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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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ravel ] in KIDS
글 쓴 이(By): kappa (IGER.group)
날 짜 (Date): 2001년 12월 27일 목요일 오전 10시 27분 09초
제 목(Title): [여행기] 7. 피렌체를 다녀보니



도시의 첫인상은 좀 낮은 회색톤이었습니다. 도시 전체가 회갈색의 석조건물로 
덮인 데다, 녹지가 거의 없고, 또 이탈리아의 대기오염도 상당하기 때문입니다. 
몇 백 년 된 도시라서  좁고 꾸불꾸불한 길로 자그마한 차량과 스쿠터가 쉴 새 
없이 달리니, 바람도 없는 좁은 골목에는 매연이 쌓이고, 주요 교통 수단인 
스쿠터는 배기가스 정화장치도 없어서 오염이 더 심한 것 같습니다. 몇 시간 
걷고 나니, 담배를 피울 때처럼 목이 아프고 눈이 따갑더군요. 용각산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다른 이탈리아 도시들처럼 피렌체도 역사적 유물로 가득한 곳이었습니다. 
100미터가 넘는 높이의 돔을 가진 성당, 메디치 가문의 궁전, 우피치 미술관, 
피티 가문의 궁전, 아름다운 피렌체 야경을 볼 수 있는 미켈란젤로 광장, 수 
백년 된 귀금속 가게가 좌우로 늘어선 베키오 다리, 미술관, 박물관, 그리고 
활기찬 시장 등 도시 전체가 볼거리입니다. 볼거리에 넋을 놓으면 그냥 모두 
좋아보이지만, 한편으론 그 엄청난 유적과 유물을 만들기 위해 따랐을 희생을 
생각해보면, 현재의 아름다움은 과거의 고통이 낳은 것인지라, 마냥 즐겁게 
구경할 수만도 없었습니다. 10,000 리라를 내고 성당옆의 종탑을 올라가는데, 
좀 으시시하더군요. 돌로 만들어서 빛도 들어오지 않는 좁을 통로를 따라 계속 
올라가는데, ‘이젠 다 왔겠지’하며 숨 좀 돌릴까 하면, 또 모서리를 돌아 
이어지는 계단이라니… --;; 높이가 100미터를 넘는답니다. 대신 올라가면 
보람있습니다. 한국과는 달리 대지가 전반적으로 평탄한 이탈리아 
중부지방이라서 한눈에 피렌체 전부와 그 주변이 눈에 들어옵니다. 낮은 곳에서 
볼 때와 달리, 붉은 기와를 얹은 지붕과 곳곳의 나무들, 그리고 피렌체를 
가로지르는 강, 멀리 보이는 언덕과 산, 구름과 석양이 어우러진 저녁무렵의 
피렌체는 무척 아름답습니다. 해가 진 후엔 도시 야경을 보기위해 베키오 
다리를 건너 언덕 위의 미켈란젤로 광장에 올라갔는데, 커다란 성당건물, 성은 
무너지고 홀로 남은 성탑, 강물과 다리 들 모두가 조명을 받아 붉게 빛나서 
우리네 야경과는 사뭇 다른 인상을 줍니다. 우리네 야경은 빌딩 옥상의 커다란 
광고판과 형형색색의 네온사인과 창백한 수은등과 귤빛의 나트륨등 그리고 
강변도로나 순환도로를 따라 길게 늘어서 자동차의 불빛들로 채워지지만, 
피렌체의 야경은 마치 도시 속에 커다란 존재가 웅크리고 누워 불빛을 받는 
듯한 인상이었습니다. 



Sorrow Looks Back // Worry Looks Around // Faith Looks U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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