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MN ] in KIDS 글 쓴 이(By): bigrock (임꺽정) 날 짜 (Date): 1998년 6월 18일 목요일 오후 01시 31분 45초 제 목(Title): 아! 한글과 컴퓨터[2] 심순애가 김중배에게 팔려가야만 하는 현실은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불법 카피를 하면서도 '아래아 한글'을 잘 만들었다고 칭찬하고, '한글과 컴퓨터'에 대해 이러 저러 얘기를 해왔던 우리가 아니었던가 ? 윈도우즈 버전의 '아래아 한글'이 출시된지 얼마안되어서 이다. 어느날 그 사장을 만났을 때, 무심코 하나를 얻을라고, (나는 꽁짜를 되게 좋아한다) 'CJ아 새로 나온 한글 하나 다구' 했더니, 이친구 대뜸, '안돼' 였다. 그동안은 도스 시설 새 버전이 나올 때마다 하나씩을 받았었다. 그리고, 나는 그 댓가로 내 책이 나올 때 마다 한권씩을 줬다. '안돼, 너라도 하나 사 다오' 하는 거다. '이크, ... 쩝' 자초지종을 들으니 이해가 간다. 어려운 환경에서, 심혈을 기울여 만든 제품들인데, 그게 제 값을 못받는 현실을 하나하나 이야기하는 데, 낮이 뜨겁다. '먹여살릴 회사 식구가 몇명이구,' '1년에 들어오는 돈, 연구비로 투자해야 하는 돈, ...' '건물 임대료는 얼마..' 오늘과 같은 상황은 비단 IMF가 아니더라도 그전부터 예견되던 것이었다. 며칠뒤 나는 안양역전앞에 지하상가에 있는 어떤 컴퓨터 가게에가서 정품으로 하나를 샀다. 대기업의 경쟁적 참여도 문제다. 뭐하나 된다 싶으면 너나 다 뛰어든다. 한때 '아래아 한글'을 번들(컴퓨터에 끼워 공급하는 소프트웨어들)로 제공하는 문제를 몇개의 대기업들과 협의가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그 기업들이 저마다 자기네 회사가 (다시)만든 한글 제품들을 끼워주거나, MS제품을 이용하기 였다. 마이크로 소프트사는 IBM에서 키워줬다. IBM은 하드웨어만 만들기로 하고, 소프트웨어 OS는 그당시의 하잘것없는 마이크로 소프트사에 준 것이다. IBM에서도 자기네 DOS를 만들기도 하였으나 곧 중단하였다. 내가 아는 그는 자기 집도 없이, 전세에 살고 있었다. (결혼전에) 자가용도 없어, 늘 택시나 지하철을 타고 다녔다. 실제로는 운전면허증이 없었다. 얼굴이 팔리고 난 다음부터는 지하철은 못타고 다녔다. 늘 신문이나 컴퓨터 계통 잡지를 달고 다니며, '사장은 바쁘더라, 읽을 것도 많고, 생각할 것도 많고 ...' 일요일도 쉴수가 없다던 친구였다. 결혼할 적에 잠시 밝은 얼굴을 볼 수 있었지만, 이제 오랬동안 그 친구의 밝은 모습을 보기 어려울 것 같다. 회사가 문을 닫는 것도 아니고, 경영권을 잃은 것도 아니지만, 이제 심순애는 그동안 사랑하던 이수일(아래아 한글)을 쳐다볼 수 없게 되었다. 그걸 보고 있는 관객의 한사람으로써도 안타깝다. 우리 나라에는 지금도 또 생겨나는 벤처 기업들이 많다. 그 회사들이 잘되었으면 좋겠다. 그런 많은 크고작은 회사들이 다 잘되어갈 때, 우리 나라의 밝은 미래가 보장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