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MN ] in KIDS 글 쓴 이(By): bigrock (임꺽정) 날 짜 (Date): 1998년 7월 23일 목요일 오전 06시 47분 39초 제 목(Title): 더웠던 기억[1] 라디오 뉴스를 들으니 (미국) 남쪽 지방의 더위가 엄청 심한 모양이다. 100명이 넘게 더위로 죽었다는 데, ... 그중 반 이상이, 좋은 나라(?) 미국으로 밀입국하려고 월북(?)하던 멕시코 사람들이라니 그것도 참. 그래서, 텍사스등의 멕시코와 접한 주에서는 요즈음의 국경 수색이, 밀입국을 막으려는 게 아니라 빨리 찾아서, 더위에 사망하기전에 찾아내자 라고 한다. 화씨 100도를 넘는 날이 연속으로 2주를 넘으면서, 주정부 public health 부서에서는 공무원들이 전 가옥을 가가호호 방문중이라고 한다. 혹시나 변을 당한 사람이 있을까 염려해서, 그러니까 혹시 에어콘이 고장이라도 난 집이 있으면 그것은 곧 사망까지 갈 수있는 심각한 문제이니까. 돌아다니는 공무원들도 2인 1조로 다닌다고 한다. 혹시 한 사람이 더위에 사고라도 당하면, 다른 사람이 그 사람을 구조해 주어야 하니까. 참 말로 ... 더위가 장난이 아니다. 여기 미네소타도 이렇게 더운데야 남쪽은 얼마나 더울까 ? 지난 여름 샌디에이고에 갈적에 지나간 길이 생각난다. 가장 더웠던 데가, "그랜드캐년"에서 "샌디에이고"까지 가는 국도 였다. 나는 고속도로를 택하지 않고, 지름길이라고 생각되는 국도를 선택하여 출발하였는 데, 처음에는 그런대로 괜찮았다. 아무래도 "그랜드 캐년"이 있는 아리조나는 고원지대이니까... 점심때 출발하여, 두세시간 가량을 달려가니까 이제는 조금씩 내리막길이었다. 큰 산을 (대관령정도?) 왕복 2차선 좁은 길로 한시간 가량 내려가야 한다. 그 산 중턱에서 내려다보니, 저쪽으로 가물가물 평지인데. 황토색으로만 보이는 걸보니 분명 물기가 없이 바짝마른 땅이라 생각되었다. 나는 10년이 넘은 미니밴을 가지고 여행하고 있던중이라, 에어콘도 마땅히 켜지 못하고 다녔었다. 지도를 보니, 저기 더운 땅을 세시간가량은 달려가야 할 것같았다. 곧 내려가서 보니, 과연 정말로 대단히 더운 곳이었다. 나무나 풀이 있기는 하지만, 다들 바짝 마른 상태이다. 자세히 보면 죽지는 않고, 그저 말라만 있을 뿐이다. 비닐하우스에서나 봄직한 굵은 선인장들이 여기저기 팔을 벌리고 서있다. 정말 지루하고, 텁텁하며 걱정되는 여정이었다. 라디오도 안나오고, 벌레도 없고, 주변에 사람살만한 데가 빤히 없어 보인다. 후덥지근한 모래바람만이 휭휭불어댈 뿐이다. 여기에 좀더 있다가는 죽기 십상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