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S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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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linuss (라이너스)
날 짜 (Date): 1994년10월18일(화) 02시37분32초 KST
제 목(Title): [10]설악산에서의 이박삼일...2



               1989년 8월  **일

        아침에 일어나니, 온 몸이 무겁다. 어제 하루 걸었는데, 어깨도 

뻑적지근하고 영 말이 아니다. 하지만, 어찌 이말을 하겠느가. 내가 제일 

편하게 왔는데....  홍태가 텐트의 폴을 지고 온것이다. 폴 무게만 해도 우리의

개인짐 무게는 나간다. 내가 몇시간 정도 들었지만 속도가 느려지는것을 보고는 

홍태가 다시 폴을 진다.  아침을  먹고 바로 떠난다. 우리 일행은 총 4명. 어제 그

분이 우리와 함께 대청봉으로 함께 한다.�. 우리의 코스는 수렴동, 구곡담, 양폭,

봉정암, 소청, 중청, 대청이다. 설악산에서도 가장 무난한 코스이다. 


       아홉시쯤에 수렴동을 떠난다. 대피소에 있는 많은 사람들은 우리와는 코스가

다르다. 그 사람들은 더 어려운 코스인 공룡 능선, 마등령으로 향한다. 우리가

가는길에는 올라가는 사람도 내려오는 사람도 없다. 그 저 우리 네 명만 유유히

올라간다. 


       두 시간  정도 올라가니 쌍용폭포에 도착했다. 한 열한시 쯤 되었다. 여기서

점심을 먹는다고 한다. 쌍폭은 떨어지는 물줄기가 두 쪽으로 나누어져 있어

쌍폭이라 불리어진다. 2시간동안 쉬지 않고 걸었더니, 온 몸에 땀으로 졌어 있다.

젖은 땀도 말릴겸 해서 윗 옷을 벗고 바지 차림으로 쌍폭에 뛰어들었다. 갑자기 

홍태, 판석이가 스트립 쇼를 한다.(아니 내가 먼저 했나?) 홀랑 벗고 나서 

쌍폭에 다시 뛰어든다. 지나가는 사람도 없고, 너무 덥고 해서 그만 몰지각한 행동

을 한다. 여름이건만 설악의 물은 너무도 차다. 즉 삼분 이상을 물 속에 들어가 있지

못한다.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도 아닌데, 폭포 앞에서 알몸으로 뛰어드니 우리와

함께 온 분은 어이가 없다는 듯 웃는다. 하지만 우리는 폭포에서 비누칠을 하거나 

머리를 감는 몰지각한 행동은 안 했으니까......  쌍폭에서 멱을 감은 후 흐르는

물을 떠서 그냥 마시거나 점심을 지었다. 점심은 라면으로 때웠다. 라면을 먹은 후

우리는 오늘의 하일라이트인 봉정암으로  향한다.



      쌍폭에서 한 시간 정도 걸으니 앞에 큰 산이 가로 막는다. 길이 어디있냐고

물어보니 이 산을 가로 넘는다고 한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경사가 한 60도 되는 

돌산인데 정상이 멀리 보인다. 다른 길은 없단다. 으으 망했다. 여기서 부터는

인간 본연의 자세가 나온다. 두 팔과 두 다리가 모두 동원된다. 두 팔로 바위 

틈새를 잡고 삐적삐적 올라간다. 한 십분 정도 올라가니 밑을 쳐다 보기가 겁이 

날 정도로 경사가 가파르다. 딴 생각도 나지 않는다. 누구도 얘기를 꺼내는 

사람도 없다. 단지, 올라가야만 하고 잘못 해서 미끄러 지면 생각하기 

싫지만 '클리프 행어'영화의 악당이 되어야 한다.(지금 생각에요.) 물론 산을 

잘 타는 사람들이 봉정암 올라가는 코스하면 누워서 떡 먹기 라고 말하겠지만

나에게는 처음의 바위산 오르기 였기때문에 무척 힘들었다. 한가지 잊지 못 할

기억은 봉정암 근처의 산 꼭대기에 집체만한 바위가 아슬아슬하게 놓여 있는데

사진으로 담아놓지 못한것이 천추의 한이다. (우리는 사진기를 안 가져 갔어요.)

어떻게, 큰 바위가 산 정상에 있을까? 보면 볼 수록 신기한 광경이다.




            바위산을  한 시간정도(기억이 아물아물 하네요) 오르고 나니 다시

산의 능선을 타고 길을 걷는다. 봉정암에서 소청 까지는 한시간 거리. 멀리서 

소청봉이 보이건만 거리는 줄어들지 않는다. 소청봉 근처에 가니 부대가 

눈에 띤다.  이 곳에 근무 하면 언제 휴가 받아 내려갔다가 올라올까?하는 

생각이 든다. 아니,  이 곳에서 군 생활을 하면 등산은 찐하게 하겠구나? 

소청봉에서 중청봉, 대청봉은 가깝다.  대청에 이르니  적지 않은 사람들이 눈에 

띤다. 우리역시 대청봉위에 있는 1707미터라고 표시 되어 있는 바위 옆에서 폼을 

잡지만 사진기를 안 가져 왔으니 증명 사진을 찍을 수도 없고 해서 아쉬워 하는데

어느 분이 우리에게 사진을 찍어주신단다. 광주에서 약국을 경영하시는  분으로

기억하는데, 우리에게 주소를 물으시고는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신다고 한다.(그 분은

몇 달 후에 대청봉에서 찍은 사진을 보내 주셨다.) 대청에서 날씨 좋은 날은 

오색 약수터가 보인다고 하는데, 오늘은 영 아니다. 시간도 벌써 네 시를 넘고 해서

대청동 바로 밑에 대청 대피소가  있으므로 거기에서 설악에서의 두번째 밤을 

보낸다. 밥을 할 무렵, 저 멀리 불 빛이 보이는 듯 하다. 우리와 같이 온 분이

그러는데, 저 쪽이 오색약수터쪽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 불 빛은 산 아래쪽에서

올라오는 안개에 이내 덮여 버린다. 대청에서 보면 어디를 보나 산이다. 내가

보기에는 굉장히 멋있는데, 홍태얘기로는 지리산 천왕봉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란다. 그럼 지리산의 산세는 얼마나 멋있는거야?


     대피소 에서 밥을 하기 위해 물을 약수터에서 받는데, 얼음물 보다 더  차가운

약수물이다. 도저히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차가운 물이다. 저녁을 지어 먹고

시간이 되어 일기도 쓰고 우리와 같이 온 아저씨와 화투를 했다. 일점에 10원 짜리

고스톱을 했는데, 세상에 나, 홍태, 판석이 셋이서 그 아저씨에게 한 사람당 

이천원 씩을 잃었다. 점 백원의 고스톱을 했으면 우리 가진 돈 몽땅 뺏길 번 했다.




         대청에서의 밤하늘은 어제와 같은 장관을  보여주지 않는다. 아까의 산

안개가 온 산을 뒤 덥는다. 오늘 하루도 무척 피곤하고 대청에서의 밤은 여름인데도

몹시 춥기만 하다.





라이너스 반 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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