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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MN ] in KIDS
글 쓴 이(By): bigrock (임꺽정)
날 짜 (Date): 1998년 6월 18일 목요일 오후 01시 30분 46초
제 목(Title): 아! 한글과 컴퓨터[1]

며칠전에 한글과 컴퓨터회사에 대한 기사가 났다.
내용은 그동안 쨉이 안되던 경쟁회사였던 마이크로 소프트사와
계약을 하기를, 앞으로 '아래아 한글'을 더이상 개발하지 않기로
하는 대신, 1,2천만불을 투자받기로.

이 기사를 보고, '엇..'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김중배의 금반지를 받아야 하는 심순애인가 ?
이 회사는 한때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잘나가는 벤처기업이었다.
누구나 한번쯤은 '나도 저런 회사 한번 해봐 ?' 생각해 볼 수도
있던 선망의 기업이었다.

우리 나라가, 반만년의 오랜 역사속에서
끊임없는 외세의 침략속에서도 '우리'를 지켜왔던 것은
바로 우리의 말이었다.
우리의 말과 글은 주변의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과 확연히
다르고, 또한 우리의 글로된 문화유산이 질적으로 절대 
그들것 보다 뒤떨어지지 않기에,
우리가 우리로써 존재했던 것이다.
우리와 말이 거의 비슷한 일본도 우리를 식민으로 지배하며
자기네에 동화시키려 했으나, 끝까지 그렇게 되지 않았다.
반면 영국의 지배를 받았던 인도는 영어를 공식어로 쓰고 있다.
한때 세계를 지배했던 원나라의 몽고인들은 그들의 글이 없기에,
별달리 남아있는 문화유산도 없이 오늘날 그렇게 쇠퇴한 것이리라.
미국 대륙을 지배했던 인디언들이 백인들에게 무너진것도
글자가 없는 데서 온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연기로 소식을 전하거나, 마을앞에 토템폴을 세우고
벽에 그림을 그리는 것까지는 했지만,
책으로 남아있는 문화가 없다. 글자가 없는 것이다.

우리의 한글은 자모글자의 조합을 원리로 
소리를 표현하는 글자이다. 이제까지 조합형 글자를 지켜왔던 것이
'아래아 한글'이다. 반면 완성형이라고 하여, 글자 하나하나당 
번호를 메겨서 처리하는 것은 마이크로 소프트의 윈도우즈 시스템에서
주장해오던 것이다. 완성형으로는 표현할 수 있는 글자수에          
한계가 있어서, 우리말로는 그 소리가 있지만, 글자로는 적을 수      
없는 경우가 생긴다. 요즈음에 새로나온 확장형 완성형이 있지만,
그래도 그건 여전히 완성형이다. 이 문제는 일상생활에서 별로 느끼기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국어 사전을 만든다거나 고어로 된 책을
출판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비근한 예로 '쮸쭈바'는 사실 소리나는 대로 적을라면 '쮸'에 'ㅅ'이
받침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러나, 그렇게 적을 수 없기에 그냥
'쮸쭈바'로 적는 것이다. 신문기사에서도 '아래아 한글'을
그냥 '글'이라고만 적은 것도 '아래아 한'을 글자로 적을 수 없기 때문이다.
(딸애는 그 '아래아 한글'을 '호글'이라고 읽는다.)
정부에서 정한 코드 방식이 완성형이었기에
한글과 컴퓨터에서는 자기네가 직접 글꼴(폰트)도 만들고,
조합형 코드의 체계를 만드는 등 하여야 할 일들이 많았었다.
거기다가 윈도우즈 시스템에서 지원하는 완성형 코드와 데이터호환도
유지해야 하고.

이제 국내에 남은 워드 프로세서는  MS워드와 훈민정음, 그리고
몇몇 워드 프로세서가 될 것이다. 이들은 모두 윈도우즈에서 
쓰이는 한글 코드를 기초로 만들어진 것들이므로
그 한계성에서 탈피할 수 없을 것이다.

MS워드가 한국 시장에서 그동안 쨉이 안되었던 것은, 그들이 한글에
대해 잘 모르면서 워드프로세서를 만든 때문이었다. 또는, 어거지로 
그들의 것에 한글 시스템을 끼워넣으려고 했기 때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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