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MN ] in KIDS 글 쓴 이(By): bigrock (임꺽정) 날 짜 (Date): 1998년 11월 9일 월요일 오후 12시 29분 04초 제 목(Title): 마리씨, 정말 대단 이러다간 혼자서 도배 하시겠어요. 이곳 글을 읽는 분들을 도처에서 많이들 뵈는 데, 요새는 잘 안적어지는 모양이군요. 아마도 겨울이되어 손이 곱아서 그런지, 나도 분발?해야 겠네요. 언제나, 누구나 바쁘지만, 그래도 시간을 내서리. 바쁘다? 대학에 다닐적에, 나는 학교 뒷산에 올라가 보는 것이 소원이었다. 너무나도 바빠서 시간이 좀체로 나질 않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꽤 높아보여서 잘 마음이 내키지도 않았다. 봄에 진달래가 예쁘게 피는 시기에는 중간고사를 봤고. 여름에 산이 울창할적에는 너무 더워서 올라가기 싫었다. 가을 단풍이 아롱다롱 예쁘게 질적에는 다시 또 2학기 바쁜 시기이기에, 시간을 내지 못하고, 그냥 먼산으로만 바라보면서 학교를 다녔다. 늘 마음속으로는, 졸업하면 시간내서 올라가 봐야지.... 장가가면 식구하고 같이 올라가 봐야지... 애가 크면, 애들 데리고 올라가 봐야지... 그러나, 그것은 큰 착각이었다. 졸업하고나서도 올라가 볼 시간이 없었고, 대학원 2년을 더 다녔어도 올라가 볼 시간이 없었다. 장가들면? 장가들고 안들고와는 상관도 없었다. 이제는, 애가 커도 함께 봄꽃구경갈 시간이 없을거라는 걸 느끼고 있다. 지금에 와서, 대학다닐적을 생각해 보면, 그때 내가 정말 그렇게 시간이 없었나? 생각을 하곤한다. 인제 와서는 엉뚱하게도, 내가 다시 대학을 다니면, 꼭 올라가 봐야지... 하며, 지나간 세월을 생각한다. 요즈음엔 주말마다 주립공원을 돌아보고 있다. 여름에는 먼데를 다녀왔지만, 요즈음은 가까운 데를 가본다. 엉성한 나무들, 썩은 초목들, 을씨년스런 숲과 호수, 강. 완연한 가을의 끝. 그리고, 겨울의 시작을 볼 수 있다. 지난주에는 사슴도 봤다. 잎이 다떨어지고 허전한 숲이 다보니 다른때 안보였던 것들도 잘 보인다. 모든 것이 미네소타에서 공부했던 기억과 함께 남을게다. 아이들에게도 집사람에게도 주말마다의 산책은 잠깐의 휴식을 준다. 요즈음 정말로 바쁘지만, 지금 못하면 영영 못한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