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pipiband (감성지수99) 날 짜 (Date): 1996년03월05일(화) 08시15분41초 KST 제 목(Title): <양옹의 추억> 4. 마찰진행...629선언!!! 양옹은 시를 가르칠 때는 항상 읽어본 후의 느낌을 발표하게 했다. 그건 나로서는 정말 불만사항이었다. 양옹이 나를 발표시키려고 할때마다 난 교묘하게 빠져나가곤 했다. 양옹은 아이들이 달고 있는 이름표를 보고 발표를 시켰는데 난 문학시간마다 이름표를 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피할 수 없는 덫에 걸리고 말았다. 양옹은 시를 읽으라고 하고는 나를 쳐다보면서 음흉(핫핫!)한 미소를 짓는 것이었다. 난 양옹이 왜 저렇 게 웃는걸까 의아해 하면서 예감이 불길했다. 역시나!!! 양옹은 내 이름을 어떻게 알았는지 잠시후에 폼잡고 서서 창밖을 바라보면 서 우리들에게 이렇게 물었다. " 혹시 경미라는 이름 가진 사람 있나? 갑자기 그 이름이 떠오르는군" '제기랄.... 유치하군. 어디서 내 이름을 알아온거지?' 아이들은 함성을 내질렀고, 더구나 그 날은 내 생일이었기에 양옹에게 경미생일이라고 이야기했다. " 해피 버쓰데이 투유~~" <== 영어도 오염된 부산말이더군. " 시를 읽은 느낌을 말해봐라." 난 잠시 양옹을 노려본 후 말했다. "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는 물론 편리하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감정들을 언어로 완벽하게 표현하려고 하는 행위는 그 감정을 왜곡하려는 시도가 아닐까요? 왜냐면, 언어는 감정만큼 섬세하고 다양하지 못하니까요. 그래서 전 시를 읽은 느낌을 말하기 싫어요." 아무리 날라리 경미였다지만 어디서 그런 말을 할 용기가 나온건지.... 난 유독 양옹 시간에 더욱 삐뚤게 나가곤 했다. 그만큼 양옹 시간에 내가 부담없이 자유를 만끽할 수 있었다고나 할까.... 간단히 말해서 난 양옹을 만만히 여겼던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