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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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ravel ] in KIDS
글 쓴 이(By): serong (룰루랄라)
날 짜 (Date): 2003년 8월 15일 금요일 오후 11시 48분 49초
제 목(Title): 울릉도 여행기



결혼을 앞두고 여러가지가 복잡하여 
친구를 꼬셔서 울릉도를 다녀오다.
그리고 간만에 긴 여행기를 씁니다.


Day 0 (Aug.12.Tue)


밤에 출발하는 패키지 여행.
월요일에 갑자기 울릉도에 가기로 했는데, 따로 준비하기는
당장 난감하고 해서 고딩때 제주도 수학여행이후로 다시는 
안하기로 한 패키지 여행을 신청했다. 
마침 두 자리가 남아있다나....
여행사는 이름하여 '울릉닷컴'.


밤 12시 신사역 6번 출구 출발.

남들은 늦은 귀가를 서두르는 시간에 집을 나서는 새로운 기분. 
막힐까봐 일찍나온 보람이 없이 1시간이나 일찍 도착하여
24시간 편의점과 노래방, 술집들만 불을 밝히는 밤 11시에
친구와 6번출구앞 우리은행 앞에서 쪼그리고 앉아서 버스를 
기다림.

 
Day 1 (Aug.13.Wed)


12시에 출발한 버스는 새벽 3시반 쯤 정동진역에 도착하고 
해돋이가 5시40분 경이라는 말에 추운 버스 안에서 오돌오돌
떨며 잠을 재촉. 
'우리는 울릉도 가려고 했는데, 웬 정동진에서 이 고생?' 
하면서 친구와 함께 벌써부터 패키지 여행 선택을 후회.


5시에 여전히 추위에 떨면서 해변으로 이동.  
벌써 주위는 환한데 해는 어디에 있단 말인가?
멋진 바다를 보면서도 추위에 질려서 주변에 따뜻한 옷을 입은
사람들만 부러운 눈길로 바라보는 두 불쌍한 처자.

 
역시 기상대 발표 해돋이 시간 5시 40분은 정확했다. 왜 의심을 했던가?
기분상 1분정도만에 싱겁게 끝나는 해돋이를 보고 돌아와서 
아침식사를 하고 다시 묵호항으로 출발.

 
묵호항 오전 8시 도착. 울릉도에 가는 배가 10시 출발이란 말에 다시
완전히 맛이감. 터미널에서 꾸벅꾸벅 조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비치용 의상만을 챙겨가지고 온 나의 무신경함을 탓하며 
터미널 앞 옥수수 파는 아줌마가 알려준 장터의 유일한 옷가게를
찾아 헤매다. 드디어 어렵게 찾은 장터의 화장품 가게 겸용 옷가게.
옷가게에 옷은 겨우 옷걸이 2개 분. 
아까 옥수수 파는 아줌마 패션의 총 집결체인것 까지는 용납할 수 
있었으나 긴.팔.옷.이.없.었.다 !!!

 
키미테와 이것도 부족해 먹는 멀미약으로 무장을 하고 10시 배에
오르다. (작년 Montana에서 배낚시 하러 갔을 때의 그 악몽....) 
3시간 반 걸려서 울릉도에 도착.
울릉도 항구의 첫 인상은 오밀조밀, 그리고 정신없음.

 
너무나 많은 사람들 틈에선 역시, 결코 하고 싶지 않았던 
'울릉닷컴'이란 팻말을 든 인솔자를 졸졸 따라가게 되었다.  

 
결국에 발견한 매우 작은 울릉도 옷가게.
역시나 시골스러운 옷가게였지만 촌스런 남방하나를 건질 수 있었다.
매우 기뻐하는 serong.

 
점심식사 후 버스 관광.
25인승 버스 운전기사 아저씨는 운전보다 말을 잘해서 이런일을
하는 듯 하다. 입담이 대단한데, 바로 뒤에 앉은 내가 너무 심하게
졸고만 있으니 아저씨가 자꾸 삐진다. 뒤에 앉은 사람들이 아저씨가 
삐지면 졸고 있는 나를 흔들어 깨운다. (지금이라도 하고 싶은 말은
아조씨, 아조씨가 재미없어서 졸은 게 아니랍니다... ㅠ.ㅠ)
 
울릉도 해안도로를 따라서 거의 한바퀴를 돌고 여기저기 섰었던 듯
한데, 기억이 가물하다. 
 
저녁식사 후 그날의 숙소인 '추산일가'라는 바닷가 해안절벽위에
외따로 있는 숙소로 갔다 
이제서야 정신을 차린 장한 serong.
친구한테 씻으라고 해 놓고 숙소에서 바라보는 절경을
카메라에 담고자 애쓰지만 찍사의 기술부족으로 잘 안된다 
같이 여행을 다니는 일행들도 씻고 슬슬 나와 절경에 감탄한다.

그 이후 방에 들어와 샤워. 그리고 기억 없음.

 
Day 2 (Aug. 14. Thu.)


하루 제대로 못자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가...
오늘은 일찍 일어나 숙소에서 바라보는 멋진 아침 해안풍경을
바라보며 친구와 함께 
'어제는 망가졌지만, 오늘은 우아한 관광을 하세' 결심.

 
아침식사 후 일정이 성인봉 등산.
운동화를 안가져온 것은 역시나 급하게 참석한 우리뿐.
가이드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해발 947m 라는 얘기에
동네 뒷산을 가는셈 가자고 친구가 우김. 
원래 산을 좋아하는 편인 나도 찬성.


등산 시작 1시간이 지나지 않아 친구의 진실이 드러나다.
자꾸 그만 내려가겠다고 칭얼대는 친구를 얼르고 달래서
조금씩 조금씩 올라가다. (내가 왜 그랬을까?)
드뎌 샌달(주변 아줌마 아자씨들은 '쓰레빠'라고 불렀다)을
신고 성인봉에 도달한 두 여햏. 맛이간 표정으로 기념 촬영 한방.

 
기껏 올라갔는데, 구름만 구경하다 하산.
내려가는 길. 특히나 올라오는 사람들에겐 두 처자의 신발이
유난히 눈에 잘 띄나 보다. 
'어이구! 아가씨들 욕봤수다.'
이것이 전형적인 인삿말.

 
거의 4시간에 걸친 우여곡절 등반시에 계속 우리 두명(사실은 내가 버리고 
간다고 계속적으로 협박한 친구)을 도와준 건실한 청년이 있었다. 
기념촬영시엔 늘 사진도 찍어주고...
하산해서야 겨우 고맙다고 포카리 한 캔 사주는 싸가지 없는 두 여인들. 
어려보여서 몇학년이냐고 물었더니 3학년이란다. 
음...역시나 어리군....'대학 3학년?' '아뇨, 고3이요.' 
꽈다당....

 
그 다음 일정은 케이블카를 탄단다. 케이블카 타고 올라간 감상은
'아까 거기 괜히 고생해서 올라갔따 !'
 

오후 4시 이후의 일정은 죽도 유람선 관광.
쨔잔...
파도가 높아서 모든 유람선 운행 금지령.
결국 죽도가 가장 잘보인다는 길가에 차를 세워두고
사진이나 찍으라는 어제의 그 입담 운전기사 아저씨.

 
저녁먹고 오늘도 뻗다. 
아까 산에서 잠시 접지른 왼쪽 발목이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여
오징어축제와 해안 산책로는 포기하고 파스를 붙이고 방에서 근신을 결심.
TV앞에 오징어와 맥주한캔씩을들고 
친구와 목요일저녁의 드라마를 모두 섭렵.
워낙 TV를 안보는 날 위해 요즘의 신인 탤런트 동향, 드라마의 
지난 줄거리를 모두 요약해주는 친구의 열의에 감동. 


Day 3 (Aug.15.Fri.)

5시 기상.
6시 배를 타다.
이번엔 2시간 반만에 묵호항에 도착.
1시반 서울 도착.
집에오니 2시.

 

<Ending>

역시나 준비안된 여행은 고생만을 자초한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끼게 해준 여행. -.-;;
어디든 갈때 운동화와 긴팔 옷을 챙겨가야겠다는 깨달음.


<쓸데없이 챙겨간 물건들>

1. 수영복, 물안경
2. 꽃무니 원피스 2벌
3. 읽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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