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S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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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Music (니꼴리오?~燻)
날 짜 (Date): 1994년11월07일(월) 17시00분35초 KST
제 목(Title): [니꼴라오의 향수] 다같이돌자 동네 한바퀴


내가 어릴적 살던 동네는 '후생주택'이라고 하였다.

1호부터 100호까지 모두 100채가 있었는데 말이 '후생'주택이지 완전 '후진'주택

이었다. 지금도 그 동네가 있는데 집을 개조하여 번듯한 2,3층 양옥이 많이 들어서

있지만 그때만 해도 모두 초라한 기와집들이었다. 그러나, 우리가족이 처음으로

집을 사서 정착했던 '후생주택 62호'는 아직 정겨운 추억으로 내 머리속에 가득하다.

동네 아이들과 낮에는 주로 연탄재 전쟁놀이를 했고 밤에는 모두들 바퀴벌레처럼

기어나와 숨바꼭질이나 동네돌기 이어달리기를 했다. 

나는 숨바꼭질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내가 숨으면 애들이 금방 찾아내어 술래가

되기 일쑤였기 때문에...(사실, 어리숙하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자랐다.)

대신 뜀박질 하나는 잘 했다. 나보다 나이 많은 형들도 단숨에 제쳐버리곤 했었다.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고 후생주택 사람이라는 동질감도 있어 어른들끼리도

정말 정다운 이웃으로 지냈다. 여름이면, 평상을 내놓고 아주머니 아저씨들이 모여

앉아 부채로 모기도 쫓고 더위도 식히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밤늦도록 나누기도 

때문에 우리 꼬마들의 이어달리기는 때로는 어른들이 합세한 큰 동네 이벤트가 

되기도 했었다. 

이어달리기는 두 패로 나뉘어 동네 한블럭을 돌고 다시 다음 사람이 바톤을 받아

달리고 해서 최종 우승팀을 가리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어른들은 뒤에서 잘 뛰라고

박수를 쳐주었고 그럴 때면 아이들은 무슨 올림픽에나 나간 선수처럼 이를 앙다물고

있는 힘껏 뛰었다. 자기집 꼬마가 뛸 때에는 마음을 조리며 큰소리로 응원하는 

어른들도 꽤 있었다. 그러다가 넘어지기라도 할 때는 안타까워하며 '그런 것도 

제대로 못해서 이 다음에 뭐가 될래?"하고 역정을 내는 엄마들도 있었다. 괜히 

아무것도 아닌데 말이야..그러면, 끝내 아이는 울음보를 터뜨리고....

지금 생각하면 그때만큼 정겨운 이웃은 없었던 것 같다.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끼리

오손도손 살았던 그때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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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나를 꿈꾸게 한다..고 한 사람은 누구인가?
                                                              니꼴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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