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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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ravel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yee) <dor202153.kaist> 
날 짜 (Date): 1999년 2월 28일 일요일 오후 08시 06분 35초
제 목(Title): 동남아 배낭여행기 5(1월 6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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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새벽 5시에 깼다. 난 너무 예민한가 보다.(흐흐흐....) Jet Lag의 일종이니까 
...누워서 꼼지락 꼼지락 꼼지락 하다가 다시 깨서 보니 옆 언니도 깨어 있었고 
일본인 아저씨 중국인 오빠(!!)도 깨어 있다. The Idiot 이라는 책을 읽고 있다. 
보면 볼수록 멋진 사람이다...오늘은 꼭 말을 걸어봐야지.....

씻고 잠자리를 정리한 후 길을 나선다. 오늘은 이틀째...어제 했던 멍청한 실수는 
하지 말자.(뭘 했는 지도 생각나지 않지만..하여간..멍청한 실수들...) 첫 목적지는 
Duzit zoo 이다. 여기까지 와서 왠 동물원이냐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래도 열대 
지방의 동물들을 봐야 겠다는 기대에(결국 한국의 동물원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제 ***를 만났던 편의점에서 빵을 두 개 사고 물도 하나 산다. 생수 값도 
회사마다 천차 만별이다. 고루고루 다 마셔 보는데, 확실히 비싼 물이 더 맛있다. 
물맛이 난다...음...그냥 모닝빵 종류인줄만 알았는데 안에 앙금이 들어 있다. 
으악...빵마저 나를 배신하다니....Ratchadamnoen Klang Ave에 쭉 늘어서있는 
벤치들 중 하나에 자리를 잡는다. 출근하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교복 입은 학생들도 
보이고...이 나라는 관광객도 많은데 왜 사람들은 내가 지나가기만 하면 뚫어 져라 
쳐다보는 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특히 이렇게 빵과 물을 열심히 먹고 있을 때는 
짜증이다. 근데 동시에 어떤 형언할 수 없는 기분에 사로 잡힌다. 

 어떤 서양 배낭족이 내 옆에 자리를 튼다. 동물원 가려면 어떻게 가는 줄 아냐고 
물었더니(그 때까지만 해도 걸어갈 생각 이었다. 지도 상으로 그리 멀지 않게 
보여서)...모른단다...
하지만 지도를 보면서 버스 노선을 가르쳐 준다. 글쿠나...하지만 이 아저씨 말이 
맞는거야 틀린거야...그 사람은 스웨덴 비자를 받으러 스웨덴 대사관으로 떠나고 
나는 거리의 고교생들을 공략한다. 영어를 못한다. 우리 나라 학생들도 외국인이 
물어보면 이렇게 쫄까? 음....슬퍼진다..
  .
어떤 아줌마가 70번이 Duzit Zoo로 간다고 친절히 말해 주신다.Fee를 물어보니 
three five라고 대답해 주신다. 내가 Thirty Five? 라고 묻자 씨부렁 씨부렁(thai 
말로) 하시더니 yes 라고 대답한다. 35baht를 꺼내서 준비하고 버스가 오자 재빨리 
잡아 탔다. 승무원 할머니(아줌마는 아니었다)가 돈 통을 찰랑 찰랑 흔들며 
돌아다니신다. 내가 35baht를 내밀자 날 위 아래로 한 번 쓱 쳐다보시더니 내 
손에서 10baht를 가져가신 후 얼마간의 동전을 쥐어 주신다.옆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 아직도 돈 개념이 잡히지 않았는지...35baht 면 약 1200원인데..이 
바보 멍청이...암튼... 
 
태국 차들은 오른쪽으로 다닌다.(공항에서 limo를 타고 오면서 본 건 그것 밖에 
없다). 빨간색 버스....지도를 보며 어디서 내려야 할지 고민한다. 아저씨한테 
물어보려다가 그냥 냅 둔다. 어차피 난 못 알아 먹을 텐데...표지판도 다 태국어다. 
길을 열심히 보다가 내린다. 2정거장 정도 빨리 내렸다. Old Parliament 가 보이고 
......사람들이 그 앞에 죽치고 앉아 있다. 뭘 하는 걸까....Western style의 이 
건물은 못 들어 간다. 밖에서 사진이나 한 장 찍지 뭐....꼭 우리나라 국회 의사당 
같다. 쭉 걷는다. 사람들은 계속 쳐다본다. 벽에 오만가지 동물들이 그려진 곳에 
다달았다. 이론...이 동물원의 특이한 점은 출구는 많은데 입구는 하나 밖에 없다는 
것이다...(한참 쓰고 있으니 잠이 온다...안돼 안돼..다 쓰고 자야돼...)거의 
동물원 반을 돌아서 입구를 찾았다. 이른 아침이어서 그런지 2가족 밖에 없다. 
애들은 학교도 안가나...   
 
250baht 나 주고(그때는 몰랐는데 상당한 액수다...내가 혹시 잘못 
썼나??----방금 다시 Lonely Planet으로 확인 해본 결과 25Baht 였다 .그러면 
그렇지..250Baht 였으면 안들어 갔어........) 표를 끊은 뒤 들어 갔다. 태국은 
까마귀들이 진짜 많은 것 같다. 이렇게 많은 까마귀들을 한 군데에서 보는 것은 
TV에서 나오는 걸 제외하고는 처음이다. 까악 까악 ...이것들이 배가 
고픈가......장난이 아니다.원숭이, 타이거, 오랑우탄, 사슴 ,사자, 
flamingo(홍학이라고 하나 이걸??), 코끼리(이게 제일 멋졌다. 앞뒤로 몸을 흔드는 
데..꼭 국민체조 하는 것 같다...귀여운것)...혼자 와서 그런지 재미가 별로 없다. 
동물들도 좀 색다를 줄 알았는 데 전혀 아니다. 25baht면 국수 
한그릇인데...흑흑... 

 [방금 피곤해서 그냥 누웠다. Goho 아저씨가 선물이라며 장미를 주고 간다. 혹시 
이 아저씨 나한테 반한거 아냐? 지금 나이는 45세 일본인 직장에서 짤려서 퇴직금 
가지고 여행을 한단다. 영어는 거의 못하신다. 딸 둘이 나보다 나이가 더 
많은데...암튼 이 아저씨도 재미있는 아저씨다...갑자기 ***가 보고 싶어진다. 
지금쯤 Boarding 했겠군....여행을 하면서 사람을 만나고 친구가 되지만, 결국 다 
자기 갈 길로 가는 것이다. 삶은 그런거겠지...갑자기 슬퍼진다. 내가 사랑하는 
나의 가족,그리고 친구들...모두 나중엔...언제가 될 지는 모르지만 각자 자기의 갈 
길을 갈 것이다. 그리고 함께 했던 시간들은 추억으로,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못한 
것으로 남을 것이고...(하하...노래 가사같군...)..사람을 만나고 또 헤어지고... 
Someone steps in when the other is stepping out...and they sometimes make 
those waves not even telling you...and some of them turns out to be bigger the 
than others...But eventually they step out soooner or later.] 
 
 그래도 좋은 경험이었다. 우리나라도 동물원은 참 잘 되어 있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었으므로....동물원에서 나오자 그 맞은 편에 엄청 큰 건물(타이 전통 
건물+현대식 설계)들이 담에 둘러싸여 있다. Chitlada Palace... 국왕의 별장 같은 
곳이라고 한다. 아름답고 웅장하다.들어갈 수 있을 까 해서 한 쪽 문으로 
걸어들어가자 경비를 보는 아저씨가 나에게 '착' 경례를 붙인다. "Hello Sir..what 
can I help you" 난 들어갈 수 있냐고 묻는다. 아저씨, 거기까지가 한계 셨다. 더 
이상의 영어는 못하시는 것 같다..그래서 이번엔 body Language 안으로 들어가는 
시늉을 한다.(방콕으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옆에 앉았던 Thai 언니가 무슨 
Palace--이거 였던 것 같다--를 개방하기로 했다는 말도 있고 해서 들어가려 
안간힘을 쓴다) 아저씨, very Firm 하게 고개를 젓는다. 안된다는 말이겠지..그럼 
이 입구만 안된다는 소린지 다른 입구도 안된다는 소린지,...아저씨가 돌아가라는 
시늉을 하신다. 돌아가면 들어 갈 수 있는 입구가 있다는 말인가? 아까 Duzit Zoo의 
이상한 구조를 본 나는 희망을 잃지 않고 걷기 시작한다. 

각 코너에 경비병이 총을 들고 서있다. 영국 왕국 경비병이 
있다는 소리는 들었는데...사진을 찍자 경례를 붙인다. 이 곳은 주변이 물로 
싸여있다. 그리고 각 입구로 다리가 있고....이쁜 곳이다. 순진한 나..그 아저씨 
말만 믿고 결국 그 넓은 궁궐을 한 바퀴 뺑 돌았다.  다른 입구에서도 내가 들어 
가려고 하자 군인 아저씨가 막는다. 그와 동시에 흰 BMW가 그 궁전에서 쫙 나오는 
데 흰 제복을 받혀 입은 아저씨와 전통 고급 타이 의상을 입은 아줌마가 꽃바구니 
같은 것을 갖고 타 있다. 차의 손잡이 부분에는 그게 타이 왕실 문양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독수리 같은 것이 새겨져 있다. 
 
그래..나같이 평범한 여행족이 어딜 함부로 들어간다고 ...한국으로 치면 대통령 
별장쯤 돼 보이는 데....꿈 깨라 바보야...결국 왕궁을 보겠다는 꿈은 
깨지고...이제 그 다음 목적지를 찾아 지도를 펼쳐 들었다. Jim Tompsons house 가 
동그라미 쳐져 있군. 그런데 길이 복잡하다. 걸어 말어...걸어 말어...결국엔 
걷기로 한다. 여긴 신호등 시스템이 엉망이다. 하루에 무단 횡단을 수십번도 더 
한다. 썬글래스에 가스 방독면 같은 것을 쓴 교통 경찰들도 잡는 것 같지도 않고...
 
계속 걷다가 Fruit stand에서 수박을 먹고...아.,.그리고 여기는 오토바이 택시를 
쉽게 볼 수 있다. 내가 지나가기만 하면 Miss where r you going을 외치는 
사람들...뒤에 번호가 쓰여있는 조끼를 입고... 햇볕이 굉장히 뜨겁다. 공기 탁한 
것도 장난이 아니고...계속 해서 걷는다. 길 찾는 것은 누구보다도 자신 있었는데 
갑자기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이때 착하게 보이는 아저씨를 육교 믿에서 잡았다. 
오예! 영어도 잘하신다.(미국에서 Common Health를 공부하신후 저번달에 돌아 
오셨다고).그래서 인지 길을 잘 모르신다. 보험회사 다니는 아저씨 ,그리고 
무더기의 대학생들, food stand 의 아저씨, 오토바이 Taxi driver을 거치고 나서야 
아저씨가 감을 잡으셨다. 자기도 그 쪽으로 간다고 함께 가잔다. Oh YEA! 난 길을 
다닐 때 길을 잃을까봐서 골목길은 일부러 피하는데 실제로 한 나라를 제대로 
알려면 골목골목을 다니라는 말이 있다. 아저씨 뒤를 쫓아 다니면서 Bangkok 시내의 
골목을 샅샅이 걸어 다녔다. 

쓰레기들. 음식 향료...그리고 사람들....또 사람들....왜,도대채 WHY 날 그렇게 
쳐다보는 걸까. 외국인 처음보나.......Common Health 야 말로 지금 태국에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아저씨가 열심히 설명하신다. 동감이다....철길을 건너고 또 
골목들을 지나서 드디어 큰길...와...진짜 매연이 장난이 아니다. 개들이 발에 막 
걸리적 거릴정도로 많이 누워 있는데도 이 사람들은 상관하지 않는 것 같다. 
아저씨가 여기에서 몇 번 버스를 타고 가면 된다고 설명해 주신다. 진짜 고마운 
아저씬데...뭐 기념품이라도 드리면 좋겠지만....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름도 가르쳐 주셨지만 잊어버렸당...(태국 이름은 발음하기도 힘들지만 
기억하기는 더 힘듬....) 
 


 ...버스를 한참기다리다 드디어 탔다. 에어콘 버스다. 서있는 사람...그러니까 
승무원이 없는 것 같아서 기사 아저씨한테 돈을 보이자 날 이상한 사람 보듯이 
한다. 얼굴이 뻘개져서 맨 앞자리에 앉는다. 좀 있으니까 승무원 오빠(!)가 와서 
돈을 주라고 한다. 내 나이 또래로 보이는 데....약 2정류장 만 가면 Jim 
Thompson's house 라고 했지만 그래도 다시 한 번 확인...뒤에 있는 남자에게 
묻는다. 얼굴을 척 보니 대학생 같다. 거기에 다다르면 말해주라고 한다. 
알았단다...착한 사람이군... 
 
태국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굉장히 친절하다. 물어서 대답을 안해주면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못 알아 먹어서이다. 너무 친절해서 가끔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지도를 들고 막 생각하는 시늉을 하다가 이상한 곳을 가르쳐 주는 사람들도 있다고 
(난 만나지 못했지만) 한다. 하지만 *** 말대로, 어떤 사람이든 끝까지 믿지는 
말아야 한다. 인도에서 배운거란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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