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S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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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mania (미치니)
날 짜 (Date): 1995년04월19일(수) 19시56분28초 KST
제 목(Title): 시그너스의 여행이야기(3)


쓴사람: cygnus (Alice Cooper) on board 'Tour'
날짜:      Tue Apr 11 00:01:37 1995
제목:     시그너스의 여행이야기(3) - 포항에서 감은사지까지


드디어... 시작이었어요..버스타기 전에 워크맨도 하나 샀겠다, 이젠 정말 나 
혼자겠다...미친 사람처럼 버스 안에서도 자꾸만 웃음이 나왔어요..

맞은편 자리의 꼬마는 자꾸 날  쳐다보고..

강릉에서 포항까지는 4시간 30분에서 5시간 정도 걸려요..뭐 버스 운전기사님께서 
휴게실에서 얼마나 오래 쉬시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지만요..

강릉에서 포항까지...지도가 좌악 연상이 되시죠? 동해안으로 붙어 있는 그 
도로말예요.

아마 우리나라에선 최상의 드라이브코스이지싶어요.. 동해를 옆에 끼고 
4시간정도를 달린다고 생각해 보세요..

참고로, 전 첨에 대학와서 친구들이 인천으로 바다보러 가자고 했을 때 많이 
기대를 하고 갔었거든요.

근데, 일주일에 한 번은 태평양에 발을 담그고 놀던 시그너스의 눈엔, 인천은 
바다라기보다는 ... 늪 같았어요..

남해도 그다지 큰 감동을 주진 못했구요..

정말 동해는 장엄하지요..여러가지 아름다움의 형식들 중에서 가장 먼저 사람을 
사로잡는 것이 장엄미라고들 하잖아요?

그날은 바다 색도 어쩜 그리 예쁜지..버스 안에 있어도 가슴이 탁 트이는 거예요.

아직도 강릉-포항간 국도를 내차로든 남의 차로든 달려보지 못하신 분들은 꼭한 번 
가 보세요.

* 그 사이에, 울진 가기 좀 전에 덕구 온천이라고 있거든요...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온천을 탐방 한 경력이 있는 시그너스가 가장 물(?)좋은 온천이라고 추천할 
만한 곳입니다.물의 점성(viscosity)부터가 다르지요..

덕구온천에서 여행의 피로를 풀고, 다시 남쪽으로 차를 몰아서 불영계곡을 보시는 
것도 좋을 거예요. 특히 가을의 단풍은...
한계령과  내장산 다음으로 아릅답지요. 

그리고 망양정도 꼭 가 보세요. 거기에 올라가면 눈 앞이 온통 바다랍니다..다른 
바다처럼 백사장이 보이거나, 낙산사처럼 바위 절벽이 보이거나 한 것이 아니고, 
그저 온통 바다 뿐이예요.말만 들어서는 잘 믿기지 않으실텐데, 어쨌든, 옆의 
소나무 몇 그루를 제외하고는 바닷물만이 시야에 들어오는, 아주 특이한 
곳이랍니다. *
 
음.. 쓸 데 없는 말이 너무 길었군요.

차는 잘 달리고, 듣고 있던 피아노로 된 Rock --Dr.Z 의 드럼과 피아노도 무지 
시원하고...거기까진 모든 게 다 좋았어요.

3시 가까이 되어서 포항 터미널에 도착 했지요..시그너스는 서점을 마구 찾았는데,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와 그곳에 가면 살 맛이 난다.. 를 참고하려구요) 없더군요.

그래서, 예전에 '그곳에..' 에서 보고 메모해 두었던 등대 박물관에나 들러 보기로 
했어요.

등대 박물관은 '장기' 라는 곳에 있어요. 고속터미널 바로 옆이 
시외버스터미널인데, 거기서 장기 가는 버스(종점은 감포-&감포까지는 2000원)를 
타고 1200원을 내면 박물관 근처까지 갈 수 있대요. 

터미널 의자에 배낭을 세워 두고 잠시 시각표를 바라보는데, 아니, 누가 나의 
멱살을 휙 나꿔채지 않겠어요?
그리고 쿵! 하는 소리... 정신이 아뜩해 져서 사방을 둘러보는데, 내 주위엔 아무도 
없구..(멱살을 잡은 사람조차도요..)

정신을차려 보니, 워크맨은 배낭 안에 있었고, 난 이어폰을 꼽고 리모콘을 조끼에 
께워두었었는데, 알지 못할 어떤 이유로 인해 배낭이 앞으로 떨어진 거예요.
그래서 시그너스도 앞으로 당겨지고, 엄청난 배낭의 질량으로 인해 결국은 
리모콘에서 전선들이 모조리 빠져버리고 말았더군요... 눈물이 날 지경이었지만, 
어쩌겠어요.. 저의 부주의인걸..

리모콘을 열려고 노력해 봤지만, 이건 나사도 없는 거라, 특별한 도구가  
필요하겠더라구요. 연다고 해도 그때 제게  납땜을 할 도구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근처의 전파사도 가는 날이 마침 식목일이라, 기술자 분들도 모두 쉬신다더군요.

그래서 포기하고 감포가는 버스를 탔지요.

기사 아저씨께 신신당부하는 것도 잊지 않았어요.

"아저씨, 제가 여기 초행인데요, 장기에서 저 내리라고 꼭 좀 얘기해 주세요..
  꼭 말씀 해 주셔야해요..."

맘 좋게 생기신 아저씨는 그러마고 흔쾌히 대답을 하셨지요.

포항 제철 옆을 지니기고 있는데, 옆자리에 앉은 남학생이 말 을 걸더군요.

자긴 경북대 의예과 1학년인데, 혼자 가기도 심심하니까 얘기나 하자는 거였어요.

(그때 시그너스의 인상착의: 하늘색 티셔츠, 빨간 조끼, 블랙진, 그리고 까만 
모자--이렇게 하면 아무래도 좀 어려보이지요..)

뭐 딱히 거절할 구실도 없고 해서 이얘기 저 얘기 했지요..

자기는 대구에서 감포를 보려고 왔대요.. 다른 때는 경주에서 감포로 갔었는데, 

오늘은 특이하게 포항에서 접근해 보고 싶었대요... 그리고 자기는 오늘 집을 
나왔대요 (즉, 가출했대요...) 아무리 봐도 빈손인 것 같은데..

상당히 마른 애 였었는데, 바지 주머니에서  뭔가가 끊임 없이 나오는 거예요.

영화 마스크 보셨어요? 거기에서 마스크 쓴 짐캐리의 주머니에서 말도 안 되는 
것들이 막 나오잖아요? 거의 그 수준이었어요.

우선 워크맨이 나오고, 다음에는 tape 가 하나씩 나오는데, 일곱개 까지 나오는 거 
있죠? 그리고 지갑이랑 돈이랑 담배, 라이터...

왜 집을 나왔냐고 하니까 ... 여자친구 문제래요... 얘길 들어 보니까 "잘못된 
만남" 그 자체 더군요..

그렇게 한시간 반쯤 갔을 거예요..불안해 진 시그너스는 사람들에게 물어보기 
시작했죠.
"저, 아주머니, 장기 지나 왔어요?" "글쎄... 잘 모르겠는데.."
급기야는 기사 아저씨에게 여쭈어 봤지요..아저씨는 간단하게,

"지나 왔어."

그러고는 아무 일 없다는 듯....태연...

어쩌겠어요? 좀 있으면 종점이라는데... 모르는 데서 중간에 내릴 수도 없고..

그리고 감포와 그 근처에 있는 감은사 터도 평소에 은근히 가보고 싶었던 터라 
(하지만, 그게 거기 있는 지를 몰랐었어요..) 종점까지 갔지요.
그리고 시그너스의 다음 예정지가 광주쪽이었기때문에 또 돌아간다는 건 무리였어요.

종점에서 다시 대왕암 가는 차를 탔어요.. 종점은 시장 한가운데더라구요.
그 유명한 문무대왕릉을 보겠구나.. 하는 맘에 들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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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nely People Always Togethe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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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 Couldn't Say Why You and I Are Gemini.....)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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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rom the Constellation  of  ######  Cygnu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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