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ungShin ] in KIDS 글 쓴 이(By): seagirl (예~~리) 날 짜 (Date): 1996년04월10일(수) 08시52분08초 KST 제 목(Title): 퇴근길에 생긴 일... 음... 갑자기 이런 얘기 쓰려니까...죄송스런 마음도 들지만... 이렇게 자꾸 가라앉기만 하면 안될것 같아서...죄송스런 마음을 뒤로 하고 감히 이런 글을 올립니다... 어제 저녁 퇴근길... 갑자기 와풀이 먹고 싶다고 찡얼대더니...또 이제는 떡꼬치가 먹고 싶다구 찡찡대는 친구덕에...퇴근 시간 10분 전에 아니...정확히 말함 5분 전에 퇴근을 했죠... 학교 앞 가게에서 떡꼬치를 하나씩 먹구......친구는 와풀을 나는 오뎅을 손에 쥐고 내려가는데...(나이든 애들이 주책이라고들 생각했을꺼예요...아마도...) 수업을 끝내고 하교하는 젊은 애들이랑 같이...열심히 횡단보도를 건너고... 벌써...4년인지 5년이 되어가는 학교 앞 건물 공사현장을 지나는데... 그 앞에 모래가 쌓여있더라구요... 조심 조심 걸어가고 있는데...... 바로 앞에 있던 두 명의 학생들 (아마도 1학년일 것 같은...나름대로 멋도 내구... 뾰족 구두도 신었었는데...) 중 한 명이...그만...모래밭에서 (모래밭? 조금 과장 된 느낌은 있지만...암튼) 삐거덕!!! 휘청!!! 후후후.... 만약 여러분이셨다면 그순간 어떤 대사가 나왔을까요? 음...글쎄요...약간은 챙피할 수도 있는 그 순간... 아직 순수하기 때문일까요? 가방에는 학자승리 뺏지가 달려있고...슬쩍 보니까...검은 리본도 가슴에 달고 있던데...아마도 그래서 더 예뻐보였겠죠? (이런 식의 고정관념은 안좋지만...) 그 학생이 하는 말이... (챙피함이라든지...쪽팔려하는 기색은 전혀 없이...) "모래 밟으니까...바다 가고 싶다..." 어때요? 꽤 순수하죠? 공사장 모래를 보고도 바닷가의 하얀 백사장을 연상시킬 수 있다는 순수함... 물론 현실적이지 않고 너무나 허무맹랑한 소리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전 그래도 순수하다고 느껴져요... 그냥...그렇게 느끼고 싶었구요... "에이씨..." 라든가...하는 말로 모래를 탓하거나...구두를 탓하거나 할 수도 있는 일에...그렇게 대응할 줄 아는 발랄함도 좋구요... 너무 과대해석일까요? 물론 그런 점도 있어요... 그치만...이제 그 학생이 조금씩 자신의 삶과 사회의 삶...민족의 운명까지 함께 고민할 줄 아는...한 사람으로 자라났으면 좋겠다는 바램... 그런 바램에서 오늘도 유난히 맑은 아침...감히 글을 올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