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ungShin ] in KIDS 글 쓴 이(By): loneman (자유의지) 날 짜 (Date): 1994년11월27일(일) 09시18분42초 KST 제 목(Title): 늑대와 나..(에스티님의 글을 읽고서..) 에스티님.... 실수가 있었군요.... 성산대교는 무사하죠 정말..=) 성수대교는 칼로 베인 두부처럼 아픈 몰골로 시름하고 있고요... 성산대교는 아직도 무사하다니 저도 정말 다행으로 생각해요... 저는 처음의 의도와 달리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보다 원칙론적인 측면에서 문제를 제기한것같은데요... 음. 비난이라고요?! 전 비난을 한것이 아니고 문제를 제기하려는 의도에서 비판의 글을 쓴것인데 비난으로 들렸나 보군요. 비난과 비판은 조금 다른것이 아닐까요? 저가 늑대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글을 쓰셨다고 하셨는데 꼭 그렇진 않아요. 비판을 하는 주체가 자신을 제외한다는 전제로 글을 쓴다면 그 글은 아무른 일고의 가치도 없는 비방에 지나지 않을것이겠죠? 만약 에스티님의 말처럼 제가 저를 제외했다고 한다면 저의 글은 한 위선자(hypocrite)의 이율배반적인 악의의 비방에 불과한것이겠지요? 하지만 진실한 비판은 자기성찰이며 자기반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분명히 한사람의 한국사람이고 또한 남자이므로 "늑대"의 개연성을 지니고 있고 또한 "늑대"가 될수도 있는 그런 사람이므로 분명히 그런 범주에 들어갈거에요. 저 자신을 돌이켜 볼때 순수하게 한번도 저 자신이 악한 생각을 안한것이 아니므로 저도 악하게 될수 있다고 생각해요. 아니 이미 많은 악한 마음을 품어 왔읍니다. 그러므로 저의 글은 저를 포함한 뭇남성들에 대한 비판의 글입니다. 음.. 미국과 한국의 차이에 촛점을 두기보단 미국사회에서 희생당하고 있는 한인들의 모습에 대해서 생각해본것이지요. 그 한인들도 바로 우리 한국사람이기 때문이기에 한국사람에 대해서 쓴것입니다. 그래요! 어쩌면 자신에 대한 솔직한 비판도 우리에겐 어쩜 충격일수 있을테죠?! 만약 아주 친한 한친구가 친구인 나에게 자신에 대한 비판을 너무나 솔직하게 한다면,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혹감을 느끼며 그렇게 너무 솔직한 친구를 거북해 하고 멀리 두려 하는면도 없지 않는거 같군요. 우린 너무 적당히 자신을 가리고 사는데 익숙한건 아닐까요? 저의 글들에서 감정에 격앙되어 말한 부분도 있을거 같아요. 하지만 제가 "지고지순"해서이기 보다는 감히 저의 나라를 사랑하기 때문이에요. 저는 유학생이지 이곳의 시민권자가 아니에요. 만약, 한국에 있는 한국사람만이 한국을 비판할수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저로선 그런 편협함에 실망을 금할수 없군요. 전 엄연히 한국국민이에요. 지금까지 국가가 나에게 요구하는것을 행해왔읍니다. 군대도 갔다왔고요. 그렇기에 한국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foreigner는 우리에 대해 비난하지 말라는 식의 말씀은 조금 씁쓸하군요. =) 본국에 계신분들은 그렇게 생각하나 봐요?! 미국가서 미국물 조금이라도 먹으면 마치 미국사람이 다 되었다는 생각요. 그리곤 이질감을 두고 대하는것 같아요?! 그럼 외국에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은 한국에 대해서 어떠한 말도 해서는 안되는건가요? 저높은 구름위에서 노니시는 분들의 편가르기 장난(?)이 우리사회 구석구석이 배어있는거 같아 마음이 아프군요. 에스티님께서 실제로 겪은 일에 대한 충격에서 "늑대"운운하셨다는데 저도 그런 사회의 현상에 대한 울분에서 윗글을 ㉥어요. 저가 중학교 삼학년일때 밤 10쯤 집에 오는 길이었지요. 오는길은 대체로 큰길이어서 그렇게 위험하지 않은곳이었지요. 거의 저의집 다왔을 무렵 신음소리와 살려달다고 외치는 다급한 여자목소리가 들렸어요. 저는 그자리에 멈춰서서 어디에서 나는 소리인가 하고 둘러봤어요. 길옆으로 난 집들새의 어두운 사잇길에서 나는 소리였어요. 그래서 가까이 다가가려는데 한남자의 목소리가 들렸어요. "조용해.. 이 X아", "어디 많이 아퍼?!" 그리곤 여자의 목매이는 가쁜숨소리도 들렸고요. 신음소리와 울음썩인 소리.... 저는 어떤 경우인지 몰라 멀뚱이 서 있다가 "저.. 괜찮아요?! 도와드릴까요??"... 그 남자가 "아니 괜찮아요...".... 전 한참을 그곳에 서 있었어요. 괜히 서로 가까운 사이인데 끼어드는것 같아서.. 그래도 아무래도 미심쩍었지요.. 조금 있다 남자가 일어나더니 "에이.. 별 재수없는 X이네"하고 나오더군요.. "그래서 괜찮아요.. 저 아가씨???"했더니 그남자 "괜찮아요.."하고 내뱉듯이 말하고 총총히 사라져갔지요... 그래서 전 그자리에 좀더 서서 "괜찮아요??" 라고 했더니.. 겨우 숨을 몰아쉬고 벌떡 일어나 앉더니 "괜찮아요.. 고마워요.." 라고 하더군요.. 그때 그누님은 20대의 아가씨였는데 겨우 일어서서 나오더군요. 그래 자세히 보니까 목이 졸린 자국이 나고 빰을 맞은 자국이 나더군요... 그때 많이 후회가 되었읍니다. 그놈을 때려눕히는건데... 확신이 서지 않아서.. 현장범을 그렇게 놓쳐버렸으니... 처음엔 Œ이 빠진듯 있다가 그 누님 말 울더군요. 그때서야 사람들 얼굴을 내밀고 기웃기웃하더군요.. 그러면서 한다는 소리가 "시끄러워 살수가 있나.. 에이씨...." 어린 나이에도 정말 씁쓸했어요. 한참 그렇게 같이 앉아 있다가 그누나가 진정되었을때, 그누나를 부축해서 집까지 데려다 주었지요. 저의 어릴적 이 경험에서 조금 느꼈읍니다. 적어도 어떠한 형태의 폭행도 특히 여성에 대해 자행되는 어떠한 폭행도 용납되어져선 안된다는것이지요. 길거리뿐만 아니라, 집안에서도, 남편이 아내에게, 아빠가 딸에게, 오빠가 동생에게, 동생이 누나에게 행해지는 어떠한 폭행도 정당화할수 없다고 봅니다. 다시한번 말하고 싶군요. 적어도 우리가정에서 부터라도 여성을 천시하는 사고는 없어져야 할것입니다. 옛부터 칠거지악이란 것이 우리 여성들을 옭아 매 왔는데 그 내용을 보니까 정말 "칠거지악"이란 말을 지어낸 그 머리통에 온갖 사악함이 가득하더군요. 그 내용을 보자면 시부모에게 불순하는것, 자식을 못 낳는 것, 행실이 음탕한 것, 질투하는 것, 나쁜 병이 있는 것, 말썽이 많은 것, 도둑질 하는 것이 있더군요. 질투하는 것과 시부모에게 불순하는 것이 대치가 되는군요. 며느리는 죽어지내고 시어머니는 온갖 질투와 해꼬지를 다해도 된다는 얘기인가요? 자식을 빼앗긴다고 온갖 음해와 갖은 고초를 주었던 옛날의 전통예절엔 마음이 안가는군요. 그렇게 고생한 며느리, 자신이 시어머니되면 또 자신이 받은 고초 앙갚음하고 그렇게 대물림하는 것을 전 참기 힘들군요. 자식을 못 낳는것.. 이것이 전적으로 여자만의 책임도 아니잖아요? 남자가 원인이 되어 불임할수도 있는데 말이에요. 그리고 그것을 죄악으로 여긴다는 말은 여성을 자신을 존속유지를 위한 도구화로 밖에 생각이 안되는군요. 행실이 음탕한것.. 그럴듯한 말이지요.. 하지만 음탕의 기준이 뭐죠? 그 기준이 여성을 옭아매었던 사회적 굴레가 아니었나요? 또한 모순은 말이죠.. 남자가 '음탕(?)'하게 노는건 풍류라고 했죠?! 웃기지 않아요? 질투요?! 질투를 하게 만드는 사람은 누굴까요? 사랑이 없는 결혼을 강요당했던 옛 여인들을 별당에 몰아놓고 남자는 첩을 거느려도 괜찮았던 그런 풍습에서 여자의 힘없는 질투를 죄악시 하는건 정말 답답한 일이에요. 나쁜병요? 참.. 병나는게 악인가요? 어떠한 사람도 병이나고 아프게 되는건데 왜 여인들에게만 그것이 죄가 되죠? 의학에 대한 무지몽매의 억지로 슬픈 희생을 만든것이 아닌가요? 말썽이 많은것과 도둑질은 꼭 성에 대한 차별은 아니군요. 이런 여성 천시사상이 정말 좋다고 생각하시나요? +-+-+-+-+-+-+-+-+-+-+-+-+-+-+-+-+-+-+-+-+-+-+-+-+-+-+-+-+-+-+-+-+-+-+-+-+- 외로운 이의 자유여행 외로움은 나의 자유의 댓가이다. 강 민 수 행복을 향한 자유의 비상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