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ungShin ] in KIDS 글 쓴 이(By): styi (에스띠) 날 짜 (Date): 1994년11월16일(수) 22시53분47초 KST 제 목(Title): 늑대들이 돌아다니는 도시 어제는 밤 10시 반부터 잠자리에 들었다. 사실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거의 매일 12시 넘어 들어갔더니 .. 몸이 좀 지친 감도 있었다. 새벽 3시가 되었을까 (나중에 깨어서 알았지만) 꿈 속에서인지 멀리서 약간은 비정상적으로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옴을 느꼈다. 그건 약간 긴박했고, 또 잠시 끊어지는 듯 했다. 처음에는 그게 무슨 뜻인지 파악하지 못했다. 두번 세번 들렸는데 발음이 좀 부정확해서이기도 하다. 아마 세번째인가 .. 들었을 때, 난 그것이 무엇인지 파악했다. "엄마야 ..." "아줌마 ..." 바로 비명이다. 그것도 내 방 창문에서 멀지 않은 쪽에서 나는 ... 어떤 여자가 남자로부터 습격을 받은 것이다. 난, 순간적으로 소리를 치면서 뛰어나갔다. 그랬더니 .. 후다닥 뛰어가는 검은 그림자가 있었고 ... 놀래서 숨을 가다듬는 한 여자가 있었다. 난, 순간 "큰 일은 아니구나 .. 다행이네" 하는 생각과 함께 특유(?)의 침착함과 친절함을 보이며 ... "괜찮아요? 놀랬죠?" "그러게 이렇게 늦게 다니면 어떻게 해요?"라고 했다. 그 여자는 이내 정신을 차렸는지 ... 뭐라고 했는데. 그 여학생은 근처에서 하숙을 하는 학생인 것 같았다. 아마도 이대생? 그런데 ... 좀 우스운 것은 그가 묵고 있는 하숙집 아주머니에게 무척 야단을 맞은 것이다. "너 .. 지금 몇신데 다니는 거니?" "선배 집에 갔다가 오는 거예요." "그럼 .. 거기서 자고 오든지 하지. 지금 몇시야?" "선배가 병에 걸려서 ..." 그 여자는 종종 그렇게 늦게 다니나보다 ... 야단 맞느라 정신 없던 그 여자는 집으로 들어갔는데 .. 나중에는 조금 전에 일어난 일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 같아보였다. 난, 다시 내 방에 들어와 잠을 청했고 ... 그런데 생각해보니, 참으로 어이가 없다. 말로만 듣던 .. 또 신문에서나 읽던 .. 그런 놈들이 밤에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니 .. 그건 인간 늑대들이다. 음 ... 무기를 들고 그런 놈들을 청소하러 다녀야 하지 않을까? 내가 약간 놀란 것은 .. 그렇게 밤늦게 다니는 여자 그 자신과 .. 그 정도는 있을 수 있다고 넘기는 그 여자의 자세이다. 아니 저 나이에 얼마나 세상에 대해 닳고 닳았으면 ... ?? 평범한 여자들은 그 자리에서 힘을 잃고 주저 앉았거나 울었을 것이다. 그걸 지켜보신 우리 어머니 왈 ... "너 .. 그렇게 막 뛰어나가는 거 아니다. 저런 사람들 다 흉기를 가지고 다녀 ... 나가고 싶어도 못 나간다고 ..." 음 .. 설령 그렇다해도 .. 어떻게 모르는 척 할 수가 있겠나? "저건 여자가 나쁜거지 ... 지금이 몇시인데�...." 히유~ 언제 서울 한 복판이 이런 도시로 변해 버렸나? 낮에는 교통 막히고 밤에는 범죄가 흉흉하고 ... 곧 멸망해버릴 도시 같다는 생각이 드는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그리고 ... 죄를 사모하는 집단에 대해서 ... 물론, 누구든지 죄에 대한 욕구는 있다. 성자가 아니니까 ... 그래서 ... 몰래 죄를 짓기도 하고 .. 거기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기도 한다. 그러나 ... 이렇게까지 스스로를 포기하고 죄에 자신을 내어준 놈들이 있는 것을 보니 ... 참으로 답답하고 분개한 느낌을 누를 수 없었다. -----------------------------------------------------------------o00o---- 모짜르트의 아름다움과 쇼팽의 경쾌함, 때론 베토벤의 장중함을 앤소니 벤츄라와 같은 그룹이 연주한 느낌으로 모니터의 오선지에 담아 감상하면서 나도 플룻의 선율로 참여할 수 있는 때가 오기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