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mania (미치니) 날 짜 (Date): 1995년04월19일(수) 20시04분51초 KST 제 목(Title): 시그너스의 여행이야기(10) 쓴사람: cygnus (Alice Cooper) on board 'Tour' 날짜: Thu Apr 13 03:55:02 1995 제목: 시그너스의 여행이야기(10)-지상에서가장 아름다운곳3. 좁은 길을 따라 걸어올라가고 있는데, 어떤 후덕하게 생긴 아저씨께서 말을 거시더군요. "누구 면회 온거예요?" "아뇨. 전 여행 중이예요.." "음..혼자 여행하는 거 좋아하는 사람이면 ...그럼 학생은 글쓰는 사람이요, 그림 그리는 사람이요?" "예... 저는 (......)예요." ()안의 대답은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어요..중요한 건 제 대답이 아니라, 아저씨께서 대뜸 그렇게 물어오셨다는 사실이니까요. 이래서 혼자가는 여행이 좋은 건가봐요. 좋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으니까요. 그리고, 그런 사람들과는 눈빛만 봐도 서로 통하지요.. 아저씨께서는 소록도에 대한 거의 모든것을 말씀해 주셨어요. 소록도에는 그곳을 관리하는 직원과 그 가족, 병원의 모든 직원과 가족, 우체국을 비롯한 관공서의 공무원들과 환자들이 살고 있어요.. 섬 입구에 가까운 곳에는 직원과 공무원, 그리고 그 가족들이 살고 있구요, 섬 깊숙히 들어가면 병원과 환자분들이 거주하시는 양지마을이 나오지요. 소록도의 애칭은 "사슴섬"이래요. 작을 소자, 사슴록자... 하늘에서 보면 섬 전체가 사슴처럼 생겼대요.. 아마도 선착장이 있었던 녹동이란 곳도 사슴골이 아니었나 싶어요. 그리고 소록도는 3무도 (없을 무..자임..)로도 불리운대요. 우선, 대문이 없구요, 섬 전체가 국유지이고, 모든 가옥들이 관사이기때문에, 세금이 없대요... 그리고..묘지가 하나도 없어요.직원이나 그 가족들이 숨을 거두면 섬 밖에 묻구요, 환자분들이 돌아가시면 화장을 해서 납골당에 모신대요. 그 납골당을 "만령당"이라고 부르는데, 그 이유는 지금까지 약 9600여명의 혼령을 모셨기 때문이래요. 그리고 작년까지만해도 섬을 전혀 민간인들에겐 개방하지 않았었대요. 1년에 단 한 번, 개원 기념일인 5월 17일에만 개방했었다는군요. 그리고 올해로 개원 79주년이 된다고 해요. 올해부터 일반인들에게 개방하기 시작했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소록도에 대한 얘기-소록도의 원장들과 소록공원얘기...를하면서 한 30분 가까이 걸어왔을 거예요. 오른쪽으로,"소록우체국"이라는 작은 빨간 간판과 전북 고흥군 도양읍 소록도 출장소 라는 간판의 작은 건물이 나오더군요.. 그 아저씨는 그 출장소의 소장님이셨던 거예요..아저씨는 "오늘 학생은 참 좋은 길동무 만난 거예요..여기서부터 길을 따라 주욱 걸어가면 병원이 나올거예요. 그리고 병원 두 동을 연결하는 구름다리 밑으로 가면 소록도 공원의 입구가 나와요. 구경 잘 하구요, 갔다 와서 궁금한 거 있으면 와서 물어봐요." 하시면서 출장소 안으로 들어갔지요. 저도 따라 들어가서 염치불구하고 볼펜 한 자루를 빌려들고 나왔어요.아까 수위실에서 너무 겁먹은나머지 필기구를 하나도 안 가지고 나왔었거든요.. 거기서 10m쯤 부터 "여기는 국립 소록도 병원입니다.." 로 시작되는 안내문이 붙어 있고, 대문대신 병원 입구를 알리는 그 예의 흰 말뚝이 서 있었죠.. 다시 한 번 눈물이 핑 돌게 하는 처절한 붓글씨.. "우리들의 투병생활 / 내일이면 행복온다" 한참을 그 앞에 서 있다가 전진했지요. 일제시대때 만들어진 곳이라, 벚나무 등, 일본을 생각나게 하는 나무들 또는 일본에서 가져다 심은 나무들이 많았어요. 그리고 병원건물까지는 거기서부터도 한참이었어요..아무리 걸어도 건물이 보이지 않았으니까요. 길을 섬 가장자리를 따라서 만들어놓았더군요. 가는데 계속 오른쪽은 바다고 왼쪽은 산이었어요. 그렇게 조용한 바다는 생전 처음이었어요.. 아주 조용하고 잔잔한 바다를, 바다 사람들은 "장판"이라고 부른다죠? 강릉에서 경포를 옆에 끼고 살았던 저도 그 "장판"이라는 단어가 바다를 묘사하는데도 쓰일 수 있다는 걸 그 때 처음 알았어요. 길에서 조금만 내려가면 바닷물에 손을 담글 수 있었어요. 하지만 그건 돌아올 때 해 보기로 하고 계속 걸어갔지요. 걸어가는 동안 너무 조용했어요. 바다엔 조금의 파도도 일지 않았었는데, 바람에 의해 해변에서, 정말 아주 가장자리에서 물결이 찰랑이는, 그야말로 찰랑이는 작은 소리마저 들릴 정도로.. 근데, 그 찰랑이는 소리마저도 왜 그리 애잔한지...물은 또 왜 그리 깨끗한지.. 왼쪽으로는 진달래가 피어 있고 그렇게 또 30분 가량 걸은 거 같아요. 드디어 병원 건물이 보이고, 아저씨께서 말씀하신 공원 입구가 보이더군요. 사실, 제가 소록도를 고집한 것도 이 공원의 이야기를 읽고나서부터였지요. 이 공원은 1936년 12월 1일 착공되어서 1940년4월 1일에 완공되었는데, 불구 원생 (즉, 나병 환자들) 6만명이 동원되었었고, 규모는 6천 평 정도였대요. 그때는 나병 환자는 사람 취급도 못 받던 때라, 너무 환자들을 혹사시켜서 엄청난 인원이 공원을 조성하면서 목숨을 잃었다고 하지요. 특히, 공원 내부에 있는 한하운시비는, (꼭 운주사의 거대한 와불처럼 누워 있어요) 거대한 화강암인데, 완도에서부터 옮겨 온 거래요. 근데, 그 바위가 너무 무거워서.. 그걸 옮기던 사람들이 지쳐서 바위를 내려 놓으면 일본인 감시자들의 채찍에 맞아서 죽고, 또 메고 가다가, 그리고 그 바위를 그 위치에 놓다가 거기에 깔려서 죽고... 그래서 "메도 죽고 놓아도 죽는 바위" 라고 불렸다고 하지요.. 그 이야기를 읽은 후 부터 소록도행을 결심했던 거지요. 정신이 흩어지면 흩어질 수록 점점 더 가고 싶어 졌었어요. 그런 숙연한 곳에 가면 나를 좀 더 다잡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죠.. 그리고 눈과 마음이 맑아져서 올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리고, 저의 그러한 생각은 조금도 빗나가지 않았지요. ############################################################################# Lonely People Always Together !!!! * ~~~~~~~~~~~~~~~~~~~~~~~~~~~~~~~~~~ * ( I Couldn't Say Why You and I Are Gemini.....) * * * * ######################## From the Constellation of ###### Cygnus....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