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ravel ] in KIDS 글 쓴 이(By): Miro (정으니) 날 짜 (Date): 1995년08월17일(목) 02시05분03초 KDT 제 목(Title): [제주도]우리나라 맞어?--(3) 창으로 들어오는 아침햇살이 밉다..몸이 천근이다.일어나기가 싫다. 애들이 좀 늦게 일어났음 좋겠구만 언제나 부지런한 XX가 일어나 꼼지락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아침 준비를 하나보다.다른 이들도 하나둘씩 부스스한 얼굴을 일으킨다..얍삽하지만 난 버티기로 결정한다.하지만 일단 한번 깨고 나니 다시 깊은 잠이 들지는 않는다.에잇!차라리 일어나서 모라도 하자하는 생각에 벌떡 일어난다.오늘 점심도시락인 샌드위치를 싼다.엄마가 이 모습을 보신다면 웃으실 거다.집에서는 좀처럼 보지못하는 희귀한 모습이니..... 빨리 준비하고 천지연과 정방폭포를 보기로 했다.근데 한번 짐을 풀었다 싸는 일이 생각만큼 만만치 않다.결국 10시가 다 되어서야 여관 문을 나선다. 검게 그을린 팔뚝이 자랑스럽다.돌아가면 자랑해야지."난 제주도에서 3일 태웠당!!" 천지연은 22M의 폭포수가 떨어져 20m의 연못을 이룬다고 한다.폭포라고 하기엔 좀 빈약한 면이 없지 않지만 물만큼은 정말 차다.기억을 더듬어보니 고등학교때 여기서도 사진을 찍었었다. 천지연에서 얼마 안가 정방폭포가 있다.이곳은 특이하게 폭포수가 직접 바다로 떨어진다.물도 별로 깊지 않아 가까이까지 발담그고 들어갈 수 있다.폭포 가까이 다가가니 시원하다 못해 서늘하기까지 하다.금방 옷이 척척해진다.그래두 마냥 좋기만 하다. 오후의 새끼줄은 협제에서 보내는 것이다.한림공원을 구경하고 해수욕을 하기로 했다.버스 안에서 협제로 향하면서 샌드위치를 맛있게 먹어주는 사람들이 고맙다. 엄마가 되면 이런 재미로 음식들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도 해본다.. 협제 해수욕장 바로 앞에 민박을 잡았다.아줌마와 옆집 민박주인 총각사이에 실랑이 가 붙었다.근데 우린 전혀 알아들을 수 없다.왜냐면 제주도 말은 빨리 하면 흡사 외국어같기 때문이다.분위기는 우리를 끌어가려는 것인 것 같다.싸움이 될거 같아 얼른 가방을 들고 아줌마네 집으로 간다...제주도는 정말 우리나라랑 다른 점이 많다. 햇볕이 너무 뜨거워 우선 귀경부터 하기로 했다.한림 공원 안에는 식물원과 쌍용굴, 협제굴,그리고 민속촌이 있다.식물원에는 아열대 식물들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구,쌍용굴과 협제굴은 용암 땜에 만들어진 자연굴로서 그 안에 자연적으로 용암 과 석회수에 의해 생성된 갖가지 석순과 종유석이 때론 기이한 모양으로 신비감을 자랑하고 있었다.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쌍용굴 천정에 용 두마리가 기어가는 흔적 과 아기를 안고 있는 어머니 모양의 돌이었다. 설명을 들으면 아,그래서 쌍용굴이 구나 이해가 되는데 첨 그것을 본 사람들은 어떻게 그게 용모양이라고 생각했을까 신기했다.동굴안은 에어컨 저리가라고 시원했고,밖으로 나왔을 땐 안경에 서리가... 제주도의 토담집들이 있는 민속촌을 거쳐 밖으로 나왔다. 아기다리고기다리던 해수욕...수영복을 입고 바다로 뛰어갔다.협제 해수욕장은 중문과는 달리 모래가 곱고 물도 잔잔하다.그래서 해안가는 마치 수영장같다. 물은 내가 사랑하는 제주의 쪽빛이다.특이한건 물이 깊어졌다가는 다시 얕아져 모래 가 드러났다가 다시 깊어지곤 한다는 것이다..모래가 너무 고와서 한사람씩 모래 속에 넣고 파묻었다.어린 시절이 생각났다...그렇게 놀았었는데...한없이 장난끼 가 발동한다.모래를 서로에게 던지며 까르륵 까르륵 웃어댄다...오랜만에 느껴보는 아이같은 마음...즐겁다... 해가 지기 시작하고 노을에서의 노란 햇살이 바다에 흩뿌려진다..반짝이는 바다... 사람들의 실루엣...평온한 저녁...영화에나 외국에서나 보던 풍경이다....맘이 잔잔해진다...이것이 진짜 휴가다....사람도 많지 않다...모두 여유롭다.'물반 오줌반'이라는 유명 해수욕장과는 다른 그 무엇이 있다. 더 놀았음 하는 아쉬움을 뒤로 한채 민박으로 향한다.마지막 저녁이다.근사한 만찬을 위해 고기도 사고 수박도 샀다.저녁 준비에 시간이 꽤 걸린다.어둠과 함깨 저녁을 배부르게 먹고 바닷가로 나갔다. 아는 사람은 안다..밤바다가 얼마나 운치있는지를...삼삼오오 떼지어 노래하고 얘기꽃을 피운다.우리도 한켠에서 노래부르기를 시작한다. 만화 주제가에서부터 최신 유행곡까지..흥이 나자 엉덩이가 들썩들썩한다..약간의 주책도 봐줄만 하다...그러다 지쳐 바닷가를 거닌다..이제 각자의 시간이다. 같이 걷고 있지만 생각을 제각각이다...나도 나만의 생각을 한다...내가 여행온 이유는 멀리 떨어진 곳에서 정리하고 고민해야 할 일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검은 바다를 보며 생각한다...사람을,사람들을,그리고 내가 살아왔던 날들과 살아내어야 할 날들을....명확한 생각의 가닥이 잡히진 않는다..그치만 나를 모르는 곳에서 좀더 객관적일 수 있다.....침묵이 이어지고....어느새 자야할 곳 이다...마지막 밤이 아쉬운 우린 졸린 눈을 부비며 얘기를 시작한다..무서운 얘기.....그러나 우린 마냥 청춘이 아닌가부다...잠이라는 놈에게 하나둘 항복하기 시작하고...마지막 밤이 깊어가고 있다....제주도의 푸른 밤이다....도시의 침묵 보단 바다의 속삭임이 좋은 밤.... ****서귀포시내 관광은 택시로 해도 괜찮아요.기본요금정도밖에 안나오거든요. 둘러보는데 2시간정도면 되구요.서귀포에서 협제로 가는 시외버스는 1시간 20분쯤 걸리구요.협제 해수욕장 앞에서 내리시면 민박도 잡기 편하구 한림ㅀ 공원도 걸어갈 수 있어요.제주도의 민박은 대개 큰방(5-6명이 잘수 있는)에 3만-3만 5천원정도 하구요.생각보다 피서지에서의 바가지같은건 없더라구요. @ 밤이라서 그런가 글이 너무 감상적이네... 그치만 계속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