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S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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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mania (미치니)
날 짜 (Date): 1995년04월19일(수) 19시58분49초 KST
제 목(Title): 시그너스의 여행이야기(5)


쓴사람: cygnus (Alice Cooper) on board 'Tour'
날짜:      Tue Apr 11 01:22:53 1995
제목:     시그너스의 여행이야기(5) - 감은사지에서 대구까지2



지나가는 차들은 많은데, 하나같이 물좋은 (시그너스는 물좋은 동네 또는 그 
분위기를 무지무지 싫어함..-온천 빼고) 그런 분위기의 쌍쌍이 앉아서 저와 
가출소년을 힐끗 쳐다보고는 쌩하고 가 버리데요..

저와 가출소년은 계속, 에이, 서러워서... 빨리 차 사야지....만 반복..

7시 20분쯤 되었는데, 그리고 우리는 기대도 안 했는데, 청록색 갤로퍼 한 대가 
와서 우리 앞에 서더니, 무조건 타래요..

경주역까지 태워다 주겠대요.. 우리는 이게 웬 떡이냐.. 하면서 탔지요..

그 아저씨는 포철에 근무하는 기사래요. 막 퇴근해서 경주역으로 친구 만나러 
간대요. 그리고는 횟집도 하나 경영하고 있고, 또 뭐라더라.. 오퍼상도 하고 
있고...뭐, 제 두뇌 용량이 그 아저씨의 직업을 다 기억하기엔 턱없이 
모자라더라구요.

그리고, 노래로는 새타령과 성주풀이를 좋아한대요. 그건 시그너스도 좋아하는 
노래기땜에 같이 신나게 불렀죠..

그러더니 그 아저씨는 또 자기는 교회에 다닌대요.. (비록 술, 담배 다 
하지만..)그랬더니, 우리의 가출소년도 자기도 술, 담배 다 하는 기독교인이라며 
한동안 둘이 찬송가를 부르는거예요.

그러더니 또 이 아저씨가 갑자기 반야심경을 외자, 우리의 가출소년또한 같이 외지 
뭐예요.. 마하반야....에서부터, 아제아제바라아제 바라승아제.. 까지..
그 모습에 시그너스는 돌아버리는 줄 았았어요..

그 아저씨는, 자기는 결혼은 했지만 X-세대라나 뭐라나... 그래서 나이를 물어 
봤더니..

세상에... 71년생이지 뭐예요.... 순간 비감에 빠진 시그너스... 남은 저 나이에도 
결혼도 하고 돈도 잘 버는데 나는 왜 이 나이 먹도록  이모양 이꼴일까....

경주역에 도착한 아저씨(?) 는,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이라며 차를 한 잔 사 
주겠대요. 그러면서, 자기가 경영하는 횟집의 전화번호를 적어주시더라구요

감포 근처의 횟집인데, 오면 공짜로 먹여주고 재워 줄테니, 여름에 친구들이랑 
같이 오래요...(시그너스랑 같이 갈 사람!!!! 손들어 봐요!!)

거기서 서로의 전화번호를 교환하고 아저씨(?)와는 헤어졌지요. 우리의 가출소년은 
수첩도 가방도 없었기 때문에 한 번 뭔가를 적을때마다 저의 POST-IT을 얻어서 
워크맨에 붙일 수밖에 없었죠.. 그리고 한 번씩 담배를 찾을때마다 바지 주머니의 
그 많은 TAPE들을 다 꺼내 놔야 했었기에 큰 불편을  겪었죠.

그래서 우리는 모두 다음과 같은 교훈을 깨달았어요.

"집 나올땐 필히 가방을 가지고 나와야 한다!"
~~~~~~~~~~~~~~~~~~~~~~~~~~~~~~~~~~~~~~~~~~~

어쨌든, 경주역에서 광주로 가는 기차를 찾았는데, 아무리 봐도 광주쪽으로 가는 
건 없더군요.. 이상해요.. 지도에는 분명히 경주에서 광주까지 철로가 나 있는데..

그래서 대구에 가면 있겠지.. 하면서 대구로 가기 위해 터미널로 갔지요.

하여튼, 그날은 이상했어요. 경주에서  다른 곳 가는 사람들은 없는데, 왜 대구 
가는 사람들만  그렇게 많은지..

30분을 줄 서서 기다리고도 결국은 입석을 타고 갈 수밖에 없었어요.

대구 역에 와서 눈을 씻고 보아도 광주행은 없었어요.. 광주로 가려면 대전까지 
가서 갈아타야 한대요..

그래서 다시 버스터미널로 갔는데, 거기도 역시 광주행은 없었어요.

난감해진 시그너스... 그렇다고 여기서 하루 묵으면서 여관비를 날릴 수도 없는데..

어떻게든 밤차를 타고 광주로 가야하는데...

근데, 대구는 알고 보니까 운수회사별로 터미널이 따로 있더라구요..

우리의 가출소년과 한참을 헤맨 끝에 드디어 광주고속 터미널을 찾아냈어요.. 그때 
시각이 11시쯤..

그리고 마침 11시 50분에 출발하는 광주행 심야 우등버스가 있더라구요.

이거타고 가면 새벽 5시 쯤이면 도착하겠지.. 그리고 해 뜰때까지 한시간이야 
어떻게든 개길 수 있겠지... 하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었지요..

근데, 사람들에게 불어보니까 광주까지 3시간이면 간다는 거예요...

그럼 거기 도착하면 새벽 3시... 가장 황당한 시각... 그것도 여자 혼자서....

걱정은 되었지만, 가출소년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버스에 올라탔지요..
 
터미널 앞에서 가출소년이 선물이라며 사 준 임시의 이어폰으로 힘들게  음악을 
들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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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nely People Always Together !!!!              * 
                  ~~~~~~~~~~~~~~~~~~~~~~~~~~~~~~~~~~            * 
          ( I Couldn't Say Why You and I Are Gemini.....)    *  *  *
                                                                *
 ########################  From the Constellation  of  ######  Cygnu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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