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iLeen (라일락내음() 날 짜 (Date): 1996년05월04일(토) 16시07분10초 KST 제 목(Title): 연어 .... 13 갑자기 물살이 거칠어진다. 몸을 곧추 가누지 않으면 물살에 금세 떠밀려 내려갈 것 같다. 마치 바다에서 해일을 만났을 때와 흡사한 느낌이다. 다른 연어들도 몸의 중심을 잃지 않으려고 무던히 애를 쓰고 있는 게 보인다. 거기에다 연어 떼를 삼킬 듯한 물소리가 물 속을 흔들어 대고 있었다. 물소리가 나는 쪽에서는 수많은 공기 방울들이 흩어졌다가는 모이고, 모였다가 는 다시 흩어지는 것이 보인다. 은빛연어는 지느러미를 접고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었다. 그때, 앞서 헤엄을 치던 누군가가 소리친다. " 폭포다!" 이 말을 들은 연어들이 일제히 그 자리에서 멈춘다. 은빛연어는 말로만 듣던 폭포가 어떻게 생겼는지 무척 궁금했다. 그는 궁금한 게 있으면 참지를 못한다. 그는 강물을 밀어젖히고 강물 밖으로 고개를 빼꼼히 내밀어 본다. 이럴 때 강은 언제나 가슴의 창문을 열고 그에게 세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강이 가슴을 열자, 은빛연어의 눈에는 거대한 물줄기가 하늘에서 쏟아져내리는 게 보인다. 그 물줄기는 기다렸다는 듯이 은빛연어의 눈앞에 찬란한 오색 무지개를 펼쳐 보인다. 무지개는 은빛연어가 이제까지 본 풍경 중에 가장 신비로운 것이다. 사나운 물소리와 수만 개의 물방울 때문에 은빛연어는 신비한 무지개를 오랫동안 볼 수 없었다. 욕심을 냈다가는 물줄기의 채찍에 휘감겨 강 아래쪽으로 내팽개쳐지는 신세가 될 지도 모른다. 은빛연어는 눈맑은연어에게 폭포를 보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었다. 순식간이었지만, 그의 눈을 사로잡았던 무지개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주고 싶었다. 은빛연어는 들떠 있었다. " 나 무지개를 보았어, 무지개를." " 응." 어찌된 일인지 눈맑은연어의 반응이 시원치 않다. " 너도 무지개를 보았니?" " 아니." " 보고 싶지 않니?" " 별로." 눈맑은연어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굴린다. " 무지개란 금방 사라지는 거야." " 금방 사라지는 것은 아름답지 않다는 얘기니?" " 그럴 지도 몰라." 눈맑은연어는 은빛연어를 바라본다. 은빛연어는 지금보다 좀 더 나은 삶을 생각할 줄 아는 연어다. 또한 무엇보다 그녀가 사랑하는 연어다. 하지만 그는 이 세상이 얼마나 험난한 곳인지 아직 잘 모르고 있다. 그래서 알을 낳는 게 삶의 이유가 아니라고 스스럼없이 말하는 것이다. " 무지개를 잡아보고 싶은 게 희망이라고, 그게 삶의 이유라고 말하던 연어가 있었어. 자나깨나 무지개를 좇아다니는 게 그의 일이었지. 그는 자기 무리를 떠났어. 무지개를 잡으면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남겨두고 말이야." " 그래서 무지개를 잡았니?" " 그 연어는 비 갠 하늘에서 생기는 무지개를 보았고, 고래가 물을 뿜을 때 생기는 무지개도 보았어. 그럴수록 무지개를 잡아야겠다는 욕망이 커졌지. 하지만 잡을 수가 없었어." " 왜?" " 잡을 만하면 곧 사라지고 마는 게 무지개거든. 무지개를 잡기는커녕 그 연어는 결국 어느날, 죽어서 바다 위에 떠오르고 말았대. 허옇게 눈을 뜨고 배를 하늘로 향한 채로 말이야. 연어 무리를 떠난 지 이틀 후의 일이었어." " 쯧쯧." " 쇠창이란 게 있대. 인간들이 들고 있는 그 쇠창은 어느 순간 햇빛을 받으면 번쩍거리면서 무지개를 만들어낸대. 그 연어도 쇠창에서 생긴 무지개를 본 거야. 그것은 하늘의 무지개나 고래의 무지개보다 훨씬 가까운 곳에 있었지. 그것을 잡아서 무리에게 어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으로 무턱대고 달려들었다가 그만 쇠창에 찔리고 마는 신세가 되었다지 뭐야." 눈맑은연어의 눈에는 어느 틈에 눈물이 그렁거리고 있었다. 그 눈물은 은빛연어에게 무지개를 좇는 일이 얼마나 허망한 일인지를 간절하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 아름다운 것은 멀리 있지 않아. 아주 크기가 큰 것도 아니야. 그리고 그것은 금방 사라지지도 않지."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소리가 더욱 크게 들린다. 폭포는 연어 무리의 순조로운 여행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어 있었고, 물소리는 연어 무리를 위협하는 소리 였다. 은빛연어는 무지개를 보았다고 눈맑은연어에게 자랑했던 일이 조금씩 후회가 되기 시작한다. 그녀는 모든 면에서 확실히 자신보다 성숙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 금방 사라지지 않는 사랑을 위해서 좀 더 그녀를 지켜봐야겠다고 은빛연어는 생각한다. 때마침 연어 무리의 전체 회의가 있다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에 더 이상 무지개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을 틈도 없었다. ... .., ...., ...., .., .. * 사람이새벽다섯시에일어나밤열시에 : : :.., :.., :. : 잔다면지금내삶은이른열한시십오분쯤 : : : : : : : --- 난저녁때고운노을을만들수있을까 .:. .:..; .:..; .:..; .: :: E-mail_ ileen@chol.dacom.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