는 더 이상 말이 없다. 연어 무리에게 쉬운 길을 가르쳐주고 그는 막 숨을 거두고 있었다. 그의 영혼은 몸을 떠났지만, 그의 몸뚱어리는 이제 새로운 길을 찾아갈 것이다. 그의 죽은 몸은 물 속의 온갖 미생물의 먹이가 될 것이고, 그 미생물은 언젠가 새끼연어의 몸을 통통하게 만드는 먹이가 될 것이다. 물살에 떠밀려 내려가는 빼빼마른연어의 몸을 연어들은 묵묵히 바라보았다. 인간들은 사람이 죽으면 무덤 앞에 비를 세우기를 좋아한다. 인간들이 살아있을 때 품은 헛된 욕망의 크기와 비석의 크기가 비례한다는 것을 연어들은 알고있다. 심지어 인간들은 살아있는 자의 비석까지 세우는 어리석음을 범하기도 한다. 하지만 연어들은 죽은 연어를 위해서 절대로 비석 따위를 세우지 않는다. 연어들은 죽음을 묵묵히 바라봄으로써 슬픔을 삭이는 것이다. ... .., ...., ...., .., .. * 사람이새벽다섯시에일어나밤열시에 : : :.., :.., :. : 잔다면지금내삶은이른열한시십오분쯤 : : : : : : : --- 난저녁때고운노을을만들수있을까 .:. .:..; .:..; .:..; .: :: E-mail_ ileen@chol.dacom.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