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nf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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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anford ] in KIDS
글 쓴 이(By): hunsukim (김 헌 석)
날 짜 (Date): 1996년09월10일(화) 11시09분57초 KDT
제 목(Title): 어찌 동물사랑 뿐이랴.




물론 현재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자연/동물 보호 캠페인은 여타 "후진국"에
비해 매우 활발합니다. 그것이 미국인들이 남들보다 특별히 인정이 많아서라고
생각하시는 분은 안계시겠죠? 먹고 살만하고 사회가 갖가지 다양한 관심들을
수용할 만한 탄력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하면 적당할 것입니다.

디스커버리 채널이나 PBS 등에서 방송되는 '동물의 왕국'류의 프로그램을 보면
무조건 보존하고 관상용으로 쳐다보자는 것 보다는 인간과 자연, 또는 자연속의
야생생물들의 동적인 조화를 강조하는 보다 발전적인 방향으로의 자연보호를
가르칩니다. 먹고 살기 바빠 환경문제를 무시했던 고도성장기를 거쳤던
우리로서는 보다 큰 안목에서 볼 때 그들의 노력에서 배울 점이 참으로
많습니다. 곰발바닥 구워 먹으러 관광을 떠나고 사슴목에 빨대를 꽂아 피를 빨아
먹는 사람들이 있는 우리나라는 부끄럽기 그지 없습니다. 역시 미국은
개명천지이고 신사의 나라야.. 조선시대 모화사상에 해당하는 '흠모'의 감정이
생겨날 만도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번 '삐딱한' 시각을 가져보기로 합시다. 역사적으로 미국의,
아니 산업혁명을 먼저 달성한 소위 선진국들의 '위선'은 이미 확연하게 증명된 바
있습니다. 청조 말엽의 아편전쟁에 대해서 다들 들어보셨겠지요. 당시 중국인들이
무지해서 아편이 몸에 나쁜 줄 몰랐느냐, 그건 아닙니다. 정부차원에서 특별
기관을 만들고 퍼지는 아편을 규제하려는 노력이 있었습니다. 양심을 도외시한
서양의 해군력에 밀렸을 뿐입니다. 흔히 이것이 영국과 청나라의 갈등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편장사에 미국이 매우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이
사실입니다. 보스턴을 축으로한 뉴잉글랜드지역의 경제가 중국에 대한 아편장사로
융성했습니다. 피바디가, 러셀가 등 미국 최고의 명문가문들이 아편으로 한몫
잡았고, 심지어는 이차대전 당시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루즈벨트의 외할아버지
역시 아편으로 떼돈을 벌었습니다. 그의 마약거래에 대한 자기합리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인간적으로는 가슴아픈 일이기는 하나.. 남들도 다 하지 않는가."

지금 미국이 자국내의 마약문제를 콜럼비아 및 남미 국가들의 책임으로 돌려
비난을 퍼붓는 것을 보십시오. 19세기에 살아보지는 못했지만 만약 그 당시를
목격한 사람이 아직 살아 있어 작금의 실정을 본다면 이야말로 격세지감이라는
말이 어울린다고 하겠습니다.

요즘은 많이 늘어났다고 합니다마는 한때 전세게의 고래들이 전체적으로
멸종위기를 맞은 적이 있었습니다. 바다의 신사 고래의 멸종위기의 책임은 당시
활발한 포경산업을 일으켰던 일본이 다 뒤집어썼습니다. 하지만 고래의 수난은
이십세기에 시작된 것이 아닙니다. 아편장사와 아울러 고래잡이도 미국을
비롯하여 팽창하는 서구열강의 중요한 수입원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멜빌의
'백경'과 같은 명작도 탄생하긴 했습니다만. 자기들은 백마리중 아흔마리를 잡아
놓고, 남이 남은 열마리중 아홉마리를 잡았다고 비난했던 것입니다.

소위 '환경산업'은 미국이 아직도 절대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분야입니다. 오존층에 구멍을 낸 것은 자기들이면서 프레온 가스 사용을 억제시켜
그 대체기술을 가지고 있는 자기들만 이득을 보려하고 있습니다. 이산화탄소
과다로 인한 지구 온실화를 큰 목소리로 떠들며 전기자동차를 타야하니 마니
합니다마는 그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뿜어내고 있는 것 역시 자기들입니다. 

좋은 면을 보고 좋다고 하는데 무슨 하자가 있겠습니까. 단지, 미국과 우리는
매우 특수한, 꼭 100% 바람직하다고만은 하기 어려운 '특별한' 관계에 있기
때문에, 뒷뜰의 너구리 몇마리조차 이런 논쟁을 야기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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