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S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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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nSei ] in KIDS
글 쓴 이(By): linuss (라이너스)
날 짜 (Date): 1994년10월18일(화) 01시39분11초 KST
제 목(Title): [10]설악산에서의 이박삼일...1





      여러분은 등산을 좋아하세요. 등산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휴일에 운동삼아

동네 앞산을 산책하는 기분으로 갈 수도 있고, 산이 너무 좋아서 며칠 씩 산에서 

아니 몇 달 동안 산에서 사는 사람도  있어요. 가을이고, 조금있으면 단풍구경

하러 많은 분들이 산행을 하실터인데, 라이너스가 잊지못할 등산을 한 적이

있거든요. 여름에 간 설악산도 가을에 단풍 구경하러 가는 설악산 만큼이나 

멋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해요. 물론  진짜로 산을 좋아하시고, 사랑하시는 

분께서 제 글을 읽는다면, 저는 공자 앞에서 문자 쓴 꼴이지만요.....

옛 기억을 더듬어서 일기 처럼 쓸게요.







                   1989년 8월 **일

       상봉터미날에서 홍태, 판석이를 8시 반에 만났다. 이번 산행은 갑자기 

홍태와 장난으로 얘기 하다가 이루어진것이다. 나 역시 산에 갔다고 말을 했지만 

본격적인 등산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작해야, 도봉산이나 북한산의 당일 코스만 

다녔을 뿐....   두 친구들은 정각에 만날 수  있었고, 속초를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싣는다. 9시에 출발한 버스는 가는 곳 마다 정차한다. 우리의 이번 산행은 

설악산 종주, 대부분의 친구들은 참가하지 못하고 세명이서 설악산에 도전한다.

오후 3시 반경에 우리의 목적지인 용대리에 도착했다. 사람들은 백담사에 전직

대통령이 칩거하여서 백담사에 접근하지도 못할 것이라고 충고 한다. 몇 달전에

대학생들이 이 근처에   와서 시위를 했기 때문에, 나의 어머니도 걱정하신다. 

하지만 홍태가 알아낸 최신 정보로는 모든 소문은 낭설이며, 용대리에서도 설악산

등산은 가능하다 한다. 만약 설악산에 못 들어 간들 근처에서 놀다 오면 되지 뭐

하는 생각으로 설악산 등산을 감행한 것이다. 역시나 우리가 이른 아침에 출발

하여 용대리에 도착하였건만 용대리 앞 버스 정류장은 한산 하기만 하다. 

     

       오늘 우리의 목표는 수렴동 대피소, 무슨 일이 있어도 여기 까지는 가야 

한다. 용대리 버스 정류장서 부터 수렴동 대피소까지 지도에 나온 소요 시간은 

약 4시간, 어서 서둘려야 한다. 


       용대리 어귀서부터 공원 관리소 까지는 당연히 포장이 되어 있는데, 공원 

관리소에서 그 안까지도 포장이 되어 있다. 지프 한대가 다닐 정도로 아스팔트 

포장이 백담사 안까지도 되어 있단다. 공원 입구서 부터 전경의 검문은 시작된다.

출입 목적이 등산이라고 말하고, 주민등록증 검사만 하고 그 친구들이 자기네

무슨 장부에 우리들 주민등록 번호를 적더니 아무말 없이 통과 시켜준다. 입구서

부터 백담사 까지는 약 2시간 정도. 들어가는 도중의 왼쪽에 펼친 백담 계곡은 

글로서는 도저히 표현이 불가능하다.  등산객들이 6개월 동안만 출입을 안하면

우리의 산과 계곡도 저렇게 멋있어 질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만약

이곳(백담 계곡)에 전직 대통령이 없다면 아무나 이곳에 출입했을 것이고,

백담계곡 여기 저기에서 고기를 구워먹고, 수영하고, 빨래하고, 백담계곡을 

더럽혔을것이다. 대통령 덕분에  백담계곡은 오랜만의 휴식을 취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그렇게 싫어하는 대통령인데, 백담계곡에게 있어서는 은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우습다. 우리는 백담계곡을 끼고 계속 올라간다. 얼마나 

계곡물이 깨끗한지, 잠시 계곡에  앉아서 쉬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계곡안에서는 

귀가 아플 정도로 물소리가 요란하다. 물소리가 이렇게 크게 들리기는 고등학교때

박지원 선생이 중국에 갈때, 물 얘기를 쓴 것 같은데, 그 글이 이해가 될정도이니..




     오후 5시쯤 되었을까? 설악산의 오후는 벌써 어둑어둑 하다. 빨리 수렴동

대피소에 가야 하는데, 불행이도 아무도 전에 설악산에 온 적이 없어 불안하다...

백담사 가까이 가니 배치된 전경의 수는 더욱 많아 진다. 어떤 전경은 계곡에서

천렵을 하여 손바닥만한 물고기를 주전자에 담아 가져간다. 그 전경은 반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다리에 큰 상처가 보인다. '훈련 받다 다쳤을까? 아니면 산에서 

굴러서 저런 큰 상처가?' 처음 보는 사람도 걱정케 하는 큰 상처를 가진 전경이건만

물고기를 들고 가는 그의 얼굴에서는 만족감(?) 혹은 행복함이 느껴진다. 바로 

왼쪽의 백담사에서는 전경 수십명의 운동 소리가 들린다. 우리는 잠깐 백담사에

들려 거기 계신 유명한 분의 사인을 받을까(?)하다가 곱게 설악산에 올라가자는 

홍태의 제안을 받아드려 아쉽게 백담사를 뒤로 한다. 



     백담사 까지  포장된 길을 걸었다고 한다면 여기(백담사)에서부터는 완전 

산행이다. 표지판만 보고 수렴동 대피소에 가야 한다. 여기서 우리는 뜻밖의 

은인(?)을 만났다. 혼자 등산 하는 아저씨를 만났는데, 그분도 수렴동 대피소에

간다고 한다. 어둑 어둑한 날씨에 우리 같으면 길을 잃은것 같아 헤멨을터인데,

그 아저씨는 자기만 따라 오란다. 가면서 들은 얘기로는 그 분은 매년 여름에는 

설악산에서 산다고 한다. 6월 부터 8월 까지 삼개월 동안 설악산 여기저기를 

다니다고. 직업이 뭐 냐고 묻고 싶었지만 너무 실례되는것 같아 참는다. 하여튼

기인이라면 기인인 산을 사랑하는 분을 만났다. 덕분에 우리는 고생을 덜한다.

6시가 지나니 설악산의 어둠이 깔린다. 나는 약간 걱정이 되지만 그분은 

야갼에서도 설악산을 누볐다 하니 약간은 안심이다. 결국 우리는 오후 7시가 훨씬

넘는 시간에 수렴동 대피소에 도착하였다. 용대리에서 수렴동 대피소 까지 우리만 

걸었다고 생각했는데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있다. 말을 들어보니 여기 모인 

사람들은 전문적인 베테랑이라고 한다. 마등령, 공룡능선, 가야동 계곡은 힘든 

코스로서 우리같은 병아리 들은 입장조차 안된다고 한다. 어느 능선은 손바닥

한뼘되는 길이 산 중턱에  있는데, 아무나 그 능선은 타지 못한다고 한다. 



      우리는 얼른 저녁을 지어먹고 텐트를 치고 자리에 누었다. 우리를 인도한 

그 분은 일인용 텐트를 가져 다니므로 우리는 우리 텐트에서 잠을 잤다. 하늘을 보니

하늘이 별로 가득하다. 가사에 '별이 쏟아지는 해변으로...'라는 노래가사가 

있는데, 별이 쏟아진다는 것이 어떤것인지를 실감한다. 이거는 하늘을 쳐다보기가 

겁이 날 정도 이다. 하늘에서 별들이 무너져 우리에게 떨어지면 어쩌나 하는 

바보같은 생각을 한다. 내 길지 않은 평생에 이렇게 많은 별을 보기는 처음음이다.

아니, 일생동안 볼 별을 오늘에 다 본 느낌이다. 별을 셀 엄두도 나지 않는다.

이런 상상 속에 잠을  청했고, 내일은 훨씬 더 힘들다는 아저씨말에

걱정을 하며 잠이 들었다. 




       라이너스 반 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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