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g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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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ngShin ] in KIDS
글 쓴 이(By): styi (에스띠)
날 짜 (Date): 1995년03월08일(수) 21시56분00초 KST
제 목(Title): 벌금 공화국


지난 1월 말 쯤에 눈에 확 띄는 "문양"이 있어 지하철 가판대에 가까이
가 보았다. 시사 주간지 한겨례 21이었는데 대통령의 얼굴 캐리커처에 
주차 위반 딱지가 붙어있는 그림이었다. 커버 스토리는 "벌금 공화국, 딱지가 
국민을 괴롭힌다"였다. 난 그날 처음으로 한겨례 21을 사보았다.

정말이지 ... 요즘 같아서는 벌금 걱정에 신경 쓰이는 것이 하나 둘이 아니다.
쓰레기 종량제 이후 규격 봉투에 넣어버리는데 ... 우리 집 앞에는 이상하게
청소차가 오지 않아서 길가까지 내어 놓는다. 그런데 혹시 단속원이 이것을
오해하여 다른 사람 집 앞으로 내놓는 것으로 보고 적발하지 않을까 하는
신경이 쓰인다. 또 길을 가로 지르려다가도, 전에는 좌우에 차가 오나 안오나를
열심히 보았는데 이제는 도로변에 경찰들이 숨어있지 않은가 주의 깊게
보게되었다.

차를 운전하다가도 버스 전용 차선에 들어가 있는 나를 발견하면 기겁을 한다.
하지만 그러지 않고서는 우회전하기가 불가능할 때도 많다. 말하기는 깜박이를
켠 경우에는 괜찮다고 하지만 적발하는 사람이 생떼를 쓰면 그것도 또 골치
아프다.

가장 머리가 아픈 것이 바로 주차 문제다. 정부는 차 한대가 판매될 때마다
엄청난 수입을 가져가고 있다. 예를 들어 보자. 소나타 II가 가격이 1,000만원
이라고 해보자. 그럼 이미 정부는 부가가치세로 90만원 이상을 걷어들였다.
여기에 등록세, 취득세, .. 무슨 세 해서 130만원 정도 내야 한다.  차 한대에
220만원의 돈이 국고로 들어간다. 그러니 정부가 차가 잘 팔리는 것을 막을리가
있겠는가? 오히려 부추킬 나름이다.

문민 정부에 들어오면서 갑자기 주차 위반 과태료 수입이 증가하고 있다.
94년도에 이미 600억원을 넘어섰다한다. 과연 이 돈이 어디에 쓰여질 것인가?
교통 정책이나 주차 환경 개선을 위해 쓰여질까? 후후 ...

나도 그랬지만 차를 아직 가지지 않은 사람들은 차 막히는데 주차 위반하는
운전자들을 미워할 것이다. 어서 견인해가지 않는가 하는 마음이 든다.
맞다. 사실 주차 단속은 견인을 위주로 해야한다. 차 막히는 곳에 불법  주차
했으면 얼른 치워야할 것이다. 나중에 그 운전자가 자기 차를 찾아갈 수
있도록만 배려하면 될 것이다.

문제는  ... 주차 단속이 과잉이며, 본래 목적대로 교통 소통을 위한 것이 아닌
과태료 수입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각 구청, 동사무소는 맡겨진
배당량을 채우기 위해 마구잡이로 붙이고 다닌다. 교통 소통에는 거의 관심이
없다. 차라리 교통 경찰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얼마전 경실련에서 주최한 교통 정책 세미나에 참석했다. 서울시에서 국장이
나오고 경찰청에서도 책임자(이 사람은 나오지 않았음)가 나오고, 각 방송
언론, 학계 전문가도 나왔다. 10부제에서부터 여러가지 의견이 다루어졌다.
거기에서 우리 정부의 교통 정책이라는게 겨우 이정도인가하는 것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하기야 갑자기 차들이 늘어나니 무슨 수로 배기겠냐만은 ...
놀라운 것은 우리보다 훨씬 교통이 복잡한 동경, 런던, 싱가포르 등지의
교통 상황이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면 우리는 영등포 역의 경우 버스
서는 곳과 지하철 서는 곳이 꽤 떨어져있지만, 외국에서는 버스가 아예 역
안으로 들어가버리기 때문에 버스가 서고 가는 것이 전체 교통 상황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직진하는 차들은 그냥 가고 버스는 전용 플랫폼으로
들어가 버린다 ... 참으로 좋은 생각이다.

어제는 오전에 김포 공항에 갔다가 오후에 신설동에 갔다. 곳곳에 지하철 공사를
하느라 막아둔 것하며 ... 도로 표지판은 엉망이어서 그 잘난 중구청 하나 찾는데
고생을 많이 했다.

중구청에 들른 것은 주차 위반 이의 신청 때문이었는데 ... 난 이미 작성해간
"과잉 주차 단속은 반드시 사라져야 합니다."라는 유인물을 그곳에 온 모든
사람들에게 돌렸다. 결론은 부당한 주차 위반 과태료(사실 이것은 준 조세
성격이며 절대 벌금이 아니다)는 납부 거부 하자는 것이다. 이미 납부 거부율이
실질적으로 40%를 넘었다. 딱지가 거부당하고 있는 것이다. 벌금과 과태료 
인상으로 자신들의 행정적 무능함을 감추고 돈에 밝은 면을 드러내보이는
문민  정부 ... 언젠가는 국민들에 의해 거부될 때가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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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짜르트의 아름다움과 쇼팽의 경쾌함, 때론 베토벤의 장중함을  
     앤소니 벤츄라와 같은 그룹이 연주한 느낌으로 모니터의 오선지에     
        담아 감상하면서 나도 플룻의 선율로 참여할 수 있는 때가 오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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