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g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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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ngShin ] in KIDS
글 쓴 이(By): graydawn (희    붐)
날 짜 (Date): 1996년04월09일(화) 11시55분28초 KST
제 목(Title): 희정이의 환한 웃음을 기억하며....



어제의 규탄 집회는 천여명이 민주광장을 빽빽히 매우며 이루어 졌고,
그 행렬은 고대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저는 어제 늦게나마 희정이가 잠들어 있는
고대병원 영안실을 찾았습니다.
병원을 찾았을 때, 한복차림의 환하게 웃고있는 희정이의 모습을 본 순간
조용히 눈물이 흐르더군요.

어제의 그 많은 조문객들 중에는 학교차원의 어떠한 조문도 없었습니다.
오열하는 어머니와 동생.
아버지는 얼마전 수술을 받으셨다고 합니다.
갑작스런 희정이의 죽음에 슬퍼하시는 부모님을 보며
저희는 어떠한 말씀도 드릴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분노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동안 질질 끌던 협상을 희정이의 죽음이 있은 후에야
어제 오전에 있었지만...
학교에서는 희정이가 이미 졸업을 했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또한 희정이의 영구차가 학교에 들어오는 것 조차
허락할 수 없다고 말입니다.

상황을 지켜보자는 어머님과 언니,
하지만 너무도 완고한 아버님....
결국 오늘 아침 장례식이 치러졌습니다.
그자리에 함께 하지 못해 마음이 아픕니다.
제가 이글을 쓰고 있는 동안 혜숙이가 이미 글을 올렸군요.

어제밤 많은 후배들을 만났습니다.
10일간의 단식에, 학교와의 협상 투쟁을 하느라 피곤함이 여색했지만,
아이들의 꿋꿋함에 너무나도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제부터 단식을 풀고 지금은 조금씩 죽을 먹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도 운동장에서는 고 권희정 후배의  추모집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장례식이 치러졌다고 끝난 것이 아닙니다.
더욱더 강한 모습으로 다시 서는 수정인이길 바랍니다.

희정이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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